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민주당 원내1당 지위 턱밑까지…지방선거 기호 1·2번 바뀔 수도
한국당, 민주당 원내1당 지위 턱밑까지…지방선거 기호 1·2번 바뀔 수도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8.01.1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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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3석 극복하면 기호1번 탈환…민주당 현역의원 차출 자제론도
지난해 5월 9일 열린 제19대 대선의 기호순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1번과 2번이 바뀔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원내1당 지위가 위태롭다. 17일 현재 민주당은 121석, 자유한국당은 118석이다. 여기에 한국당의 의석수 증가세는 현재진행형이다. 반면 민주당은 오는 6월 열리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인해 의원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박인숙 의원(재선·서울 송파구갑)은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제 한국당이 3석만 더 채운다면 원내1당의 지위를 탈환할 수 있다. 121석으로 의석수가 같아도 비례대표 의원 수가 17명으로 민주당의 13명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1당의 당위성을 호소하며 추가 영입을 시도한다면 3명 혹은 그 이상의 원내 인사들이 입당을 결심할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추가로 입당할 수 있는 원내 인사가 없는 형편이다. 현상유지도 어려운 형국이다.

반면 한국당은 가능성이 충분하다. 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에서 몇 명이 더 넘어올 수도 있다. 또는 과거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이정현 무소속 의원(3선·전남 순천군),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3선·대구 달서구병)이 전격 복당할 여지도 있다.

서울(위)·경기(가운데)·인천(아래) 민주당 지자체장 출마 후보 중 원내인사(우측)와 원외인사(좌측)를 구분했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왼쪽 위), 박영선 의원(오른쪽 위), 이재명 성남시장(왼쪽 가운데), 전해철 의원(오른쪽 가운데),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왼쪽 아래), 박남춘 의원(오른쪽 아래)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도는 역설적으로 원내 인사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민주당은 TK(대구·경북) 및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한다는 기세다. 이럴 경우 이곳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수도권은 서울·경기·인천 모두 현역의원 차출 가능성이 낮지 않다. 서울은 박원순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천명했지만 박영선 의원(4선·서울 구로구을) 또한 최초의 여성 민선 광역지자체장이라는 명분으로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민병두 의원(3선·서울 동대문구을), 전현희 의원(재선·서울 강남구을), 신경민 의원(재선·서울 영등포구을) 등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경기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등 선두를 지키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해철 의원(재선·경기 안산시상록구갑) 또한 전 경기도당위원장의 활동을 바탕으로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선 상태다. 안민석 의원(4선·경기 오산시), 김진표 의원(4선·경기 수원시무), 원혜영 의원(5선·경기 부천시오정구), 김태년 의원(3선·경기 성남시수정구)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인천은 시당위원장인 박남춘 의원(재선·인천 남동구갑)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윤관석 의원(재선·인천 남동구을), 홍영표 의원(3선·인천 부평구을) 등이 도전할 가능성도 높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충남지사직에 양승조 의원(4선·충남 천안시병)이 도전장을 던졌다. 충북지사직에는 오제세 의원(4선·충북 청주시서원구)이 출마를 선언했다. 전남지사직은 이개호 의원(재선·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전시장 자리는 이상민 의원(4선·대전 유성구을)이 원내 인사 출마 후보다.

영남권에서 민주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PK(부산·경남) 지역 중 부산시장 자리는 해양수산부 장관인 김영춘 의원(3선·부산 부산진구갑)이 불출마를 시사했지만 박재호 의원(초선·부산 남구을)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인호 의원(초선·부산 사하구갑)의 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중 현역의원 차출 및 당선 가능성 높은 지역은 수도권 3곳 및 대전·전남이다. 만일 이들 5곳에서 현역 의원이 나서게 될 경우 원내1당 지위는 사실상 한국당으로 넘어간다. 한국당이 이철우 의원(3선·경북 김천시) 및 김광림 의원(3선·경북 안동시)이 출마를 선언한 ‘텃밭’ 경북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차출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당이 원내1당으로 올라서면 선거 기호가 바뀐다. 한국당이 1번, 민주당이 2번이 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지난해 5월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탈환했던 기호 1번을 다시 뺏기게 되는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자 등록마감일인 5월 25일의 의석수에 따라 기호를 결정한다.

기호1번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민주당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는 셈이다.

서울특별시청, 경기도청, 인천광역시청(위로부터)

또한 이 같은 의석수 변화에 따른 원내 다수당 교체는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회법 제15조2항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임기만료 5일 전에 선출한다. 정세균 현 의장의 임기가 5월 29일까지라 차기 의장 선거일은 5월 24일이 된다. 사실상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마감일과 겹치는 상황이다.

각 당이 5월 24~25일 이전에 지방선거 출마 후보를 결정한다고 본다면 국회의장 선거 판도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여유있게 원내1당 지위를 고수할 때는 이해찬 의원(7선·세종특별자치시)과 문희상 의원(6선·경기 의정부시갑)의 양자 대결이 점쳐졌다. 하지만 한국당이 원내 1당으로 올라설 경우 서청원 의원(8선·경기 화성시갑)이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지방선거 및 국회의장 변수로 인해 여당이 국회의원 차출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망대로 흘러갈 경우 서울시장은 박원순 현 시장이, 경기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천시장은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이나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천시장 유력 후보인 박남춘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의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현역의원 출마를 고려해야 한다는 발상으로는 어떤 변화도 추동해내지 못한다”며 “내가 지금 민주당 최고위원인데, 당 지도부 및 의원들도 모두 그렇게 현상유지나 하자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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