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도 ‘꼼수’로 보이는 한나라당
희생도 ‘꼼수’로 보이는 한나라당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3.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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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공천’, ‘형님 인사’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한나라당 내부의 총선 불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총선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총선 출마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부의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친이계의 대표격인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에 들어가 자신과 이 부의장의 동반 불출마의 입김을 내뿜었으나 이 부의장은 끄덕하지 않았다. 이 부의장의 불출마 요구가 한나라당 수도권 총선 공천자들의 절박한 위기의식의 발로이자 현 난국을 타개하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시금 지금의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부의장으로서는 어찌 보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지금은 무언가 큰 정치적 희생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나라당 공천이 ‘승자독식’의 무원칙 공천이 된 데에는 이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 이방호 사무총장 등 친이 핵심 3인방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당 안팎에서 거의 정설로 굳어져 있다. 책임이 크고 작고를 따지기 전에 대통령의 형인 이 부의장으로서는 자신으로 인해 문제가 커지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적 언급은 안했지만 당내 공천 논란의 핵으로 지목되어온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를 찾아가 자신의 불출마와 이 부의장 불출마를 연계시킨 것은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즉 자신에게 쏠린 공천 갈등의 비판을 일거에 잠재우고 총선 판도를 바꾸려는 정치적 도박행위가 아니냐는 것이다.‘나도 희생할 테니 당신도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문제이고, 더욱이 이 의원은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니 그가 제시한 카드는 통할 리 없다. 그러나 대선 후 몇 개월 간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행보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공천 파동의 와중에서도 자신의 결단이나 희생은 눈에 띄지 않고 오히려 이를 권력다툼의 묘수로 활용하는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재오 의원의 동반 불출마 카드도 그렇고, 5선인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 일각에선 이를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국무총리 등의 요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한나라당과 그 지도부가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게 되어 버린 현실에 대하여 당 안팎에서는 신중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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