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경찰서, ‘보드카페’로 둔갑해 사설 도박장 운영한 일당 검거
강남경찰서, ‘보드카페’로 둔갑해 사설 도박장 운영한 일당 검거
  • 송형근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6.04.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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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일대에서 ‘보드카페’ 간판을 달고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보드게임 카페를 가장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 등)로 박모(29)씨와 신모(4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강모(3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강남역 일대 인근 상가에서 보드카페 간판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판돈 12억 원 규모의 '텍사스 홀덤'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평소 도박장을 드나들면서 알게 된 신씨와 함께 직접 도박장을 열기로 작정했고, 이들은 딜러 2명과 종업원 한 명을 고용했다.

이후 이들은 보드게임 카페로 위장하기 위해 각종 실내 곳곳에 보드게임을 비치하고 저녁부터 밤새도록 도박장을 운영했다.

박씨 등은 도박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칩을 주면서 도박을 하도록 했고 필요에 따라 자신들이 직접 도박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경찰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신분 확인을 거쳤으며 이들은 평범한 보드카페인 줄 알고 찾아오는 일반인들에게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둘러댔으며 도박장에는 지인 소개를 받아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면서 단속을 피하고자 짧게는 4~5일, 길게는 보름마다 장소를 옮겨 다녔고, 이들이 도박장을 연 장소는 신사동 일대에 세 곳, 강남역 인근에 한 곳이었다.

한편 이들은 종업원으로 고용한 이모(25·구속)씨 때문에 덜미를 잡히게 됐는데, 이씨는 도박자금을 더 뽑아다 달라며 A씨가 건넨 카드로 1200만원을 찾아 도망쳤다.

A씨는 처음에 경찰에 "누가 카드를 훔쳐가 돈을 인출했다"고 신고했다가 나중에야 도박 사실을 실토했다.
A씨의 진술을 토대로 끈질긴 추적 끝에 올해 2월 이씨를 검거한 경찰은 이달 12일 박씨와 이모(34)씨, 강씨를 붙잡고 18일 신씨를 추가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운영자의 계좌를 압수수색한 결과 이곳에서 도박한 이들이 100명 이상인 것을 파악하고 수사 중에 있으며 도박한 이들 중 의사, 대학교수 등 상당수가 전문직 종사자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강남서 관계자는 “상습도박범부터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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