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타클로스, 루돌프와 함께 춤을!
[사설]산타클로스, 루돌프와 함께 춤을!
  • 이찬엽 논설위원 pinetree0516@hanmail.net
  • 승인 2020.12.2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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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엽 논설위원

12월 25일 하면 성탄절. 축복의 날이다. 그리고 수많은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도 이에 고개를 숙이며 숙연해진다. 죄를 많이 지은 자는 더욱 그렇다. 내 주변에도 눈가에 이슬이 맺힌 자가 많다. 그러나, 이도, 조금 지나 1월 1일 정동진만 갔다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다 잊는다. 그러곤 작심 3일. 인생 뭐 있어? 자. 마시세그려. 하면서.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와 루돌프가 빠지면 안 된다. 핵심 멤버다. 그들이 이날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주객이 전도될 정도로. 산타클로스는 할아버지 신분이며 루돌프는 사슴이다. 아니, 루돌프는 정확하게는 순록이다.

9번째 순록이다. 순록은, 토나카가 별칭이며 몸무게 60∼318㎏, 몸길이 1.2∼2.2m, 어깨높이 0.8∼1.5m의 체구를 가지고 있다. 사슴과에 속하고, 사슴류 중 유일하게 가축화되었다. 다른 사슴은 천방지축(天方地軸)이다. 또한 순록은, 유라시아순록과 산림순록으로 크게 나뉜다. 약 770만~1100만년 전 하나의 조상에서 나왔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선물을 가지고 온다. 그런데 어른보다는 어린이들이 선물을 더 기다린다. 나이가 적을수록 기다림은 더욱 강렬하다. 젖먹는 아기는 오로지 그것만 생각한다. 안 오면 충격을 받는다. 최소 6개월. 이런면에서 산타 할아버지의 기대는, 순간 최고정점에 이른다. 만남의 흥분은 “태양의 흑점”과 같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루돌프가 없으면 사람이 사는 곳에 올 수 없다. 그만큼 루돌프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수족과 같은 존재다. 그리고 루돌프 코는 빨갛다. 동물들은 코를 보면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건조하고 빛이 안 나면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돌프가 썰매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기있고 빨갛고 반짝이는 루돌프 코는 건강과 희망의 상징인 것이다. 과학적으로, 순록의 코는, 모세혈관 밀도가 사람의 그것보다 대략 25% 더 조밀하기 때문에 붉은색을 띤다. 이는 눈 덮인 땅에 코를 이용, 먹이를 찾기 위함이다. 숫컷 순록은 매년 12월 중순 뿔갈이를 하기 때문에 루돌프는 암컷일 가능성이 높다. 이땐, 숫컷은 민뿔이다. 

산타클로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고향이 북극이면서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붉은 옷을 입고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뚱뚱한 할아버지로 기억되고 있다. 이는 필수요건이다. 몸이 마른 사람이라든지 흰 수염이 없으면 대역은 불가하다.

그럼, 산타클로스 대역으로 어울리는 사람으로는 누가 있을까. 북한의 김 아무개를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도 가능하다. 남한에서는 무소속 홍 아무개 의원이 제격이다. 아베가 그 역을 맡는다면 토(吐)가 나 올 것 같다. 시진핑은 웃질 않으니 예선 탈락이다. 또 여성은 안 되지만, 여성으로서는 추 아무개도 적합할 것으로 추정된다. 복장을 상상해 보라. 하하. 

그런면에서, 북한의 김 아무개가 산타복장을 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온다면 통일 대통령은 따논 당상 아니던가⁈ 거기다 그의 입으로 캐롤송까지 한다면, 온 국민이 다시 보게 될 것은 낫 놓고 기역자 아닌가! 근데, 화염방사기는 어디로 가고? 이 건 상상이니 중하게 생각말길. 크리스마스이지 않은가. 웃어보자.

