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정세균 총리, 대권 도전 위해 사임...국정 3대 실패 책임 커 전망 어두어...부동산정책, 추미애 장관 난폭·기행,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에 큰 책임
[정웅교의 정치분석] 정세균 총리, 대권 도전 위해 사임...국정 3대 실패 책임 커 전망 어두어...부동산정책, 추미애 장관 난폭·기행,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에 큰 책임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4.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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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정사상 처음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대권 가도 발판 마련 위해 관례 깨고 실리 택해
- 그는 합리적·온화한 성품, 친화력, 당내 세력, 다양한 경력으로 능력이 검정된 안정적 리더십의 강점
- 카리스마, 정치적 매력, 대중적 인기도, 능력 등을 반영하는 대선 지지율 1∼3%에 그쳐 향후 대권 가도 전망 불확실
- 총리 사임으로 지지율 상승 수단 많지 않아...정치는 생물, 정치적 돌발 변수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승리 가능성도 열려 있어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오늘(4월 16일) 사임했다. 그는 2020년 1월 14일 제46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이래 15개월간 재임했다. 

국무총리는 조선시대 영의정(1984년 갑오개혁 이후 영의정이 총리대신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이후 내각총리대신, 의정, 의정대신 등으로 개칭)과 비견되는 자리로 흔히 1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고 한다. 위에는 대통령 한 명만 있고 나머지 모든 사람의 위에 있는 자리라는 뜻이다.

역대 국무총리의 성격과 위상에 따라 대독·실무형·관리형 총리(일반적 대부분의 총리)와 실세·책임 총리(김종필·이해찬), 정치형 총리와 비정치형 총리 등으로 분류하는데 정세균 총리는 실무형·관리형 총리이며 정치형 총리로 분류할 수 있다. 

국무총리는 헌법에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제86조 ①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제87조 ①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정세균 총리는 1996년 15대 총선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한 이후 20대 국회의원까지 6선을 하면서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2005·2007년 각각 열린우리당 당의장, 2006년 산업자원부 장관, 2008년 민주당 대표, 2016년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2020년 국무총리 등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요직을 거쳐 관운이 좋은 사람,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어쩌면 전대미문의 기록 보유자가 될 것 같다. 

1. 국회의장 출신 정세균, 관례 깨고 실리(국무총리) 선택한 이유...대권 발판 마련 위해, 당시 대선 지지율 1위 이낙연 전 총리 벤치마킹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 출신이 국가 의전서열 5위인 국무총리로 임명되는 것이 입법부의 체면과 위상을 떨어뜨리고 입법부를 행정부에 예속시킬 우려 등으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그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명분보다는 대권 발판 마련을 위해 국무총리라는 실리를 선택했다.

그가 실리를 택한 이유는 이낙연 전 총리가 총리를 역임하면서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에 대한 ‘사이다 답변’ ‘되치기 답변’과 민생 현장에서의 꼼꼼한 메모 등이 국민적 인기를 끌면서 이 전 총리가 대선 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한 벤치마킹이라고 할 것이다. 

그는 2006년 열린우리당 당의장(대표 격) 재임 시절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직행할 때도 집권당 대표가 장관으로 가는 것이 격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실리를 택한 적이 있었다.

2. 정세균 총리의 과거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성적...화려한 경력과 조직력에도 2012년 4위

그는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미소짓는 표정이 그의 상징처럼 돼 있고, 1년에 한 번 기자들의 투표로 당마다 1명씩 가장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 수여하는 백봉신사상을 12번이나 타서 현재 최다수상자다. 이처럼 그는 온화하고 처세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반면에 그는 뚜렷한 개성, 카리스마 등 정치적 매력을 갖춘 '스타' 정치인은 아니었다. 단지 안정감과 친화력이 있는 관리형 리더십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대권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 대선 후보 경선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4명이 참여했다. 이 당시 그는 국회의장 재임이라 경선에 참여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승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그는 7% 득표로 1위 문재인(56.52%), 2위 손학규(22.17%), 3위 김두관(14.3%)에 이어 꼴등을 하였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 시에는 정세균 당시 의원은 당대표를 두 번 역임한 바 있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경선에 나가지 않았다. 예비 후보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추미애, 천정배, 김두관, 신기남 후보 총 9명 중 본선 진출자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으로 압축됐고 이 중 친노계인 유시민과 한명숙이 같은 친노계 이해찬을 지지선언하고 사퇴하여 3파전에서 비노계 정동영이 최종 승리했다. 

결국 정세균 전 총리는 원내대표 1회, 당대표 3회를 역임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내 세력 이른바 정세균계가 어느 정도 있지만 국민 지지율이 받쳐주지 않아 최근 3번 대선후보 경선에서 2번은 출마하지 않았고, 1번은 출마했으나 4명 중 4위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3. ‘정세균 국무총리’ 평가...부동산정책 실패, 추미애 장관 난폭·기행,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에 큰 책임

정세균 총리가 15개월 동안 재임하면서 괄목한 성과를 낸 후 대선 후보 지지율을 올리려던 당초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정 총리는 재임 기간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실패했고 이것이 곧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실정(失政)이 되었으며 이번 4·7재보선 참패로 귀결되었다.

