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체육계의 불명(不明) 침묵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대한민국 체육계의 불명(不明) 침묵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20.07.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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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김도윤 기자
경인매일 김도윤 기자

 

(경인매일=김도윤기자)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3관왕을 안겼던 안현수 선수가 지난 2011년 8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러시아로 전격 귀화를 결정,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보란듯이 금메달을 따는 광경을 펼쳤다. 

당시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 파벌싸움 등 다양한 이유가 거론됐고 국민들은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안 선수를 되레 옹호하며 대한민국의 잔재 깊은 체육계 악행에 대해 성토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대한민국 체육계의 폭력, 파벌, 뇌물 등의 오명은 오늘날까지 관행처럼 유지돼 왔고 또 한명의 꽃다운 희생자를 만들었다. 

지난 6월 26일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故 최숙현(22) 선수가 숙소에서 뛰어내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고인의 마지막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였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 출신의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여기서 고인이 가리킨 그 사람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직장 운동부에 속한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이었다"고 밝히며 분노했다. 

또한 "이를 발본 색원 해내야할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최 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도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마지막길은 이리도 쓸쓸했던 것이다. 현재까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나 그동안 '체벌과 폭력은 기본, 파벌과 싸움은 덤'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대한민국 체육계에 대한 불신을 볼때 이 또한 관련성이 없다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외양간이 터지고 나서야 고치는 건 대한민국의 불문율이다. 또 한명의 꽃다운 청춘이 가고 나서야 언론이 움직이고 검찰이 움직이고 체육계가 자성의 움직임을 보인다. 오죽하면 빅토르 안이 탄생했고 추성훈이 일본 유도 국가대표로 전향한 것인가. 결코 우연이라 볼 수는 없다. 

바로잡아야할 때에 바로잡지 못하면 제2, 3의 희생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희생은 또 다른 희생을 낳고 그것이 쌓이면서 관습이 된다. 

맞다. 지금 현 사태보다 무서운 것은 타성에 젖어 잘못을 잘못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생활의 일부분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이는 암세포처럼 우리 생활 곳곳을 파고들어 언젠간 더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 

꽃다운 어린나이의 청춘이 희생됐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조차도 안타깝지만 공범이라는 인식은 하지 않고 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공범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청춘의 절규에 외면하는 것, 침묵하는 것, 잘못된 관행을 고치지 않는 것. 우리 모두가 공범이다. 

마지막으로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금언이 생각난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도 난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때문이다. 이후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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