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칼럼] 洋女의 미끈한 다리에 반한 김한복 市長
[김운성 칼럼] 洋女의 미끈한 다리에 반한 김한복 市長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12.2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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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론신문 발행인

52년 9월경의 일이다.

수원시청 기자실에 E비서가 내려와서 김한복 시장의 미국자치제 시찰 기념 주연을 베풀고자 하니 삼광사(팔달로 소재 지금 빌딩) 깊숙한 방으로 초대한 일이 있었다.

지금은 우리의 삶이 넉넉해서인지 시장 군수들이 5대양을 이웃 드나들 듯 누비지만 52년 그 당시는 그러하지를 못했다.

우선 현재의 휴전선 지점에서 피아의 공방이 치열한 때였고 이승만 대통령의 철저한 달러긴축정책 때였다.

이 박사의 달러 아끼기는 어찌나 철저했던지 정부각료의 해외출장도 제동을 걸었었다. 오직 외무장관과 주한 유엔대사 겸 미국대사이 외의 다른 장관에게는 달러소지조차 금지하고 있는 때이다.

그러하니 한낱 지방자치제 시장이 미국 선진지 자치제 시찰은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지만 노련한 정책가인 이승만 대통령은 그런대로 계산이 있었다.

그 해 5월 전쟁 중에 정부가 돌연히 대통령 직선제 전초작업으로 지방 자치제를 공포하자 미국을 놀라게 한 바가 있어서(시도 단위 1명씩의 자치장을 골라서 보낸) 그에 대한 과시용으로 내무부가 기획한 것이었다.

그러하니 시찰단에 끼인 김한복 시장은 자신의 영광은 물론이요 중앙지들도 대서특필, 참여한 자치장들의 사진까지 실어 호들갑을 떨었었다.

함으로 미국을 다녀온 김 시장은 기자회견을 근질근질 참지 못하도록 서둘렀고 기자들 역시 기대하자 ‘개봉박두’로 고대했던 참이니 E비서의 주연상 제기는 쌍방 간 적시타였다.

삼광사에 모인 기자들은 모두가 감사장의 개구일성으로 빅뉴스를 찾자 하여 그의 입에 쏠렸겠다.

“시장님 미국의 견문기를 털어놓으시지요. 전국 지방자치장 중 뽑혀서 다녀온 장도였으니 우리 지방자치에 큰 도움이 되도록!” “기자 여러분께 말할꺼리가 없소. 1980년대말 윤치오 선생 일행이 신사유람단을 꾸려 미국을 다녀왔을 때와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요”
“그래도 보고 느끼고 겪은 바가 있을 터이고 그 체험이 앞으로 이끌어갈 수원시 자치에 도움이 될 터인데요”
“여러분들과 솔직히 털어 놓고 지내는 것이 나의 장기인데 이야 꺼리의 미천이 있어야 말이지”

김 시장은 민선 수원 시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수원시 부시장으로 장장 5년간의 장기 근속자였다.

당시 임명제 시장은 강해승 시장으로 도덕군자형 행정가 스타일이어서 그 어수선한 전쟁 때에 자림지킴이 의외의 일은 김한복 시장이 팔방미인격으로 수원시를 이끌어 갔었다.

이건 이렇고 전건 저렇다 하고 솔직한 직설로 민원을 챙겼는가 하면 막히는 일이 생겼을 경우는 내용을 숨김없이 털어 놓아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솔직담백 형이다. 미국 시찰에 본 것이 없다는 김 시장의 짤막한 대답에 굽힐 기자들이 아니다.

“시장님 그렇다면 직무유기올시다. 하다못해 지방자치의 어느 시골 도시의 표본 시찰이라도 살피지 못하셨습니끼”하고 으름짱을 놓았더니 “뉴욕 주 부근의 중소도시 인구 15만 남짓한 소도시를 가보았지. 한데 우리와는 행정시스템이나 의회운영이 전혀 달라서 꾸어논 보리자루 같아 아예 외면했어요”
“외면하다니요. 자치제를 살피러 갔다 하면 모르셔도 더욱 살펴야 할 터인데 그것은 배임 행위올시다” 다시 다그쳤더니.

“직원집무실에 들렸더니 여직원이 태반으로 미끈한 다리통을 쭉쭉 뻗고 마냥 타자기만 두드리더군. 우리는 펜대와 씨름하면서 공문 기안에 머리를 썩히고, 또 공문을 등사판에 거무칙칙 밀어서 동회에 반송하니 집무스타일이 천양지판으로 낙후됐다 싶어 아예 외면하고 돌아왔었지”

“그렇다면 시장님은 타이피스트 양의 미끈한 다리에 홀딱 반하여 눈도장을 찍고 왔다는 것이 미국 시찰의 큰 수확이 되겠군요”
“무슨 소리 여자 편력엔 고수인 내가 심동(心動)만으로 그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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