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앞에 무한 작아지는 인류
자연 앞에 무한 작아지는 인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5.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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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인류의 문명발달이 점차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운전을 하다보면 네비게이션의 정보를 수신하게 되는데 과거 항공기 탈 때나 작은 화면으로 볼 수 있었던 스크린의 이동경로를 자동차는 물론 누구나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서도 언제든 접할 수 있으니 참으로 신기하다할 수밖에 없다.

뿐인가 동전보다 작은 컴퓨터 메모리에 국어사전 수 백 권을 저장하기도 하고 인공눈을 뿌리는가 하면 엄청난 양의 물을 가두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루 나열조차 하기 어려운 만큼 인류는 자연의 소재를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작금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앞에 얼마나 무력한가. 아직도 완치백신을 발견하지 못한 AIDS나 언제 어떤 형태의 전염병에도 속수무책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과학은 물론 군사,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등 모든 면에서 지구촌의 선봉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이 코로나19의 사망자 기록에서 보란 듯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잊을만하면 한 번씩 TV 화면을 장식하는 대형 산불의 확산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는 모습은 무얼 시사하는 것일까. 바로 자연의 위대한 변화에 티끌보다 작고 미천한 인류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인류가 만든 재앙 즉, 원전·항공·열차·선박 등 사고와 건축물·댐·붕괴 등의 사고와 함께 자연이 주는 해일·지진·태풍· 화산폭발 등의 재앙으로 나누자면 전자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방안이 있겠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끝이다. 불과 9년 전만해도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가 얼마나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주었는가.

거대한 자연의 힘이 인류에게 보여준 괴력은 오래전 애틀란트 해저도시나 폼페이의 최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접할수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학계에서는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진작부터 예고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극장가를 석권한 적이 있었다. 대안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인간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데 목적을 두고 정부가 공식적인 기념일로 책정한 것이다 바로 오늘이다.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5월 25일을 정하여 재난 관련 교육과 홍보를 통해 ‘방재의 날’로 정했다. 재난이나 재해를 미리 막는다는 뜻인데 피해를 줄이려는 평소 노력과 연구가 병행될 때 막연히 당하기만 하는 것을 방지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코미디 수준이지만 화생방 경보에 비닐을 쓰고 운동장에 모여 연습하던 때가 있었다. 핵폭탄이 터질 경우를 생각하여 낮게 엎드린 자세나 지진 났다고 책상 밑으로 숨던 기억들은 얼마나 실효성 없는 행동지침인지 실소를 자아낸다.

현실적으로 전쟁이 났든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연기가 자욱하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말로는 무얼 못하며 쓸데없이 겉도는 정책 만들어 소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것보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대비책을 세울 것을 주장해본다.

필자의 취재경험 예를 들자면 전쟁이 나거나 화재가 발생할 때 필수적인 방독면의 유지, 관리 실태를 보면 가관이다.

장부에 기록된 숫자와 실제 보유하고 있는 숫자의 차이는 당연히 제대로 맞는 경우가 드물고 그나마 사용가능여부는 더욱 불투명하다.

제조일자와 사용가능한 유효기간은 이미 무용지물의 한계를 진작 넘었다.

사태가 발생하면 있으나마나 한 방독면들이 창고에 먼지가 수북한 채 쌓여 있는 게 현실이다.

관계기관에서는 이런저런 황당한 변명만 늘어놓지만 일선 기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실태조사를 정보공개청구해보면 확인될 일이다. 한 가지 더한다면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다.

모든 생필품을 포함하여 공산품의 과대포장을 보면 지구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당연한 듯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필자의 경험담을 어필하자면 재활용 선별장을 취재하거나 실제 그러한 현장에서 한 달이라도 일해 보면 지금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인간이 작은 편리함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함부로 겁 없이 과대포장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주범인지 자각할 수 있다. 꼭 실천해 보길 권해 본다.

또 하나의 간단한 예로 소화기만 제대로 점검해도 예방의 실천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주변에 언제든 눈에 띄기 쉬운 소화기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소품에 불과하다. 소화기 분사를 직접 해본 사람이 몇 %나 될까. 사용가능한 소화기가 얼마나 될까. 적어도 낡은 민간건물이나 점검 대상의 사각지대를 조사해보면 안일한 대처를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다.

이 밖에 심폐소생술을 연습했다가도 막상 숨을 쉬지 않는 환자를 상대로 인공호흡까지 가능한 사람을 또 얼마나 될까. 우리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위험과 재앙 앞에 참으로 무력한 존재다.

대단한 것 같아도 너무나 작고 형편없는 존재에 불과한 인류가 자연에게 숙이고 순응하며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건 일시적인 눈요기를 위해 지나친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것이며 지구를 일회용 자연환경으로 생각지 않는 겸손함이 필요한 것이다.

알고만 있으면 더 옳지 못하다. 함께 자각하고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용기와 실천이 중요하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보면 지구는 잠시 사용하고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할 귀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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