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의 관리소홀로 배수로 덮개 절도사건이 발생, 거액의 시민 혈세 낭비가 우려되는 가운데(본보 3월 26일자 보도) 공단측의 경찰 신고도 처음 발생 시점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다음에야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늑장 신고’라는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단의 지휘보고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늑장 신고로 인해 피해 액이 늘어나 혈세 낭비가 더 커진 만큼 실무자책임자 문책 등을 포함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공단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배수로 덮개(그레이팅) 도난 사건이 일어난 중원구 성남동에 위치한 대형주차장을 관리하는 교통운영팀 노외파트 소속 직원은 지난 3월 8일 절도 사건을 관할 파출소인 성호지구대에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그레이팅 절도 사건은 경찰서 신고 이전인 이미 일주일 전에도 발생했던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나면서 해당 부서 관계자들이 늑장 신고를 했던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는 한 공단 직원이 3월 1일에 성남동 대형주차장에서 그레이팅이 없어진 현장을 목격한 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관해왔던 사실이 취재과정에서 밝혀지면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부서관계자들은 한달 가까이를 공단내 지휘보고체계를 무시하면서까지 공단 최고책임자인 이사장과 해당 임원인 관리사업본부장에게 절도사고 발생 사실을 쉬쉬했던 셈인데 그로 인해 피해액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보고 누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현행 공단 직제상 교통운영팀이 대형주차장을 관할하지만, 그곳에는 견인사무소가 24시간 운영중이어서 견인사무소 근무자들도 절도사고 사실을 이미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그레이팅 도난 지점이 견인사무소를 둘러싼 울타리 지역에 집중되었던 것이나, 최근들어 남은 그레이팅들을 용접으로 연결시켜 추가 도난을 방지하려는 작업을 실시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남지역사회에서는 이번 그레이팅 절도사건을 통해 드러난 공단 운영의 총체적인 난맥상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더 이상 시민의 혈세가 어처구니없게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향후 공단과 지도감독기관인 성남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시민 B씨(52.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는 이와 관련, “이번에 드러난 배수로 덮개 도난 사건은 시설공단 자체에 맡겨서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제식구 감싸기’가 예상돼 제대로 조사가 안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도감독 기관인 성남시가 나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문책과 변상조치 실시 등을 통해 앞으로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시민혈세 낭비 사례가 없도록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성남 최규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