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공식일정 없이 한미 정상회담 준비 ‘올인’
文 대통령, 공식일정 없이 한미 정상회담 준비 ‘올인’
  • 이민봉 기자 lmb0313@nate.com
  • 승인 2017.06.25 2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담 의제 최종 점검 및 각종 시나리오 대응 방안 모색

문재인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골몰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하루 종일 청와대에 머물면서 공식일정을 따로 잡지 않고 4일 앞으로 다가온 회담 준비에 매진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들로부터 방미 일정과 준비 상황 전반에 대해 보고받고 각 행사에서 제시할 메시지와 연설문 등을 점검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대통령 보고에 앞서 이날 오전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수석·보좌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주요 점검사항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국제외교 데뷔 무대인 데다 회담 상대가 세계 질서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대통령이다 보니 준비하고 확인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 측 전언이다.

방미 기간 세부 일정은 청와대와 백악관이 막판 조율 중이나 지난 14일 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일정만도 ▲백악관 환영 만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펜스 부통령 등 미 행정부 주요 인사 면담 ▲미 의회·학계·경제계 관련 행사 ▲동포 간담회 등에 달한다.

정상회담 전략을 두고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한·미 동맹 재확인과 정상 간 유대 강화라는 제1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최대한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을 거듭했다.

청와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대략적인 정상회담 의제는 ▲한·미 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향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방안 ▲한반도 평화 실현 ▲실질 경제 협력 및 글로벌 협력 심화 등이다.

한·미 양국 모두 대외정책의 세부적 기조와 인적 진용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정권 초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정상 간 신뢰를 쌓는 수준에서 화기애애하게 만남을 갖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놓고 허를 찌르는 변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미국이 어떤 자세로 회담에 임하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별 대응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적으로도 준비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의전을 두고 미국 측과 이견을 조율해야 하며, 환영 만찬에서 대통령 내외가 착용할 복장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연미복을, 김정숙 여사는 한복을 착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선물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정상회담을 기념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치를 담아야 하고 상대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첫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백자 사면합(四面盒) 한 세트를, 딕 체니 부통령에게는 청화백자 오리 1쌍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고려시대 전통 활인 각궁(角弓)을 선물했으며,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부시 대통령의 둘째 딸 제나 부시를 위해 특별히 나무 기러기 한 쌍을 전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액자를,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한국요리 책자를 선물했다.

또 3박5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자리를 비우는 만큼 방미 기간 국정운영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단단히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통령 부재중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할 이낙연 국무총리와 긴밀한 협조와 소통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하기로 한 만큼 26일 오찬에서 이 총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이민봉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