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자기 정치’ ‘싸움꾼’ ‘만기친람’ ‘정치9단 자신감’···수권정당 면모·당 안정감에 악영향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자기 정치’ ‘싸움꾼’ ‘만기친람’ ‘정치9단 자신감’···수권정당 면모·당 안정감에 악영향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8.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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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친 자기 정치로 당내 비판·갈등 초래, 논쟁·힘겨루기 잘하는 싸움꾼 정치평론가로 포용·통합·신중의 당대표 리더십 부족
- 당무 세부 사항과 정치 이슈에 만기친람, 정치9단 행세로 교만·독불장군 리더십으로 거부감 줘
- 이준석 리스크 해소 위해 최고위원들, 이준석 대표 적절히 견제·브레이크·레드팀 역할하고, 국민의힘 원로들 이준석 대표에게 쓴소리 해야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대 제1·2당 대표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라는 상징성을 갖고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파격 행보와 새바람으로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 효과로 국민의힘 지지율도 상승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 효과는 한 달 정도 지속하다가 현재는 거의 소멸하였고 대신 ‘이준석 리스크’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국민의힘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 이준석 리스크의 원인 

첫째, 이준석 대표가 지나치게 자기 정치를 하고 있어 당내에서 비판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가 10년간 정치를 하면서 정치 테크닉, 정치 홍보 등에 대한 노하우를 익혀왔고 자신의 정치적 위상과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 이를 영리하게 실현하고 있다.

8월 5일까지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3번의 행사·회의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2주에 한 번 경선 후보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러한 행사·회의는 대선경선 후보들을 주연으로 만들어 그들을 띄워주는 효과보다는 이준석 대표 주연, 대선경선 후보 조연의 구도로 비춰져 이준석 대표가 자기정치를 한다는 비판과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의힘 대선경선준비위원회가 기획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경준위가 당대표의 의중을 반영해서 업무를 추진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더군다나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서범수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의 친형이기도 하다.

이준석 대표가 자기 정치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는 당내 구성원들의 속내는 불편하고 차츰 불만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 

들째, 이준석 대표는 논쟁과 힘겨루기를 잘하는 싸움꾼 정치평론가로 다년 간 활동해오다 보니 당대표로서 포용·통합·신중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는 10여년간 여러 방송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상대진영 패널과의 논쟁을 벌이고 상대의 허점을 공격하는 파이터(싸움꾼)로 유명해졌다.

이준석 대표에게 내재화된 이러한 싸움꾼 기질은 논객, 정치평론가로서는 강점이지만 정치지도자인 당대표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싸움꾼 기질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야당 당수라면 몰라도 오늘날 민주화·다양화 시대 정당 당수의 덕목은 아니다. 

이준석 대표가 합당과 관련하여 “국민의당은 왜 Yes냐 No냐에 대해서 답을 못하냐. 왜 이 간단한 내용을 가지고 전언정치를 하고 있냐”는 등 안철수 국민당 대표를 대하는 태도나 안 대표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오만불손하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에 입당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지나치게 압박한 발언, 특히 이준석 대표가 7월 25일 건대입구에서 윤석열 예비후보와 치맥 회동을 한 다음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사무총장이 윤석열 예비후보 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당직자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것이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가 8월 중에 입당하지 않으면 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당직자들을 모두 제명할 예정이라고 여러 차례 한 발언 등은 윤석열 예비후보 측을 지나치게 자극하고 불쾌하게 만든 언사였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했던 압박 발언, 불쾌한 발언들의 후유증이 두 사람 관계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이다.  

셋째, 거의 모든 당무의 세부 사항과 정치 이슈에 만기친람하며 정치9단 자신감과 행세를 함으로써 교만·독불장군 리더십으로 비춰져 거부감을 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준석 대표가 10여년 간 현실정치와 정치평론가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정치 이슈와 현안들을 다뤄,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모든 것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이 모든 정치 현안과 그 해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당을 민주적 리더십으로 운영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방안대로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는 경향이 있어 최고위원들 일부는 불만이 있으나 참고 있고 일부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내분이 격화될 소지가 있다.

또한 모든 정치 현안과 그 해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이준석 대표의 자신감이 정치9단 행세, 교만한 애늙은이로 비춰지고 있어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준석 대표가 ‘정치고수’ 자신감에 타 정치인들, 대선 예비후보들을 자신보다 정치 하수로 보고 훈수하고 가르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예비후보 간의 미묘한 갈등도 이준석 대표의 이러한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2. 이준석 리스크의 해소 방안

첫째, 이준석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준석 대표가 앞에서 지적한 리스크를 스스로 인식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둘째,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이준석 대표를 적절히 견제하고 경우에 따라 과감히 브레이크·레드팀 역할을 해야 한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행보에 대해 격의 없는 평가와 비판이 있어야 한다. 이준석 대표의 행보와 판단이 대선 승리와 당의 사활이 걸려있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온정주의와 적당한 지도부화합론에 매몰돼 있으면 안 된다는 냉정함을 견지해야 한다. 

셋째, 정치활동하지 않는 국민의힘 원로들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당내 현역 중진들 대부분은 각자 예비후보들을 돕고 있어 객관적·중립적으로 이준석 대표에게 고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전직 국회의장·당대표·원내대표 등 원로들이 나서서 이준석 대표의 언행·행보에 대한 충고와 조언을 비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은 중심을 잡아주는 정치 원로, 큰 어른들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불안정하여 국민에게 수권정당의 면모와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7재보선 전후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정권심판)론이 정권유지(정권재창출)론보다 많이 우세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가지 여론이 팽팽하게 나오는 원인 중의 하나가 국민의힘의 수권정당 면모·안정감 미흡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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