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선임·시장조사 등 공동업무추진
LG생활건강, 애경산업, CJ, CJ라이온 등 무려 8년동안 세탁·주방세제의 가격을 담합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더욱이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세탁·주방세제는 소비자물가지수 변동폭보다 두배 이상 가격이 뛰어오르는 등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전원회의를 열고 1997년 12월 이후 계속해서 세탁·주방세제 가격인상 등 담합행위를 한 이들 4개 업체에 대해 총 4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 행위에 직접 가담한 핵심 임원 3명 및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적발된 이들 4개 업체 가운데 ㈜LG생활건강에는 152억13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애경산업은 146억9700만원, CJ㈜ 98억1500만원, CJ라이온㈜ 12억7500만원 등이 각각 부과됐다.
또 이들 법인 4곳과 함께 애경산업 부사장 1명과 LG생활건강·CJ라이온 상무 각 1명씩 등 3명의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CJ 임원의 경우 CJ의 생활용품사업부문이 2004년 말 라이온사에 인수됨에 따라 CJ라이온이 시장에 참여한 이후에는 담합에 참여하지 않음에 따라 공소시효 3년이 지나 고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4개 업체는 1997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세탁·주방세제 가격의 인상수준과 인상시기를 공동으로 결정해 시행했으며, 일부 담합과정에서는 판촉물·경품 지급금지, 기획제품생산 금지, 샘플제공 금지, 할인점의 할인행사 참여 금지 등 거래조건에 대해서도 합의해 이를 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00년 7월과 지난해 3월 세탁·주방세제의 지수변동폭을 확인한 결과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인해 총소비자물가지수 변동폭보다 두배 안팎으로 뛰어올랐으며, 같은 기간 세제원료의 생산자물가지수 변동폭보다도 각각 두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인해 2조6000억원 가량의 관련시장 매출액을 고려했을 경우 OECD의 기준을 적용한 소비자들의 피해예상액은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탁·세제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 애경산업, CJ라이온 등의 순으로 이들 3개 회사가 8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번 담합을 위해 업체들은 부사장을 포함한 영업담당 임직원들이 8년여에 걸친 긴 기간동안 직급별로 수시로 모임을 갖고 조직적으로 실행해 왔다”며 가격인상 및 판촉물 지급금지 등 거래조건을 합의해 실행하고 공동으로 시장조사를 실시해 이행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업체들은 담합행위를 위한 모임을 국세청의 ‘거래질서정상화협의회’를 위해 만난 것처럼 꾸미고 법무법인까지 공동으로 선임해 대처하기로 한 사실 등까지 확인됐다”며 “이들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위법한 카르텔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희철 기자 hc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