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홈그라운드 협상 앞두고 산업별 첨예한 대립
FTA 홈그라운드 협상 앞두고 산업별 첨예한 대립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6.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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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분야는 찬반 양측 한목소리로 우려
미국 협상 이전 우리 내부 갈등 타협 필요
한국개발원(KDI) 주최로 21일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토론회는 산업별로 첨예한 이견차를 드러내, 내달 2차 FTA 협상을 앞두고 각계 갈등구조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토론회는 10시간에 가까운 산업별 릴레이 형식으로 주재됐는데, 산업별 영향 분석에 들어가긴 전 ‘한?미 FTA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개괄하는 찬반 발표로 포문을 열었다.

먼저 찬성측의 이신욱 KDI 연구원은 산업구조 고도화와 이에 따른 소득 창출로써 양극화 대처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며,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의의가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1차 본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민 합의 무시, 협상문안 비공개, 미국 요구대로 협상분과를 구성한 점 등은 협상 과정상 치명적 오류”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진행된 산업별 영향 분석에서 ‘제조업 분야’의 경우 장석인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실장은 “한미 FTA 체결은 우리 제조업 제품의 세계 최대 선진시장 접근 기회를 증가시키고 이미 미국에 진출한 주력제품이 안정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장상환 경상대 교수(진보정치연구소장)는 “선박, 철강, 반도체는 이미 무관세여서 FTA 혜택을 받지 못하며 자동차는 관세율이 2.5%로 매우 낮고 현지 생산이 늘어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개방 확대는 취약한 국내 중소부품?소재기업에 충격을 줘 중소기업 영세화와 제조업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고, 이로써 노동시장의 불안전한 변화도 예상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서비스업 분야’ 발표자로 나선 송영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미 FTA를 통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활성화는 지식기반서비스의 수요를 증진해 궁극적으로 지식기반서비스 육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 반면, 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미국의 투자는 신규 투자보다 인수합병 형태로 나타나 고용 창출 가능성이 희박하고 의무 강조조항 금지로 경영 노하우 등의 선진 기법 이전에도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무역?투자 분야’의 고준성 산업연구원 산업세계화팀장은 “한미 FTA 무역구제 협상을 통해 미국의 반덤핑 규제 개선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업계의 요구가 수용되면 반덤핑 절차 대응에 도움이 되고 미국 수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생산적인 자본 분 아니라 투기적이고 파괴적인 자본에도 동등한 자유가 부여돼 이에 대한 규제 및 관리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농업 분야’의 경우 이례적으로 찬반 양측 모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며 대책 마련의 시급성에 동의했다. 신자유주의 방식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은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FTA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책연구소 근무자인 권오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민감품목 등은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상하고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일반연산균형 모형을 토대로 분석 결과 농업생산이 1조1552억~2조2830억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농산물 수입은 2조8353억~3조1719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견했다. 이와 관련 농업 부문 고용은 7만1505~14만2816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국내 각계 입장 격차가 심각한 수준임을 재확인했으며, 내달 미국과의 홈그라운드 2차 협상에 앞서 우리 안에서의 입장차 조율 및 의견 수렴 역시 필수적인 과제로 주어졌다.

채지혜 기자 hamm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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