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선수의 승리는 관객의 응원이 절반
[덕암 칼럼] 선수의 승리는 관객의 응원이 절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7.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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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공연의 3대 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이다. 이처럼 특정 무대나 공연장인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모든 경기나 축제는 관객의 반응이 좌지우지 할 만큼 그 비중이 크다.

특히 인종, 국적을 망라하고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지는 올림픽은 그 규모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운동회를 해도 부상자는 물론 승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진대 오죽하랴. 다만 우려되는 것은 개최국인 일본의 의지대로 개막식이 치러지고 17일간의 대장정에 착수했다.

명칭 또한 2020을 고집한 채 실제 연도수는 2021년이 됐다. 2020년으로 정하고 제작한 모든 기념품이나 트로피는 물론 영상, 무대 등 돌이키기에는 너무나 많은 낭비와 경제적 손실이 많기 때문이다.

아낄게 따로 있지 57년만에 다시 개최하는 행사에 연도수도 안 맞는 걸 재탕해서 쓴다는 것부터가 좀 찜찜하다.

어쨌거나 2020 제32회 국제 하계 스포츠 경기 대회는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 올라온다는 태풍만 조용히 넘어간다면 별다른 무리 없이 폐막식까지 안전하게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5개국이 참가하여 33개 종목에 339개의 금메달이 수여된다. 아니 수여가 아니라 승자가 스스로 목에 건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선수 232명과 임원 122명을 포함 총 354명이 29개 종목에 참가한다. 전체 참가국을 고려하면 그리 적은 숫자도 아니지만 종합우승 10위를 목표로 다부지게 도전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개막 5일 만에 금메달 3개, 은 2, 동 5개 등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한데 대해 힘찬 박수를 보낸다. 특히 양궁은 올림픽 9연패다.

33년간 세계정상을 지키며 한국 여자양궁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현대 모비스 강채영, 인천대 장민희에 이어 광주여대 안산이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자 경기도 안산에서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아무연고나 연관성이 없는 윤화섭 안산시장을 억지로 같다 붙여 홍보에 이용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어제까지 스코어는 중국이 금메달 11개로 단연 1등이다. 그 뒤로 주최국인 일본이 같은 11개 지만 은메달에서 1개 밀려 2위를 기록하고 3위는 금메달 10개로 미국이 차지했다.

지금까지 62개의 금메달이 수여됐다. 아직도 한참 아니 많이 남은 메달은 누군가의 목에 걸려질 것이며 그것이 대한민국이길 바란다.

올림픽은 스포츠 경기다. 마치 승패를 두고 질적 저하 평가를 받을 만큼 비 매너로 진행하거나 관전한다면 이 또한 해당 당사자나 그 국가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만큼 모든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근 모 방송국에서 개막식의 소개 그림이나 전광판에 새겨진 조롱식 글씨는 대한민국 국격을 추락시키는데 부족함 없었다. 이미 지나간 걸 어쩌랴. 남은 기간만큼이라도 승패를 떠나 상대국에 대해 예의를 잃지 않는 모습이 절실이다.

예의와 승리를 위한 전의는 별개의 문제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선수는 최선을 다하고 관객은 마음을 다해 응원하는 것은 충분히 해야 할 행위지만 실수를 한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규칙에 없다고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미 그러한 징조들이 곳곳에 비춰지고 국제적인 욕을 먹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올림픽경기는 이미 화약총을 당긴 인류의 축제다.

따라서 어차피 벌어진 경기 남은 종목에 최선을 다해 종합순위 10위 목표에서 5위 정도는 갖고 와야 하지 않을까.

이미 도쿄 현지에서는 이순신 현수막과 일장기 철거부터 분위기가 안 좋았다. 후쿠시마 산 음료와 식자재 사용에 대한 불신은 물론 골판지 침대까지 곳곳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분위기다.

더욱 불안한 건 코로나19 확산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집안에 병균이 득실거리는 걸 알면서도 손님을 불러놓고 끝까지 강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아베보다 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저 더 이상 확진이 중단되어 남은 경기를 무사히 잘 치르고 오길 바랄 뿐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들의 응원이다.

우연일까 한·일전 축구만 벌어지면 치킨 매상이 고공행진이다. 미친 듯 함성도 지르고 절대 우승을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는 도심 전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다.

90분짜리 애국자. 경기가 끝나면 일본산 담배, 자동차, 음료, 의류 등 반도체 수출중단과 할 수 있는 개망신을 다 당하고도 모자라 대통령에게도 자위행위 운운하는 나라의 언행에 대해 분노할 줄도 모르고 오직 축구만 이기면 되는 걸까.

세심히 살펴보면 일본 국민들 전체가 한국국민들을 함부로 평가절하하거나 천대하진 않는다. 일부 극우단체가 그러하고 군국주의 망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정부 각료들이 그런 것이다. 무조건적인 편견과 반일감정은 자칫 독선과 아집에 빠질 공산이 크다. 분노와 기억은 별개다.

누가 분노하지 말라했는가 90분짜리 분노에 대해 냄비근성을 버리라는 것이다. 기억은 남은 자와 앞으로 살아갈 자들이 가슴에 새겨두고 동일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의지를 가져야 할 이유다.

이제 폐막식까지 열흘 남짓 남았다. 남은 금메달도 중요하지만 한·일전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선수들의 피나는 연습결과와 그들의 영광스런 귀국길이다.

우승자와 꼴찌에게 같은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국민이 되어보자. 개인의 영광과 국가의 국위선양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선수들에게 관객의 응원이 얼마나 막강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던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현장이 재현되지는 못하지만 이제 그 열정으로 코로나19를 이기고 다시 일어서는 위대한 민족이 되어보자.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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