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 안전한 나라를 꿈꾸다
달걀만큼 가성비 좋은 식재료이자, 온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식품은 드물다.
며칠전 뉴스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또 한번 먹거리가 우롱당했다는 생각에 분노를 멈출 수 없었다. 우리 국민들이 먹거리를 우롱당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된 농가의 상당수가 친환경 인증 농가로 밝혀지면서 친환경(유기농·무농약)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문제가 된 농가 중 친환경 농가가 27곳, 일반 농가가 4곳이다.
이처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약 90%가 친환경 농가로 나타나자 소비자들은 계란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산물의 안정성까지 우려하는 실정이다.
본 사태의 문제는 생명에 대한 고민없이 값싼 닭고기와 달걀을 단시간에 대량생산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심이 초래한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검출 유무를 조사한다고 한다. 유통을 막고 소비자의 불안감을 다소나마 줄이기 위해 취해야 할 시급한 조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닭들의 사육환경이다.
적게는 수 백 마리, 많게는 수 만 마리가 한 공간에서 살다보니 때에 맞춰 전염병 예방은 필수가 됐다. 정해진 시기마다 각종 약품에 노출된 가축이 건강할리 없다.
A4용지 보다 좁은 면적의 우리에서 종족보존의 결과물인‘달걀’마저 먹을거리로 빼앗기고, 결국‘저급고기’취급을 받은 현실에서‘동물복지’는 별나라 이야기다. 건강하게 자란 닭이 건강한 달걀을 낳는데 말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즐겨먹던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은 우리의 식품안전불감증에 의한 예견된 인재이다.
항상 결과 발생 후 그 조치를 취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만큼은 의심하지 않고 정부를 믿고 먹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정망이 구축되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