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 날치기 처리 논란
시흥시의회 날치기 처리 논란
  • 한상선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4.03.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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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의회에서 전투 수준의 몸싸움에 이어 기습적인 날치기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시흥 군자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 협약체결 동의안’과 ‘한국토지공사 공동주택용지 인계인수 협약 체결 동의안’을 놓고 이른 아침부터 힘겨루기에 나섰다.
이날 이귀훈 시의장은 7시40분께 본회의장 의장석에 앉아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를 대비했다. 9시를 넘기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당원들이 본회의장 방청석을 가득메우며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첫 몸싸움은 9시20분께 시작됐다. 의장석에 있는 이귀훈 의장을 끌어내기 위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단상을 오르자 이를 막으려는 민주당 의원들의 몸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 시간 가량 거칠게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의원들은 서로를 향해 고성이 주고 받았다. 방청석에 있던 양당 당원과 군자배곧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사이에 서로 고성의 욕설과 찬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10시30분께 무소속 장재철 의원이 양당 대표의원을 대기실로 불러내 협의점을 찾기로 하고 몸싸움을 끝냈다.
11시30분께 속개된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찬반토론을 나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서울대의 공식 입장을 확인 받은 후에 동의안을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격정적인 찬반토론은 점심시간을 넘기며 12시40분께 종료됐다. 잠시 양당 의원들의 숨고르기에 나서자 방청객과 언론사 관계자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
1시45분 의안 날치기 통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양당 의원들이 대기실에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던 중 민주당 의원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떠나 다른 층에 있는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실에 속속 집결했다. 이귀훈 의장은 6명의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장재철 의원이 도착하자 회의실 출입문을 굳게 잠그고 곧바로 의안을 상정, 곧바로 통과시켰다.
기자와 별도로 만난 이귀훈 시의장은 “지금 통과 시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으며,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여 시민과 언론인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사업협약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번 시의회의 추태를 지켜본 시민 이모씨는 “국회의원이나 하던 몸싸움과 날치기 통과가 시흥시의회에서 있다는 것이 창피하다”면서 “시장과 시 공무원들이 반대 입장을 충분히 경청하고 사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흥 한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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