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원애경역사 '공공의 적'인가
[기자수첩] 수원애경역사 '공공의 적'인가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11.17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고 기업을 성장시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일일 것이다. 기업은 수많은 주주들과 채권자 및 직원들의 수익을 보장해 줘야하고 정부에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고 있다. 또 소비자들을 위해 최선의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도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사회환원 등이 화자 되는 이유는 법이나 계약만으로 기업의 역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기업의 사회환원(봉사 및 기부 등)이 오랜 전통으로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들의 기부를 통해 대학이 발전하고 대학은 기업을 위한 인재를 양성해 내는 등 기업과 대학이 자본주의를 이끌어가는 양대 축으로 100년 넘게 미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필요한 교량이나 도로를 확충하는 등 복지후생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들이 법이나 계약을 통해서 책임을 다하고 있지만 잠정적 수요자인 지역민들을 위한 사업(일자리 창출, 주민복지 등)에도 관여하는 등 지역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지어진 수원애경역사는 사회적 책임은 커녕 공공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최근 애경역사에 장애인들과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을 위한 공공편의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뒷짐만 지고 있을 뿐 ‘나 몰라라’하고 있다.

실재 수원애경역사는 백화점 입구로 통하는 정면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반면 평동으로 통하는 곳에는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나 엘리베이터 등이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동남아파트 주민들은 수원애경역사가 생긴 이후 이동통로를 막아 놓아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며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곳에만 편의시설을 설치, 손익에 따른 시커먼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 밖에 말할 수 없다. 수원애경역사는 유통인구 하루 50여만명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평동으로 출입하는 인구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이기 이전에 공공의 목적에 우선해야할 애경역사는 자기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일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거동이 불편한 이용객들을 위한 사업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옛말에 백성들의 원성이 높으면 임금도 바뀐다고 했다. 수원애경역사는 민간투자로 지어져 장기간 임대사용을 허가 받았지만 시민들의 원성이 이마저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정하 기자 ljh@

경인매일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