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미성년자, 국가의 미래를 성공시키는 자다
[덕암 칼럼] 미성년자, 국가의 미래를 성공시키는 자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7.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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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요즘 한글로 장난치는 공공기관과 단체들이 난무하다. 그나마 영업을 목적으로 영문 섞어 넣기나 소리 나는 발음대로 적는 것은 애교다.

‘맛점 드세요’ 등 낱말의 글자 첫머리를 따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간판을 뒤집어 다는 경우도 있다.

필자도 모처럼 따라 해보자는 측면에서 미성년자의 삼행시 ‘미래를 성공시키는 자’로 오늘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지금 기성세대들이 백년 천년 살까. 사람의 사회적 활동 시기는 개인적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기껏해야 성인이 되어 정년까지 평균 40년 정도다.

아파트 경비나 학교 앞 교통정리를 하는 어르신, 꽃밭 가꾸기를 공공근로로 하는 분들을 보며 한때 잘나가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으랴. 산술적으로 볼 때 지금의 초·중·고 학생들이 커서 어른 되는 것이지 날 때부터 기성세대는 없다.

비교해 볼 때 가을의 풍년은 봄에 씨를 뿌려 가꾸는 과정에 따라 결실이 다른 것처럼 사람 사는 세상은 아이들을 잘 키워야 훗날 사람 사는 세상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 교육시키는 과정이야 말로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며 지식보다 지혜를 가르치는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지식 강조로 좋은 대학, 좋은 직장만 보내려 하고 애써 노력하는 인재 보다 빽 좋고 배경 좋은 아이들이 새치기가 성행하니 무슨 의욕이 있으며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을까.

작금의 일부 뉴스를 참고하자면 나무의 뿌리가 썩고 있다는 느낌이다. 겉으로 자라는 기성세대 가지와 살만한 중산층 잎사귀는 무성하지만 정작 중요한 미성년자 뿌리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도 속수무책 피할 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인터넷의 발달로 정제 되지 못한 정보나 말초신경이나 자극시키는 원초적 욕구들이 가장 문제겠지만 부모의 열악한 경제 그늘에 자연스레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는 그 어떤 난제보다 시급한 대안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핵가족, 이혼증가 등 경제 외에도 이차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태어나면서 걸음마만 하면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정책부터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 점점 자식이 보물단지에서 애물단지로 각인되고 자식은 부모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무조건 아니라 할 게 아니라 인정할건 인정해야 하고 그렇게 된 원인에는 서양의 정제되지 못한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자유가 방종으로 이 땅에 정착한 게 문제였다.

정부가 선진 국가를 홍보하는 동안 결식아동이 수 백 만 명에 이른다는 현실은 단순한 빈부격차가 아니라 정책의 허점이다.

아이들 밥 먹는 것과 여학생들 생리대는 물론 군인들 식사까지 실제 사용하는 비용보다 관리하고 전달하는 과정에 너도나도 챙겨 먹어야 하기 때문에 출발점과 도착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보면 평택경찰서에서 구속한 10대들 사건이 있었다. 동급생에게 수 백 만원을 빼앗고 돈을 더 내놓으라며 모텔로 데려가 물고문까지 가한 것인데 10대들이 한 행위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미성년자가 피해학생의 나체 사진을 찍고 조부모들까지 해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다. 같은 날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금품 협박을 하거나 차량을 훔치는 범죄를 저지른 10대가 실형을 받았다.

불과 16살이 친구의 여자 친구를 성추행하고 미성년자 성매매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매수 남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는 등 대담한 범죄를 저질렀다.

또 다른 사건은 여중생까지 동원된 수 십 명의 미성년자 성매매가 수 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6명 정도의 성인 남성을 상대한 성매매, 과연 이 아이들 눈에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사는 성매매를 하는 남자들이 대한민국의 짐승 정도로 비춰지지 않을까.

어떤 경로로 시작되었든 산술적으로 20명이 하루 6명씩 수년 동안 성매매가 이뤄졌다면 성매매로 돈을 받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각자 수 천 명의 매수 남이 고객이 되었을 것이고 전체 숫자는 수 만 명의 이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겉만 멀쩡한 나무의 썩어가는 뿌리라면 누가 부정할까. 아이들은 정해진 환경 속에서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받으며 자랄 권리가 있음에도 이를 기성세대가 부득이한 상황이라는 핑계로 보장해 주지 못한 것이며 보고 들은걸 실행할 뿐이니 누굴 탓하랴.

돈을 뺏거나 폭행을 가한 자는 반대 입장에 처해진 자의 마음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필자가 미성년 시절 적어도 200번은 맞아보고 100번은 패 봤던 경험과 그에 대한 심경을 알기에 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폭력으로 인한 무기력과 자아상실, 뒤따르는 분노와 복수는 사람의 인격을 갈고 닦기도 하고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누구든 환경을 탓할 게 아니라 당사자 할 나름이니 어떤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반듯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하루를 이어간다면 하루가 일 년이 되고 사는 동안 삶의 흔적이 되는 것이다.

범죄 행각이나 피해 심각성을 보면 가해자의 보호보다 피해자의 피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미성년자라도 덮어두기에는 ‘촉법소년’ 범죄 폐지와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엄격한 적용으로 충치를 발치해야 나머지 치아가 건치로 자랄 수 있다.

법이란 상황에 따라 개정되고 폐지되며 신설되라고 국민이 의회에 맡긴 것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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