현재 캐롤송 1위는 Last Christmas이다. 대표적 캐롤송으론, 루돌프 사슴코, 징글벨, 창밖을 보라, Feliz Navidad(펠리스 나비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탄일종 등이 불려지고 있다. 캐롤송 종류는 대략 200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징글벨”을 좋아한다. 왠지 모르겠다.
 
그런데,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우리에게서 점점 잊히어지어 있는 것이다. 잊히어질 정도가 아니라 남처럼 느껴진다. 즉, 모르는 할아버지가 돼버리고 있다. 그리고 더 슬픈 것은, 언제부터인가 그를 기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슬프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내 가슴속에 있었는데. 

원인면에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한국에 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굴뚝이 없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죄다 아파트건설을 한다며 콘크리트건물로 전환했고 그결과, 종전의 굴뚝형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도 한 몫 거들며, 2021년 중 아파트 31만9000호를 공급할 것이라는 브리핑을 보니, 내년에도 오긴 또 틀린 것 같다. 봄에 강남제비가 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고 보니 브리핑한 부총리도 산타클로스 대역으로 좋아 보였다. 복장을 상상해 보라. 하하.

역사적으로, 서기 270년 소아시아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한 성인 태어났는데, “세인트 니콜라스”가 바로 그였다. 그는 미라의 대주교이면서도 자선심(慈善心)의 상징이었던 성인이었다. 남모르는 선행과 많은 자선은, 훗날 그를 “루돌프와 짝을 맺어주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강력한 원팀으로. 산 할아버지! 루 사슴! “원팀” 계속 기대할게요!

그런데, 터어키에선 산타클로스가 자기 지역 출신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입에 거품물며. 그렇지만 아나톨리아에 침입한 것이 훗날이므로 앞뒤는 맞지 않는다. 터어키에서는 노엘 바바(Noel Baba)다. 터어키도 참. 한데, “형제나라”라고 하니 좋게 봐주기로 한다. 그곳에서는 공식적 기념은 없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관할 정교회와 가톨릭교회 정도에서 기념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북미대륙의 이주 네덜란드인들에게는 “산테클라스”라고 불렸고, 소설가인 “워싱턴 어빙”이 뉴욕의 역사란 책에서 그를 뉴욕 수호성인으로 지칭함으로써 대중과 가깝게 되었다. 그 결과 지금은, 눈이 오는 나라건 아니건,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굴뚝을 통해 찾아오는 것으로 돼 있다. 선물을 가득 메고. 공식화됐다.

또한,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의 썰매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촉각을 세우기에 충분했다, 전세계를 하루에 그것도 엄청난 속력으로 몇 바퀴 도니 말이다. 참고로, 지구둘레는, 4만 120km이며 시속 100킬로로 400시간 소요된다. 자. 이런 상상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가. 달에 토끼가 산다고 상상할 때가 아름답지 않은가.

더구나, 이란 이라크 전쟁((1980년~1988년) 즉, “승자가 없는 전쟁”에서도,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이라크군이 사기진작(士氣振作)에 활용됐다. 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은 후세인이었다. 두 국가 모두 시아파 우세지역인데 의외로 싸웠다.

원인은 지역패권! 옆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 순니파다. 이슬람교는 순니파(90%)와 시아파(8~9%)로 구성된다. 순니파는 칼리파 제도(계승제)를, 시아파는 이맘 제도를 고수 즉, 알리의 직접 계승을 주장한다. 그러한 그들도 산타클로스를 사랑하지 않았던가. 그러고 보니, 사담 후세인도 산타복장이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고것 참.

올해도 각자의 “가슴속”에는, 이미 산타클로스와 루돌프가 와 있음을 확신한다. 전쟁 중에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병사들도 들떠서 그들을 기다렸듯이, 우리도 이미 그들을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항상 “심장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은, 너무 황폐하고 삭막하다. 그렇다면 반전이 필요한 것 아닌가.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사슴이 “그렇게도” 전하고자 했던 “선물상자의 내용”이 무엇인지, 지금은 그 보따리를 “풀어봐야 할 때”인 것이다.   

이찬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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