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자격’을 묻는다…朴 대통령 탄핵안 표결 D-Day
오늘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자격’을 묻는다…朴 대통령 탄핵안 표결 D-Day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6.12.0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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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오후 2시부터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진행…가결 아니면 부결, 다른 대안은 없다

운명의 날이 밝았다. 국회는 9일 오후 2시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위한 최저 필요 인원은 200명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야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 172명이 모두 탄핵 찬성에 표를 던진다고 가정하면 새누리당에서는 최소 28명이 찬성에 동참해야 하는 셈이다.

◆ 확실히 가결된다…안 되면 국회가 탄핵 당할 테니

일단 탄핵소추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상황이다. 만일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를 막론하고 국민적 분노의 대상으로 떠올라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탄핵소추안 의결이 임박한 시점에 국회 압박에 나섰다. 또 7일부터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탄핵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의 한 관계자는 8일 “정치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시작된 후부터 탄핵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을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도 없이 걸려온다”며 “‘의원님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대답을 하면 ‘탄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퍼붓는 일이 다반사”라고 전했다.

비박계가 탄핵안 가결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탄핵을 바라는 측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부분이다. 비박계 주축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는 8일 회의를 열고 “아무런 흐트러짐 없이 탄핵안 표결에 동참할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결선인 200표는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고 220~230표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220~230표라고 얘기하면 너무 단정적”이라면서도 “200표는 상당히 초과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비상시국위는 만일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을 증명하는 방법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단 ‘인증샷’을 선보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무기명 비밀투표의 원칙을 깨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 찬성의 진정성을 어떤 형태로든 입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부결될 가능성을 무시하지마…야권 vs. 비박계 앙금 남아있으니

한편으로는 탄핵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인사들이 야3당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따라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에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삭제하지 않기로 한 점에 비박계는 8일 아쉬움을 표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당도) 강경한 목소리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 같은데 만약 이 상황이 이것으로 인해 자칫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엄중한 역사적 선택에 있어 왜 그런 부분을 생각해주지 않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단 1표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비상시국위는 그런 차원에서 야당에 요구했는데 만약 이것으로 인해 입장을 바꾼 의원들 때문에 결과가 달라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야권이 비박계 입장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일부 의원이 탄핵 반대로 응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또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폐족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친박계 인사들이 물밑에서 설득 작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친박 지도부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찬반을 놓고 망설이는 중립 성향 또는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전화를 걸어 반대표 행사를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 野 “탄핵에 목숨 걸었다…안 되면 자리 내놓을 것”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직을 걸고 결의를 다지는 차원으로, 오늘 전원이 사퇴서를 쓰는 게 마땅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의총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소속 의원 38명이 전원 사퇴할 것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사퇴서에 서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탄핵성사를 위한 정의당 전국 지역위원장 결의대회’에서 “정의당은 의원직 사퇴만으로 부족하다고 본다”며 “만에 하나 탄핵이 부결되면 20대 국회는 즉각 해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촛불민심이 반영된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이어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마지막 결의를 다진다. 또 의원 전원이 밤샘 농성에 들어간다.

국민의당도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가진다. 또 천막에서 밤새도록 농성을 별일 예정이다.

정의당은 ‘풍찬노숙 촛불집회’라는 이름으로 국회 정문 맞은편에서 탄핵 독려에 나선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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