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6·10 항쟁의 쓰라린 결과물
[덕암 칼럼] 6·10 항쟁의 쓰라린 결과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6.10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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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1987년 6월 10일,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오늘은 전국적으로 온 국민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며 차량 대신 인파가 도로를 메운 날이었다.

1987년 4월 전두환씨의 후임 대통령을 간접 선거로 선출하겠다고 선언한 4·13 호헌 조치를 발표하자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기폭제로 학생과 시민들은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를 위한 헌법 개정을 요구했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민주화 선언을 통하여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5년 단임의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9차 헌법 개정을 통해 제6 공화국이 등장했다.

이렇게 군사정권의 살벌한 대단원은 종지부를 찍었고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현실을 맞이한 것이다.

이렇듯 역사는 돌고 돌아 격동의 당시에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며 권력은 10년을 못 간다는 말이 헛소리는 아닌 듯싶다. 당시 분위기는 어두운 시대를 종식하고 새로운 미래가 새벽처럼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육군 병장 말년 휴가를 나온 필자가 본 부산의 도심은 특정인의 주도 없이 학생·주부·어르신 등 온 국민이 일심동체 였다. 군 부대 내에서 연일 시위대 막는 충정 훈련만 받던 시기라 심리적으로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연습한 대로라면 나라 지키라고 거둬들인 세금으로 군복 입고 방패와 몽둥이 들고 이들을 대상으로 군홧발을 굴러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6·10항쟁은 군부의 항복을 받아냈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격동기를 지나 급변하는 자유의 맛을 볼 수 있었다.

이어 1988년 “쎄울 꼬레아”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력을 보여주었고 올림픽이라는 엄청난 행사를 마칠 수 있었으며 다음 해인 1989년 부터는 해외 여행의 자유화로 김포공항은 인파로 미어터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당시에는 묶였던 고삐가 풀린 셈이다. 그렇게 군부가 종식되고 몇 번의 대통령이 바뀌면서 이 땅에 민주주의가 성장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보라, 이러라고 그 독한 최루탄 마셔가며 남산으로 남영동과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고 필자처럼 태백 경찰서 창고로 끌려가 고초를 감내했던가.

얼마나 어렵사리 얻은 자유인가. 한때 국민의힘이 집권하던 시절 이래저래 해 먹어도 안 먹는 자만 병신 되던 시절이 있었다.

자유를 빙자한 방종이 판을 치고 착하게 줄서는 자만 새치기와 얌체 짓에 늘 손해를 보던 시절, 지금처럼 모든 등기가 전산화 돼 키보드 자판만 두드리면 죄다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노태우 전 정권의 주택 200만호 건설이 발표되고 하루 아침에 땅 부자가 된 졸부들이 곳곳에 넘쳐났다.

세월이 지나 30년도 넘은 이 시점에 다시 문재인 정부가 2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 건설사가 5만개라 200만호 건설 계획을 충분히 해낼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과잉 공급이 가져오는 폐단은 어쩔 것인가.

신도시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니라 각 분야별 타당성 검토와 해당 지자체의 협조는 물론 다양한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정보 단속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사돈의 팔촌까지 명의 돌려서 사 놓으면 아무리 비바람이 불어도 몇 년 뒤 평생 먹고도 남을 차액이 생기는데 누가 알면서도 외면할 수 있을까.

이렇듯 정보유출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즉, 예견된 인재였다. 그래서 터진 것이 LH사건인데 마치 엄청난 비리와 새로운 걸 발견한 것처럼 흥분의 도가니로 빠진다. 지금 장난치는 건가. 국민을 호구로 알아도 유분수다.

필자가 주장한 것이 덮자 였다. 이미 경기불황은 코로나19로 덧씌워져 그냥 넘어갔다고 치자, 안 그래도 가난에 질병에 힘든 상황에 분노까지 더해서 어쩔 것인가.

국민들이 분노하면 인정할 건 인정하고 열심히 잘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맞는 것이지, 더불어민주당은 12명을 강제 탈당을 시키고 이걸 국민들한테 자폭했으니 봐 달라는 드라마를 펼친다. 이쯤 되면 제대로 까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 같은 자충수에 국민의힘은 국민권익위윈회의 수장이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며 셀프 감사라고 지적했다.

어차피 둘 중 하나는 제대로 걸린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말대로 그 많은 의원 중 부동산 투기 의혹을 가진 자가 12명 뿐이고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그래서 나머지가 대선 승리의 구성원이 되어 준다면 계산은 맞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말대로 이것이 셀프 감사라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두 번 우롱한 셈이다. 이 때 등장한 것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감사원 감사 청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감사가 국회의원 감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은 걸 뻔히 알면서도 억지 주장이라는 주장이다.

이쯤 되면 어느 쪽 말이 맞든 둘 중 하나는 틀린 말일 것이고 면피용 감사를 국민 신뢰의 계기로 삼으려는 파렴치한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술 더 떠 안산 출신의 김영환 전 의원은 많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금융거래나 부동산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조사가 거부 된 채 이루어진 셀프 조사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힘은 생선 가게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며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대 놓고 말해 이참에 서로의 밑천을 까 보자는 것인데 구리지 않은 자 나오라는 의미다. 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언제 국민이 국회의원들 해 먹은거 토해내라 했던가. 지금이라도 일 크게 만들지 말고 대충 덮자.

국민들은 배가 고픈 것이지 누가 얼마나 해먹은 것에 대해 별 관심 없다. 괜히 제풀에 오버하는 정치권의 행태가 안 그래도 힘든 마음에 돌덩이를 하나 더 얹는 것에 불과하다.

34년 전 6월 10일보다 지금이 더 나아야 하지 않을까.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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