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김종인 리스크’ 관리, 국민의힘 최대 현안 문제 급부상...향후 큰 위협 요소, 적대관계로 변질 우려
[정웅교의 정치분석] ‘김종인 리스크’ 관리, 국민의힘 최대 현안 문제 급부상...향후 큰 위협 요소, 적대관계로 변질 우려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4.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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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선 승리로 더 올라간 중량감과 브랜드 파워로 국민의힘 역공격...국민의힘 공중분해, 제3지대 정당으로 헤쳐모여 시도 가능성 배제 못 해
- ‘특정 당에 대한 영혼도 애정도 없는 정당 전문경영인’ 속성상 예견된 일
- 국민의힘과 김종인 간 갈등, ‘장외 우량주’ ‘장외 대장주’ ‘장외 최우량기업’ 윤석열 전 총장의 ‘정치시장 상장’ 연착륙 어렵게 해
- 그의 4월 8일 퇴임 기자회견 쓴소리, 향후 국민의힘 비판·공격의 명분·여지를 위한 것
- 그는 “윤석열 전 총장, 국민의힘에 안 갈 것 같다.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금태섭 전 의원의 새 정당으로 갈지도” 전망
- 권영세, 홍문표, 장제원, 조해진, 배현진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등 김 전 위원장 행태 비판...정진석, 박진, 홍문표 의원 등 국민의당과 조속 통합 촉구...김종인과 상반된 입장
-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등 중진들 의지대로 비대위가 중요 안건 순조롭게 의결할지, 내분 생길지 관심 대상...비대위원 대부분 김 전 위원장과 가까워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최근까지 몸담았던 국민의힘과 한때 동지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거리낌 없이 독설과 비판을 연이어 퍼붓고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냉혹한 정치의 세계, 비즈니스의 세계라고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보통사람들의 행동 양식, 상도의商道義와는 너무 달라 당혹스럽고 민망하다.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의 이러한 관계는 김 전 위원장이 ‘영혼도 애정도 없는 정당 전문경영인’ 속성상 예견된 일이며,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결과론적인 분석이지만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후 위기 탈피를 위해 김종인 비대위체제를 구성함으로써 4·7재보선 승리의 기쁨은 순간이고 선거 후 역으로 큰 위협 요소, 적대관계로 변질되는 상황을 가져오기 때문에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은 큰 패착이라는 성급한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1.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여야를 넘나든 경력...‘영혼도 애정도 없는 정당 전문경영인’

김종인 전 위원장은 ▲17대 총선 당시(2004년 3월∼4월) 새천년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지지 ▲19대 총선 당시(2011년 12월∼2012년 3월) 새누리당 비대위원, 2012년 18대 대선 당시(2012년 9월∼12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2016년 20대 총선 당시(2016년 1월∼8월까지)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2017년 19대 대선 당시(2017년 4월 30일∼5월 9일) 국민의당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및 안철수 대선후보 지지 ▲2020년 21대 총선 당시(2020년 3월 29일∼4월 15일)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총선 후(2020년 6월 1일∼2021년 4월 7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여야를 교차해가며 중책을 맡거나 대선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특정 정당 또는 인물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에 따라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그는 어느 정당·인물에 대한 지속적인 소속감이나 애정이 없어 ‘영혼도 애정도 없는 정당 전문경영인’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은 연봉과 처우에 따라 이 회사 저 회사를 옮겨 다닌다. 때문에 자신이 한때 경영했던 기업일지라도 퇴임 후 다른 기업으로 옮기면 예전의 기업에 대한 로열티는 깡거리 없어지고 경우에 따라 경쟁·적대 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2. 김 전 위원장, 4월 8일 비대위원장 퇴임 기자회견 쓴소리는 향후 국민의힘 비판·공격을 위한 명분과 여지 미리 만든 것

지금 김종인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관계가 기업의 전문경영인 행태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는 지난 국민의힘의 4·7재보선 압승 후 4월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쓴소리를 많이 한 바 있는데, 이는 그가 향후 국민힘과의 관계를 내심으로 설정하고 밑자락을 깐 발언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이다. 즉 언제든지 국민의힘을 비판·공격할 명분과 여지를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는 퇴임사에서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점 투성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다.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국민은 이러한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다.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절히 소원한다”며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더 철저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반사이익으로 승리한 국민의힘일지라도 퇴임하는 마당에 이처럼 고언 수준을 넘는 강한 질책을 한 것은 나중에 가서 ‘거봐라 내가 그때 이미 경고했는데도 너희들 하나도 안 변했어. 너희들 집권 능력도 가망성도 없는 집단이야. 그래서 나는 국민의힘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와 같은 비판을 할 여지를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다. 

