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요즘 사람들 간이 부었나?
[덕암 칼럼] 요즘 사람들 간이 부었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7.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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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2년, 햇수로 3년째다. 처음에는 무슨 죽을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난리를 쳤으나 확진자들이 격리과정에서 겪은 치료법은 감기약이 전부였다.

일정기간 격리를 마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하지만 요즘처럼 하루 1천명도 넘는 확진자가 생기니 바깥 출입도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몰래 술파티를 벌이는가 하면 거리두기에 아무 개념도 없이 밤거리 야외 파라솔에서는 왁자지껄 요란한 군중들이 거리낌 없이 모인다.

이쯤되면 간이 부은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아서 조심하는 것일까. 나름 타인에 대한 배려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지 현실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맞다고 판단해서 지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만지작거리며 뭐라고 생색낼지 의문이다. 하루하루 땡볕만큼이나 타는 듯한 돈 가뭄은 끝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다.

왜냐하면 끝이 없을 것이기도 하고 사람의 바람과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것이 건강이다.

돈은 물론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소홀할 수 있는 게 건강인데 막상 아파봐야 그 소중함을 알 수 있다.

나름 건강이라면 무쇠 같다고 자부했던 필자도 입원생활을 마치고 어제서야 갑갑했던 병원을 벗어날 수 있었다. 면역체계의 붕괴는 누구나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질병이다.

약 3달간 투병생활에서 벗어나고 보니 아프기 이전에 세상 무서울 거 없던 자신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흔히 돈보다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돈이 사람을 앞지르는 경우가 더 많고 돈 때문에 살만하기도 하고 죽을 만큼 힘들기도 하다. 건강에 대해 자꾸 말이 많으면 꼰대라고 하니 이쯤하고 오늘은 ‘간염의 날’이다.

자고로 간이란 토끼가 거북이한테 분리형 장기라 속이고 용왕님 뒤통수를 친 거 말고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장기 중 가장 친근한 단어다. 간이 콩알만 해 졌으면 겁을 먹고 잔뜩 긴장한 것이며 간뎅이가 배밖에 나왔다는 것은 겁 없이 설치는 자를 뜻했다.

일명 소리없는 침묵의 살인자가 간의 손상이다. 절반 이상이 망가져도 버텨주는 인내 덕분에 간의 손상 여부도 모른 채 다 죽어갈 시점에야 느끼기도 한다.

꼭 피곤하고 눈이 절로 감겨야 이상을 느끼는 게 간이다. 간은 시력과도 상당한 관계가 있다. 간혹 간이 부었나 눈에 뵈는 게 없냐며 윽박지르던 멘트에는 간이 나쁘면 시력도 나빠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밤을 새워 일하다 보면 간이 피곤해지고 눈은 뻘겋게 충혈되기 마련인데 이러한 현상이 간의 피로감이 눈으로 나타나는 징조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간의 상태가 악화 되어도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무딘 감각의 장기인데 이 무증상이 결국은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은 2010년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제정됐으며 매년 전세계 150만 명의 사망 원인일 정도로 위협적인 것이 간염이며 주로 만성 B형, C형 바이러스가 포함된다.

현재 전세계 약 2억 5.700만 명이 B형 간염에 시달리고 있고 C형 간염에 감염된 환자도 7,1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국내 간암의 약 85%는 B·C형 바이러스 간염이 원인이다.

만성 B형 간염이 70%, 만성 C형 간염이 15%를 차지하는데 A형 간염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1군 감염 병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 체액,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주사기 바늘 공동 사용 등을 통해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 피로감이나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소변 색깔이 진해지고 눈 흰자위에 노란 황달기가 생긴 후에야 A형 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문제는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적절한 영양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다행히 A형 간염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 받으면 그 효과는 평생 간다고 볼 수 있다. 이쯤되면 간염이 코로나19보다 뒤지지 않을 만큼 전염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관리와 예방에 신중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장기 중 중요하지 않은 게 무엇이며 없어도 되는 게 뭐가 있을까 마는 간염의 날을 맞이하여 평소 온갖 기능과 역할에 애쓴 간에게 고맙다는 생각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다.

하늘 아래 땅 위에 내가 있어야 우주가 있듯이 자신의 소중함을 잘 지키는 것, 작게는 자신이지만 가족과 이웃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애써 모든 돈 병원비로 지출하는 비효율적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것 아닐까.

살다보면 돈 때문에 속상하고 고민하고 돈이 전부인 마냥 상황이 전개될 때가 많다. 당장은 죽을 것만 같지만 막상 어찌하든 지나기 마련이고 저찌 하든 살아지는 게 사람 사는 삶이다.

이제 서푼의 5차 재난지원금이 손에 들어오면 웬 공짜 돈인가 싶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이래저래 온갖 명분으로 몇 배의 세금이 거둬들여질 것이고 합법적인 각종 인상분에 짹소리 못하고 내야하는 게 납세의 의무다.

마치 자기돈 마냥 온갖 생색내며 주물럭거리더라도 그러려니 하는데 스트레스 덜 받고 살아가는 지혜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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