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어쩌란 말인가 이판사판 가볼까
[덕암 칼럼] 어쩌란 말인가 이판사판 가볼까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7.09 08: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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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2019년 12월 최초로 중국 우한 발 코로나19가 한국에 상륙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이제 지칠대로 지치거나 포기할 사람과 그냥 집에서 버티는 층까지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어제 오늘 늘어난 확진자 숫자 앞에 망연자실한 채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일선 생활 속의 정보를 광고로 수주받아 필요한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생활정보 신문을 겸하다 보니 가장 민감한 지역경제의 체감지수를 감지할 수 밖에 없다. 인구 65만의 안산과 51만의 시흥에서 들려오는 일반 시민들의 생활정보는 예상보다 심각하다.

이 와중에 어제 오늘 확진자 증가 소식이 들리자 대체 어쩌려고 이러느냐며 우려 끝에 분노를 표했고 어차피 이래죽나 저래죽나 마찬가지라며 아예 방역을 무시하는 경우까지 생겨난다.

실제 금요일 밤, 일명 불금이면 실외 포장마차나 일반 음식점에서 불법 건축한 야외 테라스의 테이블에는 빈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위축은 심리적으로 주눅 드는 것에 불과하지만 단축은 법적 제한의 용어로 사용된다.

언론에서 아무리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방역당국에서 난리를 쳐도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까지 식힐 수는 없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까지 틀어 막는다면 어디론가는 튀어나올 곳도 있어야 하는데 그 한계성은 언제 어디로든 표출되기 마련이다. 어제 오늘 급증한 확진자수는 4차 유행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대권주자들의 행보마다 물밀 듯 함께 다니는 일행들이나 민주노총 집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한 단어가 됐다. 지침과 단속 병행에 힘없는 서민들의 영업장은 사정없이 단속의 대상이 됐지만 정작 대규모로 몰리는 유흥가는 보란 듯이 영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역 과정의 모순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필자가 이미 코로나19 초기부터 지적해온 점 중 어째 높이 50cm 플라스틱 칸막이를 못 넘고 밤 10시 이전에는 안 나타나는 바이러스가 있을까. 식당에 들어설 때는 까다로운 입장 절차가 식사 시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던가.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명분 앞에 종잡을 수 없는 방역대책은 멀쩡한 국민들까지 쥐 잡듯 잡았다. 초창기에 대구시민들은 좀비 취급을 받았다.

2020년 4월 안타깝게 먼저 간 남동생의 장례식을 위해 찾았던 대구는 공포의 도시가 아니었다. 문상은 물론 가족 간에 조촐한 3일장을 지내고 코로나19의 비참함을 직접 체험했던 장본인으로서 국가와 국민간의 공감대가 엉성함을 느꼈다.

현실은 친절한 택시기사, 방역에 최대한 협조하는 시민들, 시장안의 활기찬 모습에서 서울·경기가 얼마나 편견과 선입견으로 대구시민을 대했는지 같은 국민이 맞나 싶었다.

뒤늦게 대구시장이 설명을 했지만 이미 언론의 매도는 절정을 달했고 정작 대구시민들은 자신들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조차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때는 신천지 이만희 교주를 주범으로 몰아 사소한 소지품까지 대서특필하거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의기양양한 전투신은 종교적 대립을 겪고 있는 반대파 교인들의 대리만족에 적잖은 영향을 준거나 진배없다.

세금 탈세부터 털 수 있는 건 죄다 털었고 외신들은 탄압 그 이상으로 표현하며 노년의 총회장을 염려하는 뉴스가 연일 도배됐다. 다만 국내 언론만 침묵하며 북소리·장구소리를 울렸을 뿐이다.

이러저러한 에피소드를 다 제치고 이번 질병이 지난 후 모든 진실이 차차 밝혀지겠지만 적어도 방역과 종교적 보복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이는 특정인의 인기를 위해 순간적 판단에 기초한 쇼맨십 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왜냐면 몰아붙이고 다그쳤을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하고 결과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이라면 공권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학원, 노래방, 요양원 등 감염의 확진자는 죄인이었다.

격리해제 과정에서 감기약이 전부였던 허점도 유야무야 지나갔다. 질병관리청이 관련법을 입법예고한 지 약 4개월 만인 8일부터 핵심 방역수칙을 어긴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바로 10일 동안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

천 명 대를 기록하는 수도권 확산세는 향후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상 초월의 미래가 우려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대로 악화하면 이달 말 하루 평균 확진자가 21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방역당국자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령층의 치명률, 위중증은 줄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 전체를 감염으로부터 방어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뿐인가 변이의 위협이 도사리는 와중에 검출 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방역을 정부에만 맡겨 놓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정리해보면 코로나19, 정부가 막는다고 막아질 게 아니라는 점과 단속 기준을 아무리 강화해도 들어먹지 않는 국민이 있다면 하나마나란 뜻이다.

그리고 아무리 급해도 훗날 돌이키지 못할 처신이나 공권력의 사용은 신중히 해야 한다. 지나간 일은 아무리 파봐야 소용없는 것이고 다가올 사태에 대해 이제는 국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방역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협조하는 길만 남았다.

아무리 잘해도 무색, 무미, 무취의 델타 변이가 계속 확산 한다면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때울 일도 아니고 이를 악용하는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찌하든 지나가겠지만 후회할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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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피해자 2021-07-17 22:12:53
정말 신천지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으시는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