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인권은 먹고 살 권리
기본적인 인권은 먹고 살 권리
  • 원춘식 편집국장대우 wcs@
  • 승인 2008.05.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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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팍팍하다. 인간은 먹고 살 권리와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탈북자는 먹을 것도 없고 자유도 없기 때문에 따뜻한 남쪽나라 대한민국을 희망한 것이다. 중국은 탈북자 62명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 지난 2004년10월26일 중국 경찰이 새벽에 베이징의 민가 두채를 급습해 체포한 사람들이다. 한국으로 오기 위해 외국공관 진입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국행을 시도하다 붙잡힌 탈북자들은 예외 없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낸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중국이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가서 죽어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굳이 인도주의를 들먹일 것도 없다. 중국은 정말 이 정도 나라밖에 되지 않는 것인가. 탈북자들이 외국공관으로 들어가는 목적은 한국행이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언론에 보도되고 주목을 받게 되면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은 피할 수 있었다. 조용히 숨어지내다 붙잡히면 소리소문 없이 북한으로 넘겨진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국제 여론의 눈치를 살필것도 없이 탈북자를 붙잡기만 하면 무조건 북으로 보낼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탈북자들에게 다른 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 정부에는 더 이상 기대할게 없다는 것을 탈북자들도 다 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씨는 한 인터뷰에서 생명과 생존이 가장 중요한 명제이며 정치와 예술은 두번째 라고 말했다. 힘겨운 시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반추해 볼 만한 원로작가의 말이다. 헌법상 권리인 생명권은 모든 기본권의 핵심이고 그 기초가 된다. 생명권과 생존권은 인간답게 먹고 살아 갈 권리를 말하며 세계인권선언에 나오는 궁핍으로부터의 자유에 해당한다. 생명과 생존이 없는 인간의 자유와 권리는 공허할 뿐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분배를 강조했지만 서민이 겪는 경제적 현실은 참혹했다. 성장엔진이 스톱 상태에 다다르면서 빈부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자영업과 중소기업이 몰락하고 있다. 경찰관 아버지가 야근하고 어머니는 신문 배달을 나간 사이에 3남매가 불에 타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일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채 사회적 낙오자가 되고 있다. 박 승 한국은행 총재는 성장률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며 국민은 고용없는 성장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고통이 5년 10년 게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의 생존이 위헙받는 고통의 긴 터널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맹자(孟子)는 정치의 첫걸음이 백성의 의식주(衣食住)를 만족하게 하는 민생에 있다고 역설했다.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도 없다. 그런데도 여야국회는 민생 살리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개혁 이데올로기에 함몰돼 있다. 국회는 연일 격돌로 지새우며 국민을 우울하게 한다. 외국기관이 조사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중위권 밖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명과 생존은 기본권 질서의 논리적인 기초이다. 생존권을 전제로 신체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도 보전되는 것이다. 민생을 돌보지 않는 정치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국민의 생존, 즉 민생이 보장되지 않은 개혁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은 먹고 살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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