첫째, 정세균 총리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 확보 실패 등 총체적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1차적 책임이 있다.

그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2020년 초부터 맡아 코로나19 방역을 총괄지휘하여 작년 중반기까지는 성과를 냈고 국내외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심각한 국가재난사태를 준 전시상황으로 여기고 민주당에게 묻지마 평가(투표)를 해서 민주당이 만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하여 서서히 불신을 갖게 되었고 특히 2021년 2∼3월부터는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었다. 

4월 15일 기준 국내 인구(5200만명) 대비 1차 백신접종률이 2.47%에 불과하다. OECD 37개국 중 35위, 전 세계에서는 84위 수준이며 최근에는 100위 밖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남미 국가들보다도 백신 접종률이 낮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브라질 접종률은 14.9%, 콜롬비아 6.2%, 페루 3.3%, 볼리비아 3.9%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미얀마(1.91%), 뉴질랜드(1.87%), 일본(1.38%), 필리핀(1.15%), 태국(0.83%) 등이다. 일본은 자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중이어서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 

이대로 가면 당초 정부가 공언했던 금년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집단면역 도달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란 백신 확보 실패의 1차 책임은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정세균 총리에게 있다. 2차 책임은 백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안전처 등에 있는데 이들을 관장하는 자리가 바로 정세균 총리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국민적 비난을 일시적으로 모면하려고 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어 더욱 국민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둘째, 정세균 총리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2차적 책임이 있다. 그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땜질식 부동산정책을 남발하여 결국 부동산 폭등을 가져오기까지 이들을 적절히 관리·감독하지 않고 방기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헌법 제86조 제2항(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과 제87조 제3항(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에 근거하여 얼마든지 각부 장관들을 통할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이번 4·7재보선 민주당 참패의 가장 큰 근본원인(근인根因)이었는데 여기에 정 총리의 책임이 컸다. 

셋째, 정세균 총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과 윤석열 검찰총장 장악·탄압을 방기한 1차적 책임이 있다. 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전횡과 난폭·기행,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 등 정부·여당의 검찰 장악 시도 및 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통한 검찰해체 시도를 방기했다.

정 총리는, 추미애 장관이 검찰에 대한 일방적 공격과 전횡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여 추미애·윤석열 갈등(추윤갈등), 즉 양비론적 시각으로 마치 두 명 모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인식함으로써 추미애 장관의 비상식적·비이성적·기행적 난폭 언행에 대해 전혀 제지하지 않다가 후반에 와서 양쪽을 넌지시 나무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당시 정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추 장관 경질을 건의했다는 설도 있으나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결국 추미애 장관과 민주당의 검찰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일방적 공격이 지난 3월 4일 윤석열 총장의 전격 사태로 귀결되었고, 3월 2일 터진 LH 직원 투기 사태와 맞물려 4·7재보선 민주당 참패의 근접원인(근인近因)이 되었다. 

4. 정세균 총리의 대권가도 전망 발지 않아...3대 국정 실패 책임, 낮은 지지율

정 총리는 4·7재보선 전인 금년 1월부터 재보선 이후 사임할 의향을 비췄다. 4·7재보선 임박해서는 이란 출장을 다녀온 직후에 사임한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다. 

4·7재보선 전에 사임 예고를 함으로써 재보선 결과에 따른 문책성 경질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갖지 않으려는 전략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월 16일 국무총리를 포함한 5개 부처 장관 인사 발표는 4·7재보선 민주당 참패에 따른 국정쇄신의 일환이고, 엄밀히 말하면 정세균 총리는 앞에서 지적한 3가지 실책을 했기 때문에 문책성 경질을 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4월 16일 유영민 비서실장의 개각 발표를 통해 정 총리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 총리가 총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음에도 대선 도전을 위해 자진 사임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민주당 대선 주자군 중 한 명이 되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다. 

정 총리는 전북이 고향이어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같은 호남지역 기반이고 문재인 정부 같은 총리 출신 등 공통점이 많다. 한국갤럽이 4월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4월 1일 7%에 이어 4월 15일 5%로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낙연 전 대표를 대체하여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 내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정 총리는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 친화력, 당내 세력이 있고, 국가 의전서열 2위(국회의장)와 5위(국무총리) 직책 및 당 대표 3회·원내대표 1회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할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여 능력이 검정된 안정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카리스마, 정치적 매력, 대중적 인기도, 능력 등을 반영하는 대선 지지율은 1∼3%에 불과하다(한국갤럽 4월 16일 발표, 1%). 총리 시절 노란 점퍼 입은 그의 모습이 거의 매일 TV와 언론에 보도되었음에도 이처럼 낮은 지지율은 그의 대권 가도가 밝지 않음을 나타낸다. 

총리를 사임한 그에게 앞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단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고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어떤 정치적 변수가 돌발적으로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가 현재의 난관과 향후 변수들을 잘 돌파하고 활용한다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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