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환갑 넘은 청춘’ 소병훈 “책에서 배운 모든 것, 의정 활동과 광주 발전에 쏟아내겠다”
[특별인터뷰] ‘환갑 넘은 청춘’ 소병훈 “책에서 배운 모든 것, 의정 활동과 광주 발전에 쏟아내겠다”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6.12.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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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의원이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경인매일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책을 벗 삼아 스승 삼아…원내 입성의 원동력”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명언은 비단 안중근 의사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닌 듯하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경기 광주시갑)도 책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 전문가로 손색이 없다고 평할 수 있는 인물이다.

소 의원은 “책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사람인 멘토는 없어도 책이 그 자리를 채워줬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까지 읽은 책이 셀 수 없지 많지만 약 1만권 정도 되지 않겠냐고 덤덤히 소개한다.

자신의 취미인 책은 대학 졸업 후에는 아예 본 직업이 됐다. 소 의원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부터 출판업에 투신해 도서출판 이삭, 도서출판 산하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사회과학 서적 및 어린이 서적을 세상에 소개했다.

출판업에 매진한 나머지 1988년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러브콜도 숱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정치권과의 끈까지 끊은 것은 아니었다. 소 의원은 “김근태 전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및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두터운 인연으로 지난 1998년 민평련의 전신 격인 국민정치연구회를 만들었다”며 “그곳에서 새천년민주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정치 이력을 소개했다.

소 의원은 “2000년대에 들어서는 새천년민주당 국정자문위원을 지내면서 정치권 지근거리에 있다가 2007년 본격적으로 정치에 투신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 현실정치에 투신할 생각은 없었지만 김근태 전 의장이 제17대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당연히 도와주려고 한 게 정치권에 첫 발을 들인 것”이라며 “그해(2007년) 7월 김 전 의장이 출마를 포기해 고등학교(전주고) 선배인 정동영 의장을 돕게 됐다”고 했다.

소 의원은 2007년 대선 정국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을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이듬해 예정된 제18대 총선 출마 권유를 받았다. 소 의원의 현 지역구인 경기도 광주는 고향도 아니고 학창 시절을 보낸 곳도 아니며 사회생활의 기반이 된 장소도 아니다.

광주에 기반을 둔 배경에 대해 소 의원은 “고향인 군산이나 학창시절을 보낸 전주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지인들이 치열한 공천 싸움을 해야 하는 그곳에 가는 것을 말렸다”며 “마침 경기도 광주에서 기반을 잡았던 친구인 문학진 전 의원의 지역구로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낯선 곳에서 2008년과 2012년 열린 두 차례의 총선에서 2위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소 의원은 지난 4월 에 열린 제20대 총선에서는 51.7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광주시에서는 28년 만의 민주당계 후보 당선이라는 쾌거도 함께 이뤘다.

소병훈 의원이 12일 진실과 정의를 위한 과거청산 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역사는 본질은 다양한 시각에서 출발”

출판 전문가인 소 의원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정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태’에 할 말이 많다. 그는 우선 “역사는 잠시 숨길 수는 있어도 없어지지는 않는다”며 “거짓 역사를 바꿀 수는 있어도 사실과 진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기본적으로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 자체가 후진적 발상”이라며 “북한 정도가 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 역사 교과서의 목적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017년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며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저급한 발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 의원은 구체적으로 국정 역사 교과서에 문제점에 대해 “근현대사에 있어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사가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광복 이후 친일파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면서 독립운동사가 소외됐고, 비주류 학자들이 독립운동사를 연구했지만 그들은 말 그대로 비주류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가장 쟁점으로 부각된 ‘건국절’에 대해서도 소 의원은 “우리의 역사를 1948년부터 시작하려는 발상일 뿐”이라면서 “엄연히 대한민국 저작권자는 임시정부이며, 신익희 선생과 조소앙 선생이 임시정부 임시헌장을 만들었는데 그 헌장의 1장 1조는 ‘대한민국은 공화제로 한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 의원은 “역사는 기본적으로 나라가 운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선시대에도 엄청난 권력을 가진 왕조차 실록을 볼 수 없었는데 왜 현대 사회에서 정부가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려는지 그 의도가 의심된다”고 했다.

소병훈 의원이 지난 9월 경강선 철도 개통식에 참석해 지하철에 탑승한 모습

◆ “인구 증가율 최고 도시 광주, 명품 교통 인프라 확충에 힘 쏟는다”

소 의원의 지역구 광주시는 최근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본래 총선에서도 선거구가 1석이었지만 제20대 총선에서는 2석으로 늘었을 정도다.

하지만 늘어난 인구에 비해 교통 인프라는 열악한 형편이다. 경강선이 지난 9월 개통돼 시민들의 철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가지를 통과하지 않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다고 버스 노선이 잘돼 있는 편도 아니다.

소 의원은 지역구 현안에 대해 “대중교통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스를 타고 경강선 역사에 가나, 걸어서 가나 소요 시간은 비슷한 상황”이라며 “아파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주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약 2000~3000세대의 집단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철까지 직접 가는 마을버스 형태의 셔틀버스를 조만간 개통할 것”이라고 했다.

소 의원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은 지하철이 들어서면서 서울 도심까지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이라며 “이제 지하철까지의 접근성을 살리고 경강선의 운행 횟수를 늘리면 광주가 수도권 어느 도시보다도 뒤처지지 않는 곳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소 의원은 경인매일 독자들에게 주나라 주공의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의 의정활동 포부를 밝혔다. 그는 “주공은 손님을 맞기 위해 밥을 먹는 중에 세 번 뱉고, 멱을 감는 중에도 머리채를 세 번이나 잡고 나갔다고 한다”며 “주공의 이 같은 ‘일반삼토 일목삼착(一飯三吐 一沐三捉)’의 자세를 항상 마음에 새기며, 누구와도 대화하고 언제라도 소통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광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최근 촛불 정국에 특별히 다짐하는 점은 국민이 주인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라며 “밤을 새워 공부하고,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성실함으로 매일을 신명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담: 국회 이민봉 기자 / 정리: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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