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인 이유는 이러하다
인사가 만사인 이유는 이러하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12.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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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인재에 대한 가치를 하나씩 짚어보면 사람의 재능을 뜻하는 말인데, 누구나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문제는 깜냥이 안 되는 자를 그릇보다 큰 자리에 올려놓았을 때의 폐단인데 가장 먼저 인성이 중요하다.

설령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숙이고 배우다 보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경력이 쌓이면서 천천히 해당 조직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요직에 앉기에 부족한 자가 자리를 차지 했을 때는 통솔력의 부족으로 조직의 일사불란한 가동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얼핏보면 자신의 명령에 따르는 것 같지만 일단 유사시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게 세상 이치다.

모든 분야에는 뛰어난 리더가 앞장설 때 발전이 따른다. 혼을 바쳐 그림을 그린 자가 한국 미술의 대표가 되어야 하고 정치학을 배우고 선진국의 정치를 견학한 자가 정치를 해야 하며 유능한 의학계의 리더가 보건복지부에 요직에 앉아 국민건강을 가이드 해야 한다.

이뿐인가 짚어보면 중요한 자리에는 반드시 적임자가 있다. 해당 분야에 최고 전문가, 가장 경험도 많고 박식한 지식과 신중한 판단력을 지닌 실력자가 이끌어 가야 해당 분야가 발전된다.

그러기에 인사권을 가진 임명권자는 인재를 기용함에 있어 자신보다는 국익에 일조 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야지 마치 밥그릇 챙기듯 지인 중심의 기용은 망국의 지름길인 것이다.

가까이는 임명한 자에게 해로우며 좀 더 나아가서는 이웃과 해당 조직에 이익을 주지 못하고 크게는 국익에 해를 끼치게 된다.

가령 환경의 ‘환’자도 모르는 자를 환경단체의 대표로 임명하면 조직 내에 근무하며 환경에 대해 충분한 노하우를 갖춘 하급자들이 과연 오너의 지시를 다를까.

한마디로 쥐뿔도 모르는 낙하산의 말에 겉으로는 “네네” 하겠지만 속으로는 비웃기 마련이다.

당연히 조직은 멍들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며 결국 피해자는 국민인 셈이다.

환경단체가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잘 해낼 때 얻을 수 있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이렇듯 작은 단체 하나도 이럴진대 그 어떤 분야든 인사가 조직을 망친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전국시대 초기의 유명한 사상가이자 묵가학파의 창시자인 묵자가 리더들에게 전하는 리더십 노하우 중 가장 으뜸이 인재 채용 시 금기사항 6가지를 강조한 바 있는데 가장 첫 번째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기용하는 것은 인덕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수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외부 인력이나 뛰어난 인력을 배척하게 되고 상벌제도나 인사 이동의 불공정으로 전체 조직원의 의욕을 감퇴시키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이직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열심히 일하려는 자 보다는 손바닥 비비며 줄서기 바쁘니 각종 부패가 들끓게 된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안산의 모 공기업이 인재 기용의 실패를 출발로 조직이 멍들고 부패하여 각종 비리가 잇따르니 그 폐단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전가된 바 있다.

통상 관이나 단체에 기용되는 인물들은 녹봉을 받게 되는데 개인 기업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국민 세금으로 채워진다. 일명 혈세 걷어서 제 기능을 못하는 인건비로 줄줄 샌다면 이처럼 힘 빠지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이쯤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은 인사가 있었지만 이번 장관 입각에 대한 청문회는 코로나19 라는 초유의 질병사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가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일정상 22일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4일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미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이제 청문회에 대한 개념은 일반 국민들도 관심을 가질 만큼 세상 밖의 소재가 되고 있다.

앞서 어필했듯 조직의 발전은 대표성을 가진 자의 역량과 능력이 상당부분 영향을 끼친다.

일국의 대통령이 임명하여 국정을 이끌어 가는데 필요한 인재를 고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까지 임명직 장관이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조직을 장악할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일찍이 본 예가 없다.

임기 마치면 떠날 대표가 입사 경력으로 보면 가장 신입 아닌가.

제일 늦게 조직에 들어온 자가 제일 높은 곳에 앉아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전통과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시 해온 역사가 있다.

4명의 장관 후보자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가봐야 알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특히나 국운이 휘청거리는 역병의 창궐 앞에 잘 해도 본전이라는 계산이다.

해당 분야의 조직원들과 어디 있을지 모르는 해당 분야의 최고수가 청문회를 지켜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자고로 국가의 모든 기반은 쌓기 어렵지 무너지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을 잘 써야 한다. 이 새 저 새 날개 뽑아 치장한 까마귀가 출세하고 득세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서지 않았을 뿐이지 작은 한반도에는 스스로가 공작새고 봉황인 인재들이 도처에 산적하지만 때도 아니거니와 자질을 발휘하도록 순리적으로 자리를 비워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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