3. 김 전 위원장, 지난 12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 맹비난

그는 지난 12일 그의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우려했던대로 가고 있다"며 "지금처럼 해선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도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취임할 때부터 재보궐 이후 사라지겠다고 해왔지만, 그런 생각이 더 굳어진 건 선거에 자기 당 후보를 내는 것에 관심이 없는 행태를 보고 나서다"라며 "선거가 끝나고 다들 당 대표할 생각밖에 안 한다. 이게 이 당의 생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선을 치룰 수 있는 기본적인 ‘필요조건’을 만들어주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충분조건’은 당 사람들이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다들 당권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재등판 가능성에 대해서 “더 이상 애정이 없다. 보궐선거 전에 중진연석회의를 했다. 소위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 끝나고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엔 절대로 안 갈 것이다”고 단언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에게 쓴소리하는 데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사감을 가질 일이 뭐가 있나. 내가 욕을 한다고 하는데 언제 그랬나. 오 시장 당선이 확정돼 기자회견을 하던 날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라는 소리만 강조했다. 자기만 선전했다. 명색이 선대위원장인데 금태섭 전 의원도 입은 국민의힘 당 점퍼를 한 번도 입지 않은 사람이 안철수다. 오세훈 시장 지원 유세하는 건 좋다. 그런데 부산과 경기도에 간 건 내년 대선을 위한 자기 홍보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5월 중 빛을 볼 일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에 입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을 하고 “지금 시대정신이 공정이다. 윤 전 총장이 시대정신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높게 평가했다.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안 갈 것 같다.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3지대라는 말은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정당은 대통령의 당이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돌아가고, 대통령이 없으면 오합지졸이 된다. 그래서 강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 5월쯤 되면 무슨 빛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내년 대선 전망에 대해 “이런 식으로 끌고 가서는 국민의힘으로 대선을 해볼 도리가 없다. 정강 정책에 따라 의원들이 입법활동을 하는 것도 전혀 안 보인다. 그러니 일반 국민은 `저 당이 진짜 변했나`라는 말을 한다”며 부정적으로 봤다.현재 나온 대선 후보들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구조 전체가 바뀌기 때문에 대선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누가 잘 설계할지가 중요한데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4. 김종인 전 위원장 발언에 대한 국민의힘 중진들 강한 비판과 국민의당과의 통합 촉구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4월 14일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권영세 의원(4선)이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현명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신석 의원(5선), 박진 의원(4선), 홍문표 의원(4선) 등은 이 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곧 자강이라며 조속한 통합을 주장해 김 전 위원장의 통합 반대 입장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전 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건방지다’고 폄하하며 ‘자강론’을 내세워 국민의당의 통합을 반대한 것에 대해서 여러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홍문표 의원(4선)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어 “문재인 정부의 독선, 오만과 김종인 전 위원장님과 무엇이 다르냐”며 “사사건건 앞으로도 ‘감 놔라 팥 놔라’ 하면, 이 당이 누구 당이냐. 300만 명의 당이다. 우리가 잘 해 나갈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제원(3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뜬금없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토사구팽식 막말로 야권 통합에 침까지 뱉고 있으니 자아도취에 빠져 주체를 못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태상왕이라도 된 거냐. 무슨 미련이 남아 그토록 독설을 퍼붓는지 모르겠다. 당이 붙잡아주지 않아 삐친 거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해진(3선) 의원도 이날 “우리의 승리라고 하더라도 범야권의 승리지, 국민의힘만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며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 등 중도세력이 큰 힘이 되었음은 분명하다”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재오 상임고문(전 5선)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선거는 3자로 해도 이겼다는 둥, 국민의힘만 자강해야 된다는 둥, 무슨 잠꼬대를 하는가. 존재 자체가 분열인 자들의 말에 취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초선)도 지난 11일 김 전 의원장을 겨냥해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했겠는가”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5. 김종인 리스크 관리가 국민의힘의 최대 현안 문제로 부상 시작...재보선 승리로 더 올라간 중량감·브랜드 파워로 역으로 국민의힘 공격...마땅한 대응책이 없어...그와 대부분 우호적인 비대위, 중요 안건 처리 시 내분 생길 수도 

이처럼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나자마자 여러 언론을 통해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를 비난하고 그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하의 국민의힘 4·7재보선 압승이 비록 정부·여당의 실정과 불공정·오만·독선·위선·괴변에 대한 심판·응징·분노, LH 사태,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 등 반사이익으로 생긴 것이지만 외형적으로는 오롯이 그의 승리 신화, 업적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러한 경영 성과를 낸 정당 전문경영인이기에 정치시장에서 그의 몸값은 더욱 올라갔고 언론의 포커스를 받고 있어, 언론은 연일 그의 말 한마디와 일거수일투족을 대서특필하고 있으며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그는 이제 국민힘과의 연을 끊었고, 더 나아가 재보선 승리로 더 올라간 중량감과 브랜드 파워로 역으로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 금태섭 전의원 등과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 독자노선을 걸으며 국민의힘을 공중분해시켜 제3지대 정당으로 헤쳐모여시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 

따라서 6월 초까지 선출될 국민의힘 지도부의 최대 현안 문제가 ‘김종인 전 위원장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될 것이다.

대선 정국에서 ‘장외 우량주’ ‘장외 대장주’ ‘장외 최우량기업’으로 평가받는 윤석열 전 총장의 ‘정치시장 상장’을 놓고 국민의힘과 김종인 간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총장 운신의 폭이 제한되고 ‘정치시장 상장’에 연착륙하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야권이 분열되어 대선을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즉 국민의힘과 김종인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갈등·분열, 위협·대립·적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과거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민주당 승리라는 실적으로 자신의 몸값과 정치적 파워를 높여 다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발탁되었다. 국민의힘 4·7재보선 압승이라는 실적으로 정치적 파워와 위상을 더욱 높여 윤석열 전 총장과 제3지대 정당 창당, 킹메이커로 대선 승리라는 또 다른 승리 신화를 쓰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국민의힘 비대위원 대부분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고 구성하였기 때문에 이들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우호적이고 향수를 가지고 있으며 동조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지도체제 변경 당헌 개정과 국민의당과의 통합 의결 등 중요 안건을 처리할 경우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등 중진들의 의지대로, 국민의힘 비대위가 순조롭게 의결할지, 내분이 일어날지 등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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