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의 기자수첩]사흘을 모르는 세대
[윤성민의 기자수첩]사흘을 모르는 세대
  • 윤성민 기자
  • 승인 2020.07.21 13:3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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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기자
윤성민기자

(경인매일=윤성민기자)21일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내달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이로써 광복절인 15일 토요일과 일요일, 17일 월요일에 이르는 사흘간의 소중한 연휴가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더라도 편히 쉴 수 없는 분들이 주위에 많다. 방역 현장을 지켜야 하는 분들, 연휴 없이 일해야 하는 분들, 공장 문과 상점 문을 닫을 수 없는 분들에 대한 연대와 배려의 마음 또한 잊지 않는 공휴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더라도 국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뜬금없이 '사흘'이 오르내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해버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나흘은 6-7위를 오르내리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검색어가 10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50대를 제외한 10대부터 40대까지를 아우르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사흘이라는 단어에 쏠리게 된 것이다.

급기야 언론과 방송들이 나서 '사흘'의 뜻을 설명해주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긴, 이틀을 2틀이라 쓰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들에게 사흘이 4흘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른다.

언어생활이 갈수록 척박해져만 간다. 인터파크 연령별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1, 20대를 아울러 문제집이나 시험 관련 참고서가 12개나 랭크되어 있다.

시험 위주의 학문에서 벗어나지 못한 교육세태가 언어생활을 갈수록 나약하게 만든다. 문학보다 문제집이 우대받는 사회다. First와 One의 차이는 아는 사람들이 하루와 1일을 혼동한다. 

인문학에 불어오던 겨울 삭풍이 종내에는 사흘을 모르는 세대를 양성하고야 말았다.

취업률에 우선해 문사철을 통·폐합하는 대학들과, 좋은 시험성적만으로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시대적 분위기 탓일까?

자연스런 시대상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사흘과 나흘을 모르는 세대가 자라나 사회의 중추가 되는 것은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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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 2020-07-28 14:04:57
기자님의 글을 보니 기성세대가 잘 못 한거 같아 반성이 됩니다.
입시위주의 사회
취업위주의 사회
이런 현실이 겁이 나는군요

시민 2020-07-26 20:53:05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교육시키자

서연이 2020-07-21 18:20:55
사흘을 모르다니

사흘을 모르는 2020-07-21 14:39:59
사흘을 모르는 세대가 10대 만이 아니라니 가슴이 아퍼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