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화재는 교육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기자수첩 - 화재는 교육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3.1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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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에 불이 난지 5시간 만에 허망하게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숭례문은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태조4년(1395)에 짓기 시작해 태조 7년(1398)에 완성된 건축물로 외관이 장중하고 내부 구조가 견실하여 수도의 성문으로 당당한 면모를 지닌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었다.숭례문은 단지 한양 도성의 남문 역할만 수행한 것이 아니라 관악산의 화기로부터 경복궁과 한양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도 겸비하였다.북악산 아래에 자리 잡은 경복궁에서 보았을 때 조산(朝山)에 해당하는 관악산의 화기가 너무 강하여 이를 보호하고자 이름도 방위상으로 남쪽을 뜻하고 화(火)를 뜻하는 예(禮)를 집어넣고, 숭(崇)자를 쓸 때에도 불꽃 형상으로 글씨를 써서 현판을 가로로 달지 않고 세로로 달아 이열치열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화는 화로 제압하게 하였다.그것만으로도 안심이 안 되어 숭례문 앞에 연지(淵池)라는 연못을 파 놓고, 남대문을 통과한 관악산의 화기가 곧바로 들어오지 못하고 종로로 빙 돌아가게 길을 내었으며, 광화문 앞에는 법과 정의를 뜻하고 불을 제압하는 해태상을 세웠다.또한 관악산 줄기인 지금의 서울시 금천구 뒤편에 있는 호랑이를 닮은 삼성산이 워낙 험악하고 기세가 등등하여 이를 제압하고자 호랑이의 입에 해당하는 곳에 비보사찰인 호압사(虎壓寺)를 세웠다. 우리 조상들은 서울 도성을 지키기 해 5중 방어막을 만든 것이다.온갖 지혜를 짜내어 화마로부터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하여 세운 남대문이 소실 된지 얼마 안 되어 소방방재본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건물에 또 불이 난 것을 보면 정부가 안전 불감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우리의 기억에도 생생한, 호법에 있는 물류창고에 불이 나 대형 인명사고에 대한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기에 마음은 더욱 더 착잡하고 아리다.또한 최근 소방공무원들이 화재 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이 다수 발생함에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들 중 하나가 수재(水災)와 화재(火災)라고 했다. 수재는 천재(天災)이기에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화재는 인재(人災)이기에 어려서부터 철저한 화재예방 교육을 시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다.마음의 불도 잘못 다스리면 주화입마(마가 내 몸을 치고 들어온다)가 되듯이 불은 잘 다스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간에게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재앙을 가져온다.문화재는 한번 소실되면 복원이 불가능하고 일부가 불에 타도 완벽한 복원이 불가능하기에 이번이야 말로 제대로 화마로부터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와 인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우리 조상들의 노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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