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둥근달님 코로나잡귀 이제 그만 보내소서
[덕암 칼럼] 둥근달님 코로나잡귀 이제 그만 보내소서
  • 김균식
  • 승인 2021.02.25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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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의일이다. 당시 강원도 태백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필자와 3살 아래인 중학교 1학년 남동생의 복조리동업은 다소 불공평한 비율로 분배해도 별 다른 이의를 제기치 않은 덕분에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짭짭할 용돈벌이의 창구가 됐다.

새벽녘에 “복 받으세요”하며 울타리 너머로 던져놓고 오후 쯤 수금(?)을 나가면 적게는 1천원 또 어떤 집은 2천원을 주며 인상한번 찡그리지 않는 인심에 다음해를 기약하던 때가 있었다. 요즘 돈으로 2 만원 정도 인데 원가대비 몇 배나 폭리를 취했으나 안사면 복 날아 갈까봐서인지 100%수금으로 몇 년을 우려먹은 적이 있다.

아마도 그 당시 대보름마다 복을 뿌린 노력으로(?) 국내 최대 탄광지역의 경기는 최고조를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근거 없는 자만이겠다. 밤이면 태백산맥 청정하늘의 별빛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빛났고 집집마다 음식 만드는 분위기는 대보름의 참 맛을 느끼게 했다.

밤새지 않고 잠들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말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고 샘표 꽁치통조림 깡통에 관솔가지를 넣어 돌리다보면 웍웍 거리며 불덩이가 돌아가는 모습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옥슨80의 불놀이야로 세상에 선보였다.

내일은 2021년 정월 대보름이다. 한번 지나면 시간의 흐름 속에 다시 못 올 보름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주간날씨를 보면 보름달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너도나도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면 어떨까.

돈 드는 것도 아니고 가까운 동산이나 공원으로 나가서 황금색 달이 뜰 때 소원을 빌어보자. 혼자 하면 독백이고 여럿이하면 기원이며 온 국민이 하면 거대한 텔레파시가 우주로 전해져 이뤄지지 않을까.

황당한 소리 같지만 기운이란 선하고 맑을 때 집중하면 그 효력이 상당하다고 한다. 우리네 어머님들이 뒷마당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하시던 기도로 오천년을 살아왔다. 설령 비과학적 이라 해도 힘든 마음을 내려놓고 올 한해 용기와 희망을 갖는 자리가 된다면 달은 이미 지구에게 그 존재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달나라에 토끼가 방아찧는 건 거짓말로 드러났지만 소원을 비는 마음이 소용없다는 것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법이 엄정해 쥐불놀이는 못하고 인터넷쇼핑몰이 발달해 복조리 영업은 못하지만 힘든 시기에 서로 힘이 되는 카톡 이라도 나누고 식상한 카톡의 그림이나 사진보다는 작은 선물이라도 나누는 인심이 되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정치를 한다면 이럴 때 변두리 쪽방이라도 찾아가 차가운 방바닥에 손이라도 넣어보고 결식아동들에게는 인체에 그리 좋지 않은 인스턴트식품보다 오곡밥에 나물 몇 가지라도 같이 먹어 보는 자릴 만들 것이다.

시기적으로 대보름은 삼일절까지 황금연휴로 이어진다. 갈 때 가더라도 베란다나 대문 옆에 태극기도 꽂아두는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한해가 바뀌면 음력 설날 초승달이 뜬다. 점차 커져서 대보름날에 보름달이 뜨는 이치니 풍요로움과 다산을 기워하며 마음가득 부푼 꿈을 꿀 수 있는 날이다.

저 출산 어쩌고 온갖 요란을 부릴게 아니라 아이를 가지려는 정신적 안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사람이 짧은 삶을 살면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로 얻을 수 있는 편안함과 뭐 하나라도 행복할 수 있는 즐거움이 합쳐진 안락이다.

구중궁궐에 살아도 초가삼간만 못한 것은 타워 팰리스에 거주해도 반 지하 연립에 살며 가족 간에 오순도순 함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문득 1년전 먼저 먼곳으로 간 복조리 동업자가 사무치게 그립다.

자전거보다 오토바이가 낫고 그보단 중고자동차가 더 나은 것처럼 우리네 욕심이란 바라는 만큼 부족할 것이니 적당히 바라며 비우는 것이 채움의 여백을 줄여서 스스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다. 지금은 비록 경제 한파에 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하겠지만 번영이든 패망이든 영원한 건 없다.

다만 바랄 것은 나라 살림을 운영하는 나랏님 들의 신중하고 배려 깊은 판단으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있어야 함과 어느 나라와 비교없이 우리것을 귀히 여기는 국민들의 무던함이 어우러질 때 제3국에서 부러워하며 한류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길이 아닐까.

최근 미얀마 정부의 과도기적 현상을 보며 1980년대 우리 한국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어떤 일이든 새로 거듭나려면 허물벗기는 피하지 못할 과정이다. 군사정권으로부터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한국도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반면 지구상 최대 강대국으로 맹위를 떨치던 미국도 코로나로 인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한국 또한 여러분야로 제 2의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이미 닦아 놓은 민주국가의 터전위에 보다 고품격의 미래를 꿈꾸는 현재야 말로 지구촌 종주국을 향한 우리의 청사진이 아닐까.

사람 앞일을 알 수 없듯이 나라의 미래 또한 그 누구도 예측 못한다. 여기까지 오느라 모든 국민들이 너나할 것 없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각자의 위치나 환경이나 상황은 다르겠지만 어차피 맞이해야할 내일이라면 두려움보다 설레임으로 맞이해보자.

자본주의 국가에서 지금처럼 나라살림을 퍼주는 것 또한 위험한 일이다. 사람은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이기에 돈으로 언제까지 땜질할 것인지 우려스럽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제 그만 코로나 보내고 착하고 지혜로운 우리국민들 앉아서 받기보다 서서 노력으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이 땅을 비춰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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