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새우등에서 캐스팅보드로
한반도 정세, 새우등에서 캐스팅보드로
  • 김균식 기자 kyunsik@daum.net
  • 승인 2017.05.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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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약 2주 만에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정치적 견해나 태도가 달라졌다. 미 특사가 다녀온 성과 중 사드비용문제만 하더라도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홍 특사의 외교적 능력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미국 정부에 적잖은 부담을 주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같은 시각 일본으로 출국한 문희상 특사 또한 아베에게 무시할 수 없는 손님이 되었고 한국정부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그 겪을 한층 더 높였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매케인 위원장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사드비용은 미국이 내야 한다는 점을 비공식적으로 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한국부담 운운하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사드비용이 동네아이들 과자 값도 아니고 비용의 과다를 떠나 내 땅에 설치한 군사시설에 대해 임대료를 받아도 시원찮을 일에 외려 설치비를 내라는 식의 의사는 노골적인 한국정부의 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싫다는데 억지로 설치해서 중국의 보복이라는 이중고통을 겪게 하고도 말이다. 홍 특사의 귀국길에 들고 온 선물의 의미는 향후 문재인 대통령이 한, 미간 이뤄질 다양한 협조에 미국 쪽에서 선수 친 느낌도 주고 있다.

어쨌거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미지가 구겨질 상황이라 대 놓고 발표하기 곤란했던 모양이다. 같은 상황, 같은 조건임에도 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상태와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등장으로 사드는 물론 위안부 합의 등 기타 외교적 변화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중국 또한 전반적인 완화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기를 찾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 국정소신을 펼치기도 전에 한국의 위상은 고래싸움에 수시로 터지는 새우등에서 강대국들을 알아서 기게 하는 캐스팅 보드로 격상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과 미국이 으르렁거리며 샅바 싸움하던 사드도 적절히 조절해서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거양득의 작전을 세움이 어떨까.

미국과 손잡고 북한을 견제하던 일본 또한 달라진 판도에 엉거주춤하는 자세다. 이참에 위안부합의파기는 물론 재미삼아 걸핏하면 독도영유권 분쟁을 국제사회에 거들먹거리던 일도 일축시켜야한다.

때를 같이하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씩이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과의 관계도 신중하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이 지난 14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KN-17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점과 21일 오후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7일 만에 또 발사했다는 사실이다.

당장이라도 선제공격 운운하던 미국의 살벌한 분위기가 평화라는 단어까지 나오게 된 것 또한 한국정부의 정권안정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에 대한 강대국들의 장난질은 수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 사이 자국민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실속을 챙겨야한다. 북한의 핵 개발을 찬성하자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까지 핵개발자금과 연결하여 남북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까지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북한과 쉽지 않은 협상이 있어야겠지만 과거처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운영한다면 대북 현금 지급이나 금융 거래를 금지한 유엔 대북 제재와는 반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죽어라 반대하는 북한 핵 개발,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 쉽지는 않겠지만 최종 어느 선택이 국익에 가까운지, 국민이 원하는지, 강대국 눈치안보고 적절히 일거양득을 취할 수 있는지 정부의 솔로몬선택이 요원한 시기다.

훗날 역사가 평가할 때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현 세대가 되려면 현재 진행형으로 가고 있는 한마디 한걸음이 자국의 태평성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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