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直言 잘하는 名臣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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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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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배 논설위원

옛말에 한자로는 빠른 개가 동관준이라는 토끼를 잡으려고 수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았고 높은산을 다섯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여 결국 둘다지쳐 쓰러져 죽게 되자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농부가 힘들이지도 않고 개와 토끼를 모두 얻었다는 견토지쟁(犬兎之爭)이란 말과 무엇이 다르리.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평통상임위 연설에서 ‘노무현 반대하면 다 정의, 굴러들어온 놈, 흔들어라 이거죠’ 등 나는 제 정신이라 하면서 ‘외교, 안보, 통일 맡겨 달라’고도했다.

여기에 여당조차 노 대통령에 미련 없이 갈라서겠다는 반응이다.
야당역시 고도의 정치꼼수니. 제2의 탄핵유도성 발언이라 비난, 친노네티즌은 ‘대선주자들이 몸보신하느라 못하는 말들, 가슴에 응어리진 것을 직설적으로 토했다’하고 심리학교수는 결국 야당투사를 택한 것으로 분석, 정신과 박사는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성향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여야는 물론 언론과 정치인 내지는 흑과백의 싸움으로 진흙탕 논쟁이 되고 말았다.

참으로 두려워할 것은 백성들이요, 배를 띄우는 것은 물이요, 배를 전복시키는 것도 물이므로 백성은 물에 비유되는 것이므로 잘 경계하고,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거늘 위정자들은 입을 벌리면 변명이요, 당리당략 외에는 할 말이 없는지 국민은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천하의 영웅호걸을 자신의 호주머니 속 물건을 다루듯 하면서도 덕(德)으로써 주위의 원한을 무마해 온 당태종은 위증 등의 명신의 직언 즉, 임금이 삼가야 할 열 가지 상소문을 늘 책상에 놓고 짐의 경계를 삼을 것은 물론, 직언까지 아끼지 말아줄 것을 원했다 한다.

그 열 가지는 가지고 싶은 것이 보일 때는 넉넉한 앎을 생각하라는 것.

일하고 싶을 때는 고생하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생각할 것이며, 세 번째는 위험한 것이 하고 싶을 때는 스스로 긴장하고 겸손을 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 수렵 따위를 해서 즐기고 싶을 때에는 정도에 넘치지 않을 것을 생각, 게을러질 걱정이 있을 때는 끝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 하는 게 여섯 번째이고, 군주의 눈을 가려 어두워지게 하려는 자가 있을 때에는 마음을 비우고 신하의 말을 받아드릴 생각이 일곱 번째, 또한 사악한 신하가 있을 것을 걱정할 때는 몸을 바르게 가져 악을 물리칠 것을 생각 하는 게 여덟 번째이고, 은혜를 베풀고자 할 때는 기쁨으로 해서 상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생각이 아홉 번째, 마지막으로 벌을 가하고자 할 때는 홧김에 되는대로 형벌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 열 가지를 확실하게 지키면 지자(智者)도, 용자(勇者)도, 인자(仁者)도, 신자(信者)도 감격하여 국가를 위하여 신명을 던져 그 재능을 다한다고 직언했다 한다.

조금도 두려워 꺼리는 일 없이 태종을 간했으므로 태종도 또한 존경하고 신뢰하여 국사 및 정치에 관하여 자문하였으며 위증이 세상을 떠났을 때 태종이 뒤에 일찍이 시신에게 일러 말하기를 ‘대저 동(銅)으로써 거울을 삼으면 의관을 바르게 할 수 있고, 옛일로써 거울을 삼으면 흥체(興替)를 알 수 있으며, 사람으로서 거울을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가 있다. 짐은 늘 이 세 거울을 보전하면서 나의 과실을 막았다. 이제 위징이 갔으니, 드디어 한 거울을 잃은 것이다 하였다.’

아무쪼록 밝아오는 정해년(丁亥年)에는 위정자는 특히 개과천선하여 덕의(德義)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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