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석열 겨냥 '쥴리의 남자' 벽화에 일제 분노…"민주주의 퇴행"
野, 윤석열 겨냥 '쥴리의 남자' 벽화에 일제 분노…"민주주의 퇴행"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1.07.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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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뉴스핌

(경인매일=윤성민기자)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 건물 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이를 '민주주의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로 어느 거리에,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을 비방하는 벽화가 걸렸다는 뉴스를 접하였다"면서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감사원장은 "이것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이와 같은 인신공격을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분명히했다.

그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들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며 "인간에 대한 이런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당내 대선주자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의혹 제기를 빙자한 친문의 막가파식 인권침해, 문 대통령이 나서서 막아야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영부인의 자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하기 바란다"면서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광장에 있어야 할 민주주의를 뒷골목으로 끌고 들어가 키득거리는 볼썽사나운 짓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이른바 ‘친문’ 지지자들이 벌이고 있는 막가파식 인격살인에 대통령이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유상범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유 의원은 "풍자의 탈을 쓰고 한 여성의 존엄 말살하는 홍위병들, 자유 민주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한복판 종로의 한 골목에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대형 벽화가 등장해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면서 "벽화는 윤석열 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를 ‘쥴리’라는 멸칭으로 가리키고 음모론에서 등장하는 남성들의 이름을 적어 놓는 등 공연히 비방·모욕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직 작가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그러나 윤석열 후보를 ‘검찰개혁 방해자, 문재인 정권 배신자’로 여기는 무리들과 생각과 목적을 함께하는 부류일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면서 "풍자라는 이름으로 예술을 참칭하는, 가장 지저분한 흑색선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한 사회가 여성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저급하고 비열한 인격말살 행위가 백주대낮에 거리낌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내가 가는 길이 유일선(善)이라는 정치적인 미명 아래 집단적 야만과 폭력을 거침없이 자행하는 무리들이 바로 홍위병"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유력 대권주자 배우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해도 되나"라며 "정치가 희화화되는 만큼 후진적 정치로 질 낮은 정치인이 득세하게 되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지고 결국 국민이 불행해진다. 이런 저질 불법행위에 대해선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인이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옆 벽면에 가로 약 15m 세로 2.5m 길이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연결된 철반 6장 위에 각각 그려진 6점의 그림이다.

건물 입구 바로 옆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있다. 두 번째 벽화에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가 담겼다.

'쥴리'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별칭으로,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의혹을 담았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서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예명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새로 입주한 한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보수 유튜버들이 벽화를 차량으로 가리고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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