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세월이 얼마나 더 흘러야
2014-08-22 덕암 김균식
이러는 동안 남은 자들의 고통또한 적잖은 파장을 안고 있다. 가령 세월호 참사이후 인천-제주간 화물선 운항이 끊기고, 제주-부산간 화물선 운항도 선박검사 강화로 선박적재 화물량이 30% 이상 줄어 해외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추석 성수기와 감귤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제주도는 물류대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수산물을 수출상품화하고 서비스산업에 모든 걸 걸고 있는 수출기업들은 세월호 참사이후 끊긴 제주-인천 화물선 운항을 재개하고, 제주-부산 화물선 운항을 증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세월호 사건 여파로 제주-인천간 화물선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제주 화물이 부산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부산간 화물선의 경우 증편 없이 선박 안전기준만 강화돼 적재 화물량이 오히려 30% 이상 줄어들어 수출 운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참사 이후 수도권 반입 화물 지연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에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문화와 레저, 관광, 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소비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소위산사람도 죽어간다는 말이 실감나게 와 닿고있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5월 최근 경제동향'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 사용 규모축소는 물론 백화점 매출감소에 이어 관광업계도 수학여행·체험학습 금지와 여행 기피 현상으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 업계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 이후 수학여행 금지 등으로 취소된 관광은 모두 5476건, 18만8000여명에 이르고 업계 손실은 이달 2일 기준으로 276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모두가 슬퍼할 때 웃어야 먹고사는 사람들에겐 직격탄이 됐다.
4월 넷째 주 주말 영화 관람객 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28.8% 줄었고 놀이공원 입장객 수도 68.3% 급감하는 등 세월호 참사로 발생된 경기 위축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정부 나름대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여행·운송·숙박업체 등에 대해서는 관광진흥개발금 150억원을 이용해 운영자금을 낮은 금리로 융자해주고 피해 우려 업종의 사업체가 신청하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9개월까지 연장하는 등 구제책을 세우지만 정작 피해지역의 일반 상인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인재로 인한 재앙의 진원지 안산에는 오늘따라 가을비가 하염없이 쏟아진다. 마치 먼저간 자나 남은자의 멍울을 대신하듯 연신 퍼붓고 있지만 세월만 갈 뿐 이렇다할 대안을 여전히 탁상공론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사자의 희생이 산자의 안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안전과관련된 특별법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