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두 정당의 공통공약에 대한 입법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개헌 의원총회를 마친 후 국회 본청에 있는 김 원내대표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회동은 우 원내대표가 직접 전화로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임시국회 회기 내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대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는 전언이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공통공약에 대해 양쪽이 협의하기로 했다”며 “우리가 공통공약으로 생각하는 법안을 리스트로 보내주면, 한국당이 그것을 보고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판단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 패싱’이라고 해서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하는데, 이제 그 문제는 정리하고 국회를 빨리 가동하자고 제안했다”며 “이제 국회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월 말 공통공약 62건의 법안 목록을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에 전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은 최근 끝난 정기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과 함께 처리하면서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안을 비롯한 대부분 법안은 여전히 협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의 새 원내 사령탑에 오른 김 원내대표가 공통공약 법안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이들 법안의 처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우 원내대표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 등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법안도 하루빨리 처리하자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된 883건의 법안 가운데 다른 상임위가 의결해 넘긴 것만도 177건에 달한다며 법사위의 지지부진한 법안 처리 실태를 비판해왔다.
이밖에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 전임 원내지도부가 난색을 보여 온 정의당 포함 여·야·정 상설 협의체 구성,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에 대해서도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입법 논의와는 별개로 정우택 전 한국당 원내대표가 물러난 것을 계기로 한국당이 맡아온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당인 민주당에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이 이제 여당으로 넘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데 김 원내대표의 생각은 아직 그렇지 않아, 앞으로 협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내용과 관련, “오늘은 아무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박정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