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지나간다…비 확진자의 배려가 절실
질병은 지나간다…비 확진자의 배려가 절실
  • 김균식
  • 승인 2020.06.03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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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코로나19가 창궐한지 4개월째를 넘어서고 있다. 메르스 때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인류의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미 사스때나 그 전에도 한번씩 지구촌을 휩쓸었던 질병은 늘상 두려움의 반복이었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꾸준히 이어졌던 질병은 앞으로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가 한국에 도착한 이후 상식밖의 진풍경은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때론 납득가지 않는 확산의 경로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확진자의 등장은 점차 설마에서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훗날 필자의 칼럼이 어떤 식으로 평가될지 알 수 없으나 일단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늘어놓자면 잘하면 정부의 대처고 문제가 생기면 특정 종교단체나 철딱서니 없는 이태원 파티로 몰아간다.

고생은 의료진이 하고 챌린저 어쩌고 하면서 기관·단체장들이 손바닥 위에 손을 얹어 칭찬생색까지 내는 촌극은 국민들의 환심 사기에 부족함 없다. 누구의 발상인지 몰라도 인기몰이의 찬스는 놓치는 법이 없는 것이다.

지난 4월 개인적인 업무로 대구를 시도때도 없이 다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대구지역 택시를 자주 이용하게 됐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하소연에는 방역을 위한 대구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했다. 덕분에 대구 이미지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방송·신문에 무차별 쏟아지는 대구행 코로나 폭탄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막대한 피해를 키웠다는 전언이다.

실제 경기도 지역 곳곳에는 대구나 경북을 다녀온 사람은 인근 보건소에 스스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현수막이 만장처럼 내걸려 있었다. 문구대로라면 대구시민들을 무슨 전염병 환자 집단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대구지역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두기나 기타 방역 방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할 일은 다 하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란 게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이제 약국에서 마스크 구입 줄을 서거나 국가재난지원금 타내려고 지역별 주민센터를 찾는 일은 줄어 들겠지만 무 개념의 현장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지난 금요일 밤, 경기도 안산의 상가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보행자 도로까지 점령한 일명 영업장외 영업이 성행하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이동식 의자가 로데오 거리를 가득 메우며 코로나19 이전 상태보다 더 많은 인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넓은 공간인 문화광장이나 대로변에서 착용하던 마스크는 식당이나 좁은 술집으로 들어서면서 모두 벗어버리고 연신 밝고 행복한 표정의 건배소리가 밤하늘을 가득 메운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대형 할인매장 또한 유사한 풍경이다. 밖에서는 하나같이 쓰던 마스크를 실내로 입장하면 먹고 마시고 말하는 동안 벗어버린다. 앞뒤가 안 맞는 행동에 그저 아무 일 없길 바랄 뿐이다.

반면 똑같이 질병 예방지침을 준수하던 경기도 부천은 이제 공포의 도시가 됐다. 이쯤되면 코로나19의 확산은 예방한다고 될 일은 아니란 게 증명되는 셈이다.

물론 하면 좋겠지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일 뉴스의 대부분이 코로나19로 도배를 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정보와 공감대 형성은 뒤로 밀리는 것이다. 최선의 예방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수도권의 확신은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

미국의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기타 국가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는걸 보면서 설마하기에는 결코 만만찮은 실정이다. 특히 확진자로 정해지는 순간 당사자의 비참함은 겪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필자의 지인이었던 김모씨의 전언을 빌리자면 멀쩡히 다니던 회사로부터 그만두라는 통보와 함께 가족은 물론 일상생활도 중단되었다며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이런 경우라고 비통함을 전해왔다.

완치가 되어도 나병환자 보듯 하는 주변인의 눈빛이 두려웠고 외출이나 타인 접촉에 대한 자신감도 완정히 상실했다고 전해왔다.

확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아무 죄도없이 2차·3차 감염자가 된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현재의 모든 상황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질병은 어떤 식으로든 지나간다. 어렵다고 근거 없는 여론조성이나 마녀사냥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확진자에 대한 편견과 불신은 바이러스가 지나간 후에도 인간성 회복 불가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적어도 주변의 확진 자에게 위로와 격려와 철저한 방역을 권하는 비 확진자가 되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는 어려웠다. 어쩌다 코로나가 다 뒤집어 쓰면서 어렵고 아팠던 사람들의 호소는 엄살처럼 비치고 말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을까. 버티다 버티다 안 되면 극단적인 결정만이 남을 뿐이다.

하지만 죽을 만큼 힘들 때 어금니 물고 버텨보면 그래도 견딜 만 한 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돈 걱정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가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랄 때, 최근 주변의 상황을 들어보면 정부가 퍼주는 국가재난지원금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제때 월급 받는 사람들이 만든 정책이 당장 죽을 만큼 힘든 자들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며 살필 수 있을까.

적어도 이런 환란의 시대에도 요리조리 초과근무수당 타 먹고 지역 경제 살린답시고 업무추진비로 산해진미 찾아먹으며 생색내는 공직자는 없어야 할 것이다.

벼랑 끝에서 하나 되는 국민이 되어 어려울수록 서로 힘이 되는 한민족 특유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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