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예고… 유족 "세월호 지우기"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예고… 유족 "세월호 지우기"
  • 김도윤 기자 mostnews@kmaeil.com
  • 승인 2021.07.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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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과 빛' 전시관 /뉴스핌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과 빛' 전시관 /뉴스핌

(경인매일=김도윤기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4월16일약속국민연대(4·16연대) 측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등을 철수하고 26일에는 기억공간 철거를 요구하는 내용을 지난 5일 유족 등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4월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세월호 기억공간은 서울시가 전담직원을 지정하고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속에 운영돼왔다. 

서울시 측은 "기억공간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처음 설치할 때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개시될까지만 한시 운영토록 했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해 여름부터 재구조화 일정이 구체화된 이후에도 유가족들과 7차례 만나 이 점을 설명해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4·16연대 측의 입장은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공사 기간 임시 이전은 가능하지만 서울시가 아무런 대안 마련 검토도 하지 않았다"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은 시민들의 것임을 전달했으나 시는 어렵다는 회식을 보내왔다"고 답했다. 

이들의 입장은 공사가 끝나면 다시금 광화문광장에 기억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의 계획은 이와는 상충된다. 새롭게 조성될 광장 지상의 경우 구조물들을 두지 않는 '보행광장'으로 기억 공간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민 A씨는 "박 전 시장때 한시운영을 약속했던 만큼 이제는 시민의 공간으로 광화문광장이 새롭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억공간을 완전 철거하는 대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식수나 표지석 설치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16연대 측은 "세월호 가족들은 식수나 표지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힘과 동시에 "서울시가 세월호를 지우려한다"고 말해 팽팽한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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