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유승민·심상정, 한 자리 모여 “박근혜·최순실로 인한 체육 상처 치유할 것”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한 자리 모여 “박근혜·최순실로 인한 체육 상처 치유할 것”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4.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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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 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한 복안을 내놓았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이들 세 후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야기한 ‘체육 농단’으로 인해 체육인들이 받은 상처를 위로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수장이 되면 체육인들의 자존심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文 “누구나 걸어서 10분 안에 체육시설 만나도록”

문 후보는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누구보다 체육인들의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며 “박근혜 국정농단의 출발은 바로 체육농단이었다”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체육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체육계를 비리집단, 불공정세력으로 매도하고 탄압했음에도 정작 용서받지 못할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자들이 누구였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는 “진심으로 위로한다”며 “내가 스포츠정신의 핵심인 공정성을 다시 세우고,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되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후보는 정유라 학사 비리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공정함’, ‘정정당당함’이야말로 체육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제2의 체육농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입 체육특기자제도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정부 지원은 강화하되 자율성은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동안 지원은 하지 않고 미주알고주알 간섭하는 정부 때문에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냐”며 “국가는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대한체육회, 시도체육회, 각 경기단체, 이런 모든 체육단체의 자율성이 털끝 하나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해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공약도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금메달 많이 따는 스포츠강국을 넘어 모두가 체육을 즐기는 스포츠선진국, 체육복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 누구나 평등하게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스포츠를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걸어서 10분 안에 체육시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체육에 대해서는 “메달 색깔보다 학생선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며 “학교 스포츠클럽, 지역스포츠 클럽을 모든 학생이 골고루 이용할 수 있도록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운동하는 일반 학생’,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비전으로 학교체육 정책을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학교체육진흥회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체육인 일자리 확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체육인 복지정책은, 체육인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며 “학교체육 강사들이 월 130만원 정도 최저생계비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고, 그나마 11개월 비정규직인데 확실한 처우개선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고, 평창과 강릉을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劉 “체육 예산, 임기 중 지금의 두 배로”

유 후보는 “자료를 보니 지금 전국에 약 2500명의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가 있는데, 우리 초등학교 한 학교당 한 명씩이라도 최소한 스포츠 강사를 두려면 한 5800명 정도 있어야 된다고 들었다”며 “제가 초등학교 한 학교당 한 명씩 꼭 모시고, 여러분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처우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규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비정규직 중에서 우리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와 같이 상시적,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직업은 당연히 정규직으로 취업을 해야 된다”며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의 경우에는 국가기관에서 채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시 지속 업무를 하는 분들의 정규직화 약속을,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는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생각하고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130만~140만원 수준의 급여는 정말 최저임금에 겨우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어떤 분은 250만원을 요구했지만, 당장 250만원을 약속드릴 수는 없어도 정규직화하면서 여러분들 처우를 확실하게 올려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하교시간을 오후 4시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학교의 배움과 돌봄기능을 강화하는 약속을 국민들께 이미 드렸다”며 “그 배움과 돌봄기능의 강화 중에 반드시 우리 스포츠 강사들이 큰 역할을 해주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여러분들의 채용을 반드시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기능을 분리해 별도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100% 동감한다”면서도 “체육부를 따로 만들고 문화관광부를 따로 만들기에는 정부의 부처수가 너무 늘어날 것 같아, 대통령이 되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을 따로 빼내 오히려 위원회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체육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체육 예산 확대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2017년 정부예산이 400조7000억원인데 체육관련 예산은 1조5000억원으로 0.38%, 0.4%가 안 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정부예산 중에 1%를 체육 예산으로 확보하라고 했는데, 1% 같으면 (전체가) 400조니까 당장 4조원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 1조5000억원을 4조원으로 당장 올려주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제가 거짓말 하는 것일 수가 있으니, 1조5000억원의 예산을 임기 5년 중에 최소한 두 배로 올려 여러분들의 모든 활동이 잘 뒷받침되도록 하고, 평창올림픽이나 큰 체육행사들이 잘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여러분들이 사기가 많이 저하되었을 줄 안다”며 “여러분들의 잘못이 전혀 아니고, 그렇게 만들어간 전직 대통령과 최순실과 또 문화체육부 일부 관료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을 몰아내고 이런 문제점 바로 잡는 것이 우리 정치인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도 체육계에 오래 남아있던 부조리, 비리,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꼭 용기 있게 나서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서 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沈 “북유럽 스타일로 체육은 노동 및 복지 정책으로”

심 후보는 “체육인 여러분들을 보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며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만들기 위해 날밤을 새며 공부하는 우리 체육계의 지도자들, 또 고된 훈련 견뎌내면서 나의 꿈, 대한민국의 희망을 일궈내기 위해서 헌신해온 여러 체육인들 여러분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치하했다.

그는 “박근혜, 최순실 이 둘을 보면서 체육인들이 흘린 소중한 땀이 뒤집히는 분노를 느꼈다”며 “한줌 남아있는 우리 체육인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호소를 들었을 때 참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로 무너진 여러분들의 자긍심, 저 심상정이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특권 보수 세력이 체육계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틈만 나면 체육계를 동원해왔던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정부가 예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육계도 이런 관행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낡은 관행, 이제는 끝내야 된다”며 “스포츠가 기본권인 사회, 국민 체육시대를 여는 데 여러분이 전념할 수 있도록 체육인들을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는 “올림픽도 치러보고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했지만 체육계 전반의 사정이 좋지 않다”며 “이런 것을 볼모로 해서 특정정치세력이 체육계를 업신여기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우지좌지하는 일은 절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체육인들이 정책, 제도, 예산을 제안하고 실천하는 자율성을 대폭 확대해 대한민국 체육정책의 중심에 여러분들이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스포츠 강사님들의 참담한 현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인천에서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들의 농성장에도 직접 가봤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 교사들처럼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1년마다 바꾸는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다”며 “체육교사들의 자긍심을 이렇게 흔들어놓고 좋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육계에 종사하는 분들, 특히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너무나 열악하다는 거 늘 가슴 아프게 보고 있다”며 “또한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뒤에서 뒷바라지 하는 지도자들, 설비나 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체육계 노동자들, 이 자리에 많이 와계신 체육 강사들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더 열악한 조건에서 헌신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물론이고 우리 체육계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이 대한민국에 헌신한 만큼 당당한 자부심을 갖도록, 체육인이 당당한 나라 제가 꼭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20세기 국위선양은 금메달이었지만, 21세기의 국위선양은 스포츠기본권이 확립되는 사회로, 국민체육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스포츠 기본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체육정책이 곧 노동정책, 복지정책이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나라인데, 대한민국 대다수가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면 스포츠 기본권 시대가 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심 후보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게 만들고,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해 놓고, 그 다음에 병든 몸을 치료한다고 복지 대책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육 정책은 곧 복지정책”이라며 “생활체육이 활성화시켜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 생활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만 따져도 생활체육을 활성화 하는 데 1000만 원을 투자하면, 1억원의 효과가 생겨날 것”이라며 “국민들이 건강해져서 좋고, 건강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1석2조의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심 후보는 “북유럽 복지강국은 생활체육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들은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경기에서는 금메달을 많이 따는 나라들이 아니다”라면서 “체육정책을 노동정책, 복지정책으로 접근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매우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저는 그런 사례들을 참고해 우리 국민들도 스포츠를 기본권으로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나라를 만들어가겠다”며 “저 심상정은 여러분과 함께 체육인이 당당하고, 국민 모두가 스포츠 기본권을 누리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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