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개(犬)
<경인칼럼> 개(犬)
  • 김동초 기자 chodong21@hanmail.net
  • 승인 2018.01.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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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戌年이다.

 

닭의 해가 저물어 또 하나의 과거가 되며 개의 해가 왔다. 개는 충성심이 매우 강하고 절대 복종적이며 인간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동물이다.

그런데 人間들은 어떤 경우에는 犬보다 못하다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그만큼 개를 낮게 생각하는 심리가 은연중에 각인 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리고 심심치 않게 사회면 톱을 장식하는 대형견에 의한 인명사고가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개는 약 3~4만 년 전 석기시대에 인간들이 무리나 어미를 잃고 방황하는 늑대 새끼, 특히 회색 늑대 새끼를 데려다 돌보면서 인간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에게 길들여진 것이다. 늑대 본성의 사나움과 육체적 강인성을 잃어간 대신 인간의 생활 속에 들어와 보완관계로 발전하며 깊숙이 자리 잡았다.

또한 인간의 동반자로서 여러 방면에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안내 견, 탐지 견, 치료 견, 애완 견 등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인간들의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인한 많은 유기 견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또한 대형견의 관리부주의나 학대로 인한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것도 일종의 폭력 사건이다. 모든 폭력의 이면에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반드시 존재한다.

생물체중 에너지가 개들과 같이 활발한 생명체들은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 일정한 에너지 소비를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적이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다고 한다. 그래서 맹견에 의한 인명사고가 왕왕 일어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에 지인과 함께 땅을 빌어 개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애견운동장 사업을 시작했다. 2만평 규모로 개들이 오면 일단 오줌을 질질 싸며 좋아한다.

눈앞에 펼쳐진 잔디 운동장에 미쳐 버린다. 그리고 운동장 안에 들어가 냅다 뛰기 시작한다.

주인이고 뭐고 없이 거의 한 5분은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가 주인에게 한번 툭 부딪치고 다시 또 많은 시간을 뛰는 데 보낸다.

달리기에 한이 맺힌 것처럼 뛰고, 뛰고 또 뛴다. 그리고 돌아와 핵핵거리는 얼굴 자체가 행복으로 철철 넘치며 미소를 띠고 헤맨다.

그 순간만큼은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잔디에 뒹굴며 좋아 죽는다.

견주들의 말로는 돌아가는 차안에서부터 바로 뻗어 버린 댄다. 한 2일정도 보챔도 없이 징징대지 않고 널부러져 잠만 잔다고 한다. 회복되면 또 뛰어놀러 가자고 애처로운 표정은 짓는 댄다. 그런 개들을 이곳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을 대한다. 또한 태어나서 보도 듣도 못한 개들을 짧은 시간 안에 다 보게 되었다. 그리고 넓은 부지만큼 엄청난 일손 때문에 머리 쓰는 거 보다 몸 쓰는 게 익숙한 필자는 최근에 아예 컨테이너를 하나 갖다놓고 들어앉았다.

이곳에서 몇 개월간 강아지들과 시간을 섞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행동과 패턴을 조금씩 알게 되었고 가능하면 그들의 방식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개에 관해 전에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패턴과 상황들이 하나 둘씩 이해되기 시작했으며 소위 세간에서 말하는 개빠, 소위 개라면 사족을 못 쓰는 부류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다.

정치권에서 문빠니, 노빠니 하는 소리는 들어보았지만 개빠라는 말은 이곳에서 처음 들어 보았다.

물론 개에 대한 애정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상식보다 훨씬 강하기에 그런 유행어가 생긴 것 같다.

필자가 봐도 그들은 거의 모든 생활에서 강아지가 우선되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여기서는 개와 사람이 함께 조아디지며 미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한다. 그런 개빠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개는 동물이고 동물은 자유로운 활동과 달리기가 최고의 보약이며 기쁨이라고 한다.

개나 사람이나 자유와 방종이 좋은 건마찬가지다. 필자는 종종 개가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무술년 올해는 한번 개처럼 살아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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