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의 선택을 해야 할 시기
솔개의 선택을 해야 할 시기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12.30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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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언제든 열어 볼 수 있는 솔개의 선택은 작금의 현실과 비교해 볼 때 여러모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으나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유래에 의하면 사람의 수명과 비슷한 솔개의 생명은 평균 70년 이상을 살아가는 과정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태어나서부터 약 40년 정도 지나면 부리와 발톱과 날개가 힘이 없어져 더 이상의 사냥의 기능을 잃게 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위산으로 올라가 약 130일 동안 온갖 고행을 겪으며 부활을 꿈꾼다.

먼저 낡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순 후 다시 돋아나면 새로운 부리로 구부러지고 힘없는 발톱과 날개를 뽑아버리면 다시 종신 때까지 멋진 사냥을 할 수 있는 날카로운 발톱과 힘찬 날개가 다시 돋아나 남은 생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현재 처해진 코로나19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경제적 공황과 사회적·문화적 변화에 대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임진왜란도,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의 씨가 말랐던 시절도, 식민지시대는 물론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이겨 낸 민족이다. 폐허 위에 기적을 일으킨 저력을 가진 한국이 질병 앞에 설설 기고 있는 모양새를 선조들이 본다면 뭐라 할까.

전쟁 이후 70년, 근대화의 시기를 넘어 현대에 오기까지 역동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으로 찬란한 문화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배고파 죽겠다던 사람들이 배불러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못 먹어서 말라비틀어진 육신들이 먹거리가 넘치자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시대에 도래했다.

너무 긴 시간 안일하고 평화로운 날들이 조금만 힘들어도 못 견딜 만큼 면역력이 약해진 것이다.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여파는 10월경부터 본격적인 경제공황으로 접어들었다.

어깨동무에 스크럼을 짜고 응원을 하던 모습, 가수는 노래를 부르고 관객은 환호성과 박수를 치며 맘껏 흥분하던 모습, 분위기가 고조되면 술잔으로 러브샷까지 하던 모습들이 지난 과거였다.

이제 바위산으로 가야할 시기다. 단체 활동을 못 하는 대신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잃어버린 일자리 대신 틈새시장을 찾아 새로운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언제까지 갈 것일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새롭게 주어진 환경을 기회 삼아 평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봄이 어떨까. 어차피 피하지 못할 일은 즐겨야하며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되새겨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구책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정부나 지인이나 가족조차 대신해 줄 수 없는 현실적 난관의 최종 해결자는 각자 자신이다.

정부에서는 택시기사부터 노래방까지 또 580만 명에게 9조 3천억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내년 1월부터 지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1차 14조 2천 억 원, 2차 7조 8천 억 원을 포함 총 31조 3천 억 원을 지급한다. 과연 천문학적 지원금이 어디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쓰여 졌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급한 불부터 끄는 게 중요하다는 어필은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미 폐업한 가게에 임대료를 멈춰준다거나 지출은 고정된 반면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얼마간의 현금 지급은 한강에 돌 던지기나 마찬가지다.

자영업자와 건물주의 관계는 천차만별이다 그곳에는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 금전관계가 맞물려 있는 민감한 부분인데 뒷감당을 어찌 하려고 뭘 멈춰 준다는 것인지 마땅한 대안도 없으면서 나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정부는 29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영애 여성 가족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시기적으로 중차대한 시점에 이들 장관이 해내야할 역할은 5천만 국민의 운명이 달렸다고 할 만큼 같은 자리라도 다른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해를 하루 남기고 제야의 종소리조차 들을 수 없게 됐다.

참으로 힘든 기해년, 피하지 못할 상황은 즐길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폼페이의 최후가 오기 전에도 평화로웠고 수중도시 아틀란티스가 물속에 잠기기 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미래에 대한 장담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시련을 훈련으로 여기고 이 또한 지나가리란 진리를 믿으며 오늘 하루를 정성껏 사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 보다 더 필요한 시기다. 테스 형의 가사처럼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렵다고 내일이 안 오던가.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해온 역사가 있었다. 지금의 사소한 질병 앞에 자칫 좌절하거나 위험한 발상을 한다면 나약함을 넘어 그처럼 어리석은 선택은 없는 것이다. 모든 사고는 최악의 조건들이 집약되었을 때 발생한다.

오늘처럼 영하의 혹독한 추위가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을 넘보며 기해년 끗발을 올릴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따스한 온정의 배려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2020년 날마다 작성한 덕암 칼럼이 220회째를 맞이한다. 이제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보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제를 제시하면 대안까지 내놓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함께 하는 그날까지 정부와 국민에게 고하는 이실직고는 계속될 것이다.

아프더라도 솔개의 선택을 이제 우리 모두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재현해 보길 권한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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