[기자수첩]자신의 눈 속에 대들보 찾길...
[기자수첩]자신의 눈 속에 대들보 찾길...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8.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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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발생하고 있는 군부대내 구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않는다. 혹시나 내 아들도 구타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해서다.

이런 와중에 최근 경기경찰청 기동대 중대장이 대원들을 ‘상습폭행 했다’는 뉴스를 보면서그 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얼마전 군대간 아들이 전경으로 착출됐다는 주부 박모(46)씨는 “시위현장에서 몸을 방패삼아 시위자들과 충돌하는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그런데 이젠 간부들을 더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군부대내 질서 확립과 군 기강을 책임져야 할 중대장이 오히려 중대원들을 상습적으로 구타해 온 사실은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의 빨래를 대원들에게 시키는 등 사역도 일삼았다는 것이다.

폭행 혐의가 있는 중대장이 부대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운운하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부대원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부대원을 문책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선임자들의 구타로 젊고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구타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던 것은 이제 옛말이다. 오히려 이들을 관리감독 및 교육하고 있는 책임자들을 걱정해야하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앞으로 전의경에 대한 교육보다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간부들의 교육이 우선해야 할 듯 하다. 애초 간부 선발에 있어 인성교육 지침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의 티끌은 찾기 쉽지만 내안의 들보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경찰은 남의 눈 속의 티만 보지 말고 자기 눈 속의 대들보를 확인하길 간절히 바란다.
/ 이정하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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