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D-13 소통령 선출 민심의 잣대일까
[덕암 칼럼] D-13 소통령 선출 민심의 잣대일까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3.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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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는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안철수·오세훈 후보의 각축전이 끝나고 박영선 대 오세훈 두 후보, 양강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예선전이 끝난 셈인데 이제 본선에 진출한 두 선수의 개인기와 인지도에 따라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에 대해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서울 시민들이야 그렇다 치고 전국에서 지켜보는 이유는 다 알다시피 민심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각각 61세 박영선 후보와 60세인 오세훈 후보는 연령대로 보면 이제 한창 일한 나이지만 방송인 출신이라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MBC 앵커였고 오세훈 후보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였다.

박영선 후보는 MBC 기자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BBK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BBK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고 4선의 국회의원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지내며 민주당의 중진 역할을 해 왔다.

반면 정치 신인시절 오세훈 후보는 정치인들이 기업에서 후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들을 통과시켰고 박 후보가 저격한 이명박 캠프의 대변인 역할을 해 왔기에 사실상 두 후보의 과거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볼 수 있다.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땅으로 발목을 잡히는 반면 박영선 후보도 도쿄 아파트 처분으로 쌍방이 얽혀버렸다.

이제 13일 남은 선거에 양 후보와 선거 관련 내부자들의 초조한 심경은 말해 뭐하랴,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가 마치 전체 국민의 민심으로 착각한다면 이는 정치인 입장에서 그런 것이지 실제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리 관심이 없는 편이다.

지금까지 여당이 잘 해서 여대야소가 되었던가. 야당이 못 해도 워낙 못 하니 더불어 얻은 민심이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보니 표가 몰린 것인데 마치 선택받은 정권인 마냥 착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렇다고 군소 정당에게 갈 표는 더더욱 없는 것이고 어쩌다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아직도 대한민국은 후보 보다는 당의 색깔을 보고 찍는 후진국형 선거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시장과 국회의원과 대통령까지 뭘 알아야 선택을 하든 말든 할 것이지 이미 투표도 하기 전에 온갖 여론조사와 가상 대결은 물론 출구조사까지 오두방정을 떨어대니 심사숙고할 유권자들의 선택은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만 그랬을까. 지난 21대 총선은 어땠고 그 전에 지방선거는 어땠을까. 한마디로 바람에 휩쓸리어 후보의 자질과 능력보다는 어떤 당이냐에 따라 선택하고 자시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선택한 게 지금의 여당 독주요, 야당의 무능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중치 못하게 선택한 유권자들이 고스란히 그 폐해를 감당하는 게 맞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달라지는 선거문화를 제시하고자 한다. 후보와 유권자 사이에 불필요하게 선택의 여지를 흐리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면면과 리더십을 알아야 하는데 TV토론이나 기타 유권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통로를 마련하여 특정 방송사나 집단들이 무리로 몰려 이익을 전제로 답변을 요구하는 행태부터 바꿔야 한다.

그 방법에는 미리 짜놓은 프레임 형태의 홍보성 방송이나 신문 인터뷰 보다 후보가 직접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진솔한 심성과 경험들을 파악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선거 홍보담당자가 작성해 준대로 읽는 낭독자가 아니라 좀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답변하고 그 과정에서 부풀려지거나 당선 후 책임지지도 못할 공약이라면 신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일국의 수도인 서울이 백년 후를 바라보고 그 기반을 잘 다지려면 지도자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하나 잘못 뽑아서 도시발전이 후퇴한 사례가 한둘인가. 인기에 부합하여 비현실적인 정책을 내세워 소중한 혈세를 낭비한 사례 또한 한둘인가. 앞서간 인물이 성추행으로 불행한 꼭지점을 찍었다.

누군가 나서야 하고 하나는 뽑아야 한다면 일시적인 외형이나 번지르르한 말이나 그럴듯한 공약 보다는 도시발전에 필요한 현실적인 기획과 소신있는 추진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를 잘 치러야 정치권에서 선택받은 것으로 착각하지 않는다. 지도자는 당선되면 뭘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있어야 하고 아무나 뽑는 습관이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무관심은 자신의 운명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당선시켜 놓고 혐오하는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 했다. 조지 네이션은 “나쁜 관료들은 투표하지 않는 좋은 시민에 의해 선출된다”고 했다.

특히 도산 안창호 선생은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손님이라며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정당들이나 언론이 요란을 떠는 선거는 사실 누굴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선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 오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투표는 꼭 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거 날을 무식하게 노는 날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잘못된 선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자격조차 없는 것이다.

최근 정권의 행태를 보면 마크 트웨인의 말이 생각난다. 모든 권력을 한 정당에 맡기는 것은 나쁜 정부에 보험을 드는 것이라 했으니 여대야소의 굴러가는 모습이 어찌 예언대로 일까.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국민이 주인 됨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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