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받으려면 사장실부터 줄여라"
"은행 대출 받으려면 사장실부터 줄여라"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5.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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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싶은 중소기업은 사장실부터 줄여라"

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만 중소기업 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은행권 대출문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은행 대출심사역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에겐 말 그대로 생사여탈권을 쥔 사람들이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심사역들을 어떤 중소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싶어할까.

우리은행이 17일 은행내 심사역들의 의견을 취합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 심사역들이 호감을 갖는 기업은 우선 제조업을 영위하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다.

김환곤 우리은행 중소기업심사팀 선임심사역은 "평범한 얘기지만 기왕이면 은행대출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했으면 하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장이 개인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CEO가 사업에 전념하는 기업도 선호도가 높다. CEO가 기업과 생사를 함께 한다는 자세로 일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미래는 상당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CEO가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면 추가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재무제표기 충실하고 상담시 기업실상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기업, 직원들이 명랑한 모습으로 활기차게 일하는 기업도 호감이 가는 기업으로 꼽혔다.

반면 심사역들이 기피하는 기업은 겉치레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기업이다. 사장실이 회사규모에 비해 크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는 등 허세로 치장된 기업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김 선임심사역은 "사장실에 유력인사와의 사진이 걸려 있다든지, 커다란 깃발이 세워지 있다든지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심사역들에게 호감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타행에서 대출을 해주겠다고 했다' 거나 '타행에서는 이미 승인이 났다'고 하면서 무리한 여신조건을 요구하는 기업도 기피대상이다. 이 경우 대부분 타행에서 대출 승인이 거절된 기업이든가 승인이 났더라도 요구조건이 많아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낮은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경영주가 있지만 전면에 나타나지 않은 기업이나 사업이 잘돼 이익이 많이 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재무제표는 불량한 기업도 비호감 기업에 속한다.

또 CEO가 사업해 번돈으로 산업과 무관한 부동산을 사놓고 운전자금이 부족하다고 대출을 신청하는 기업도 낙제에 속한다.

김 선임심사역은 "외부 감사를 받지 않는 중소기업들은 재무제표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현장방문을 통해 얻는 정보가 중요하다"며 "경영진과 자금담당자 면담 결과, 공장가동상태, 종업원 근무의욕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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