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오리무중에 대략난감이다.
[덕암 칼럼] 오리무중에 대략난감이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8.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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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자성어 중 오리무중은 5리 안에 넓게 퍼진 안개로 인해 어떤 일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대략난감은 상황이 대체적으로 난감하다는 신조어다.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면 과언일까. 코로나19로 인해 딱히 이거다 싶을 정설은 없다.

방역지침도 전파경로는 물론 심지어 백신에 대한 신뢰까지도 100% 맞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게 없는 실정이다. 예상 밖의 장소에서 확진 자가 쏟아지는가 하면 감염자로 확정되어 격리된 상태에서도 이렇다 할 치료제 보다는 감기약이 전부였다.

자가 격리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코로나19의 치료제가 어떤 것이며 격리기간동안 뭘 했는지 이구동성 어이없어 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까지가 오리무중이었다면 최근 4차 대유행으로 하루 천명 이상의 확진 자가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 자는 20만 명을 넘어선 건 대략난감이다.

발병 1년 2개월 동안 10만 명이던 것이 4개월 만에 배로 들어난 것인데 4차 유행의 주범이 인도발 델타변이라는 점이다. 방역당국이 분석한 72건 중 델타변이가 54건이고 현재 델타변이와 알파변이 등 4종이 국내에 들어왔으며 치명률이 높은 페루발 람다변이도 유입가능성을 안고 있다.

발병초기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했다가 곤욕을 치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백신이 해결책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사실상 백신이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K방역의 장점이 흔들림 없이 작동되고 한국이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 률을 보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한쪽에서는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청와대에서 그런 비명이 들리지 않는게 당연하다. 최근 폭염으로 여느 해보다 삼복더위가 피부에 와 닿는 시절, 제 아무리 코로나 할애비라도 찌는 듯한 더위에 배겨낼 사람이 어디 있을까. 피서철 공항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비행기마다 만석의 좌석에는 거리두기가 무색했다.

다닥다닥 붙은 좁은 좌석사이로 감염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좌석간의 띄워 앉기나 아크릴칸막이는 아예 없었다. 흔히 말하는 인공지능 코로나가 비행기좌석이라고 예외를 둘까. 동해안은 그나마 예방차원에서 감시라도 하지만 제주지역은 해수욕장 마다 물 반 사람 반으로 인산인해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었다.

간혹 마스크를 쓰고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도 물에 젖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수영을 하는 촌극을 벌인다. 앞뒤가 안 맞아도 상식 밖으로 안 맞는 장면이다. 특히 왠만한 맛 집마다 앉을 틈도 없이 시끌벅적한 실내에서 방역지침은 독백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하루에 천명이상씩 증가하는 감염자에 비해 언제 , 어디서, 누구를 통해, 왜 감염되는지를 알 수 없는 상태에 나름 방역이랍시고 엉뚱한 조치를 강요하니 이것이야 말로 오리무중에 방역으로 대략 난감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에 이어 델타변이, 알파변이가 언제 미친척하고 성행할는지 필자도 독자도 방역당국도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아무 일 없길 바랄뿐이지 어쩌다 사망하는 연령대를 보면 고령자 중심의 면역체계가 약한 층이다. 일각에서는 굳이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도 감기로 사망할 수 있는 노년층이라는데 공감대를 세우고 있다.

돌려 말하자면 4단계 돌입했는데도 감염자가 늘어나는 점에 대해 감히 누가 따질 사람이 없으며 4단계 처방의 실효성에 대해 과학적이진 못해도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최선을 다해보는 게 맞지만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제 곧 5차 재난지원금이 풀리겠지만 자칫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미 대선후보들이 평소 짹소리도 못했다가 너도나도 현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슬슬 입바른 소리를 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레임덕이 오게 되면 초강력 방역지침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호응해 줄까 의문이다.

국민건강이라는 대명사에 누가 감히 토를 달겠는가마는 보다 명확하고 효율적인 대안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 번씩 언론이 성토하고 국민적 공분이 생길만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재수 없게 걸리는 단체를 쥐 잡듯 잡들이 하고 그러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여론도 문제지만 훗날 어떤 식으로든 질병이 종식되면 그땐 어쩔 것인가.

코로나19와 대선후보들에 대한 뉴스의 공통점은 작은 트집하나라도 잡히면 울분으로 참고 있는 대중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한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힘들게 참고 있는데 불법유흥업소를 차린 주인이나 찾은 손님은 천하에 더 없이 나쁜 부류이며 어떤 후보들 오래전 케케묵은 과거의 오점까지 찾아내면 침소봉대하여 대서특필이 이어진다.

심지어 후보자질에 대한 점검보다는 트집을 위한 트집을 찾아 국민들의 관심만 끌면 앞뒤 안 가리고 도마 위의 생선이 된다. 요즘 같아서는 누구도 신이 아닌 이상 대통령자리는 될 수 없는 자리다.

후보들은 상대방 헐뜯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조리 있게 설명하고 언론도 여론조성이나 먼지 털이 식 보도보다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홍보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질병이 고약할수록 민심이라도 잘 수습해야지 서로 헐뜯으며 신고하고 없는 돈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들이 늘어난다면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일까.

입법 행정만 탓할게 아니라 엄정한 사법부도 코로나 탓하지 말고 소정의 임무에 충실해야 어려울 수로 기강이 바로 설 것이다. 어렵다고 질서까지 무너져서야 될까.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여자나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위기감이 어느때 보다 더 심각하다. 질병이나 대통령선거보다 더 급한게 국민의 안전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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