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출입 60년 지난날을 되새긴다 (⑦)
도정출입 60년 지난날을 되새긴다 (⑦)
  • 김운성/편집국장 kmaeil@
  • 승인 2007.09.0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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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간한 비에 성남 창곡천 범람하자300여 수재민 구하느라 李시장 흑더미서 뒹굴고서울시장에 굽실대는 知事에 조언을, 기자들에게 호소그래도 명색이 市단위 도시일진데 어찌하여 불과 하룻밤 새에 내린 비에 개울둑이 그토록 맥없이 허물어져 내릴 수 있었단 말인가.정말 성남시는 급조된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날 사고가 난 곳은 창곡천의 중간 지점이었다. 창곡천은 그리 길지도 넓지도 않은 개울이었다. 말하자면 물 사태를 낼만한 대단한 강이 아니었다. 다만 개천일 뿐 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끔찍한 수해가 났던 것은 창곡천의 범람 때문이 아니라 부실한 하천공사 때문이었다.서울시가 애초 창곡천 주변으로 택지조성을 할 때부터 이미 비극의 씨앗은 잉태되고 있었다. “요까짓 개천정도야........”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긴 서울시는 변변한 호안공사도 하지 않은 채 개울둑 바짝 까지 집들을 지어놓은 것이었다. 砂上樓閣이 아니고 水上樓閣이었다.결국은 그 부실한 공사가 300여 채나 되는 창곡천변의 가옥들을 휩쓸어 버린 것이었다. 천신만고, 밤새동안 벌인 구조작업 끝에 300여명의 주민들은 대피시키기는 했으나, 날이 새고 난 다음날의 창곡천변은 대홍수 피해 못지않게 처절했다. 수해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 기자들은 L시장을 만나려 했으나 쉽지가 않았다. 복구 작업 지휘 관계로 L시장은 동분서주하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기자들이 현장상황을 취재하고 있는데 저쪽 개울 아래로부터 흙투성이의 한 사내가 올라오고 있었다. 작달만한 키에 냄비조각과 옷가지를 한 아름 안고서는 뒤뚱뒤뚱 올라오고 있었다. 신고 있는 장화에는 천근만근이나 되는 진흙을 묻힌 채....... 바로 L시장이었다.인사를 나눈 기자들은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L시장의 바지가랭이가 온통 튿어져 속살이 훤히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정황이 없는 L시장이 알까닭이 없었다. 기자들은 L시장을 끌다시피하여 가까운 음식점으로 데리고 갔다. “에구머니나 망측해라! 지금 누굴 희롱하는 거유!”술한잔을 돌리고 난 후, 안주인이 초로의 아낙네에게 J기자가 L시장의 찢어진 바지의 바느질을 부탁 했을 때, 그 주인아낙이 터트린 비명이었다. 아무리 대폿잔이나 팔고 있는 여자이지만 어찌 처음 보는 남정네의 아랫도리 흰 살이 보이는 바지를 바느질 해주라느냐. 그것도 다른 것도 아닌 사타구니 쪽을 ........“형색은 저러하시지만 바로 우리 시장님이시요. 높으신 양반이니 잘 좀 부탁드립니다.”어느 기자가 능청을 떨었다. 믿기지 않는 듯 갸우뚱하던 주인 아낙이 마침내 사실을 알아채고 황송한 듯 꿰매기 시작했다.다시 어느 기자가 짓궂게 익살을 부렸다. “언제 또 개울 터지듯 이곳저곳 터질지 모를 일이요. 높으신 양반의 귀한 곳이니 꼭꼭 깊숙이 매만져 꿰매십시요.”일동은 한바탕 웃어댔고 주인 아낙은 홍당무가 되었지만 L시장은 시종 침울할 뿐이었다. 평소 호탕하던 그답지 않게.......“제기랄! 이만한 비에도 사람이 죽어가니 도대체 성남시는 어떻게 지어진 곳인지......”L시장의 침울한 한탄은 넋두리 마냥 퍼졌다.“술좌석의 사담이니 난들 말 못할 것이 뭐있겠오.” 첫마디를 뱉은 L시장은 “도대체 우리 N지사는 도백이라는 감투 씌어준 사람인 K시장에게 보답한답시고 10만 난민을 쓰레기 받듯 받아들여 이 꼴을 만들다니, 일신의 영달을 위해 10만의 도민을 이런 질곡으로 몰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고.”하면서 더욱 톤을 높여 흥분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지난번 난동 때 여러분이 N지사를 닦달하여 서울시가 성남의 행정관리에서 손을 떼고 2년간 성남시운영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금 저버리고 있소. 이 참상을 N지사에게 이실직고 하여 K서울시장과 단판 짓도록 경고해 주시오.” L시장은 하소연 할 곳은 당신네도정 기자단이라고 치켜세우기 까지 했다. 넉살맞은 K기자가 “여러분 건배....... 또 건배........L시장의 호소에 우리 모두 도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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