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그냥저냥 살만한 세상 행복의 기준은 복지
[덕암칼럼] 그냥저냥 살만한 세상 행복의 기준은 복지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09.07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 전체를 통째 구워버릴 듯이 무덥던 이번 여름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느껴진다.

절기상 백로인 오늘은 태양의 황경이 165°에 올 때쯤이며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방울방울 맺힐 시기다.

보란 듯이 얼마 전 태풍 솔릭이 스치듯 지나고 최근 가을 하늘은 바늘로 찌르면 파란색 물감이 쏟아질 듯 푸르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수가 낙과되고 긴 가뭄에 땅이 꺼지도록 한숨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가을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보면 각 분야마다 죽겠다고 아우성치지만 언제는 넉넉했는가. 그냥저냥 참고 살다 보면 세월 가는 것이고 죽을 것만 같아도 살아가는 게 세상만사가 자연의 이치와 흡사하지 않겠는가.

걱정해서 걱정이 없다면 걱정을 않겠다는 말도 있다.

각설하고, 오늘은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사회복지사 등 관련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다.

매년 사회복지의 날에는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세미나, 백일장 등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복지 분야에 이바지한 분들에 대해 시상을 갖기도 한다.

사회복지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려운 이웃을 연상케 한다. 그 배경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기념하기 위해 정해진 것이며 생활이 어려운 사람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법안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처음 공포된 날이 1999년 9월 7일이기 때문이다.

가난이 개인의 능력을 떠나 국가의 책임으로 간주한 법률로, 최저생활 보장과 함께 자립·자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관련 협회인 한국사회복지협회의 연혁을 보면 이미 1965년부터 시작된 이력을 볼 수 있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걸쳐서 우리나라에서 정착한 사회사업은 자선사업이나 독지가에 의한 사업이 전부였다. 해방 이후에 서구식 전문 사회사업 개념이 들어오면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으니 그 역사는 오래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1969년 제1회 한국사회 사업가 대회가 진행된 이후 전국적인 조직으로 발전하면서 사회복지사업종사자에서 사회복지사로 바뀌고 사회복지사의 자격증을 사회복지협의회가 아닌 사회복지사협회가 관리 운용하게 됐다.

이후 199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급속히 발전된 사회복지 분야는 국가의 행복지수와 관련된 중요한 지표가 되었고 제도권 안에서 예산 편성의 근간을 만들기도 했다.

사회복지사들의 사회진출도 전방위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동시에 동일 분야에서 다양한 단체들의 우후죽순 같은 태동이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 했다.

하지만 함께 사는 사회를 지향하자는 공감대와 정부의 체계적인 복지관련 법안이 현실에 맞게 추진된다면 못 구할 일도 없을 것이다. 최근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야당 대표들이 성토했다.

소정의 목표를 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겉도는 정책이야말로 배고픈 백성들에게 약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엄청난 예산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세금으로 걷은 예산이다. 걷는 게 능사가 아니라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하다. 어디에 얼마를 왜, 썼는지도 모두가 알 수 있어야 후원할 자들 또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일국의 행복은 그 나라 복지수준이 잣대라 했다. 기득권의 자본가들이 허리띠를 조금만 풀어놓아도 죽겠다고 아우성치던 자영업자, 실업청년들, 독거노인들, 먹고살길 막막한 장애인들의 비명은 줄어 들 것이다.

몇 천년을 산다고 웅켜 쥐고 부의 세습을 이어가는 게 문제다. 사회전반에 모든 사람들이 배고파서 담 넘지 않고 자살하지 않고 가족 간에 입에 밥이라도 편히 떠 넣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학수고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