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별이 지는 순간’ 앞둔 김종인 위원장 리더십 성적표
[정웅교의 정치분석] ‘별이 지는 순간’ 앞둔 김종인 위원장 리더십 성적표
  • 정웅교 기자
  • 승인 2021.03.08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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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교 서울취재본부장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양한 경험, 경제정책 능력과 정치력을 갖고 있는 노련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독일 뮌스터대학 경제학박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노태우 정부 보사부 장관 및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5선 비례대표 국회의원(11·12·14·17·20대),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이 그의 주요 경력이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2020년 6월 1일부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2021년 4월 7일까지 예정된 임기를 마친다면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최장(10개월)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되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1. 김종인 위원장 저력의 원천

김종인 위원장은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의 손자로 태어나 조부가 야당 지도자로 활동할 시 보좌관을 하면서 정치 감각을 익혔다.

김종인은 조부 후광에 더해 독일 유학 경제학박사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라는 이력으로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경제 정책 조언자로 영향력을 키워오다가 1987년 민주항쟁 이후 개헌을 할 때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조항 삽입을 관철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되면서

그는 한국의 ‘경제민주화’ 창시자 내지는 선구자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다.

(헌법 119조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김종인 저력의 원천은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라는 후광, 독일 경제학박사로서 대한민국 헌법 경제민주화 조항의 창안자라는 위상, 그리고 뛰어난 정치감각 등이라고 할 것이다. 

2.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정책에는 제목만 있지 콘텐츠는 없다는 평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정책에는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경제민주화’ ‘기본소득’ 같이 용어만 툭 던질 뿐이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과 방법론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재임 기간도 그렇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재임 기간에도 이렇다 할 경제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실패로 국민들이 야당에게 정책대안을 갈망하고 있어왔지만 국민의힘 전임 당 대표들은 물론이고 큰 기대감을 줬던 김종인 위원장도 만족할만한 경제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주었다.

3. 김종인 위원장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기초한 자기주장만 있지, 당내 소통과 의견 수렴을 통한 집단지성 리더십이 없다는 평가

그의 화려한 가문과 경력이 그에게 선민의식과 엘리트의식을 강하게 심어줬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의해 형성된 자신의 견해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며, 당내 인사들이나 내외부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용하는 데에는 인색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그에게는 뚝심과 소신이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독불장군 리더십’ ‘몽니를 부린다’ ‘사퇴를 무기로 한 벼랑끝 전술의 달인’ 등의 부정적인 비판이 따른다. 그가 정치활동을 40여년 간 한 것에 비해 그를 뒷받침해주는 지지세력이 없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020년 6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협상을 할 당시 미래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중 미래통합당 몫 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러한 선택에는 김종인 위원장의 주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결국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전반기 2년간 국회 운영과 전략에서 제1야당으로서 완전하게 무장해제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충수는 김종인 위원장의 리더십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의 이런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표출하는 것을 자제할 뿐이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어차피 한시적으로 재임하는  인물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당내에 깔려있으며, 탄핵을 겪었고 2016년 20대 총선·2017년 19대 대선·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2020년 21대 총선 등 연거푸 전국적인 선거에서 4연패를 하여 당이 위기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4. 김종인 위원장은 매사 폄훼와 비관론만 펼치지 칭찬과 긍정론은 없다는 평가

야당이 정부·여당을 비판할 때에는 비관론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정부·여당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야당이나 야권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도 긍정적인 평가에 인색하고 비판 일색이다. 아마도 자신 말고는 모두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작년 6월 이래로 야권의 차기대선 주자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군에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 평가절하하는 말을 많이 해왔다.

당 밖에 훌륭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더니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뒤늦게 당내에서 인물을 찾으려고 하니 때는 이미 늦어 인물을 띄울 시간적 여유와 수단이 없게 되었다.

5. 김종인 위원장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 자충수를 둔다는 평가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는 보장이 없게 되자 김종인 위원장이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가 아닌 다른 꼼수를 부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은 여론조사 방법을 채택했으나, 3월 4일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는 여론조사 방법을 사용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우려되기 때문에 여론조사 방법으로 하지 않겠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주장은 너무나 모순적이며 속이 훤히 보이는 꼼수이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10월 3일 당시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경선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 무소속 박원순 후보, 최규엽 민노당 후보 3자 간에 이루어졌는데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승리해서 야권 단일 후보가 되었다. 당시 민주당은 안철수의 양보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지지율이 급 상승한 박원순 후보가 최종 단일 후보로 되는 것이 본선에서 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박원순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정했고 예상대로 박원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

이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박원순을 공격하거나 폄훼하지 않았다. 단일화 경선 후에는 민주당이 거당적으로 박원순 후보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펼쳤고 박원순 후보는 당선되었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는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산이 되었고, 선거 후인 2012년 2월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주당에 입당했던 사실을 김종인 위원장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처음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조건 야권 단일 후보가 승리해야 하고,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되어 승리하면 금상첨화다’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 이렇게 해서 야권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되든 승리하게 되면 2022년 3월 9일 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게 유리한 정치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은 김종인 위원장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6. 김종인 위원장의 정치적 미래

김종인 위원장이 작년 6월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을 때에는 대권에 대한 꿈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는 특유의 이슈 파이팅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은 매일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무성 전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시절 2014년 7월 이후 1년 이상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20% 내외에 있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최고위원 역시 2019년 2월부터 1년 가까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20% 내외에 있었다.

반면에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은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은 5% 미만으로 미미하다. 이는 그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와 평가는 높지만 일반 국민의 평가는 낮아 양 평가 간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정치 행위와 발언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 지적한 그의 리더십의 한계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2세의 그가 제1야당을 재건하려고 열정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우리나라 정당사에 김종인 위원장과 견줄 정치감각과 뚝심을 가진 80대의 노정객의 출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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