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끝까지 믿음을 잃지 말아야
[덕암 칼럼] 끝까지 믿음을 잃지 말아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8.12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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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첫 발병한 이래 필자는 지속적인 의구심을 제시했다.

앞뒤 안 맞는 방역지침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에 급급한 정부 차원의 각종 이벤트성 정책에 지속적인 항변과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당초 대구 집단 발병과 신천지 교회사건, 중국입국자 거부에 대한 당위성 등 한번씩 고비가 생길 때마다 흔한 말로 대문 열어놓고 모기 잡는 형국 아니냐며 이의를 제기했고 특히 재난지원금은 이런식으로 풀게 아니라 정작 급한 단전·단수 가구와 전국 행정복지센터 단위의 위기가정 구제에 우선 사용해야할 것이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물론 턱도 없이 안 먹히던 의견들은 최근 대선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조심스레 꺼내기 시작한다.

이인제 전 의원도 코로나 방역의 허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고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우한 바이러스인 중국발 입국을 통제했어야 한다며 뒷북을 쳤다.

이미 의사협회가 수 차례 강조할 땐 뭐하다가 새삼스레 자신의 대안 인냥 대외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4단계를 아무리 강조해도 수습되지 않는 현실속에 이 같은 발언은 현 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돌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적 방역이라고 생각한 사례를 들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나 의료전문가들이 중국발 입국을 강력히 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아 과학에 의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냐고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섰고, 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백신 접종률이 최하위라며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존재 의의가 있는 것인데 이 정부는 정부가 존재할 이유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 맞다 치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고도 방관한 걸로 되는데 그래도 무슨 할말이 있으랴. 지금 상황은 이미 재난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재난이 아니라 그로 인한 호들갑을 벌인 상황이 재난이다. 거리두기 4단계 돌입으로 차단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더 확산 된다면 불을 산소로 막아 끌게 아니라 물을 퍼 붓던가 더 타지 않게 안탄 부분이라도 피하라고 해야 맞는 것이다.

이는 다 죽는줄 짐작하면서 그 자리 가만있으라고 선내 방송한 세월호 참사와 뭐가 다를까. 이미 자영업자나 대면으로 먹고 사는 모든 직종의 사람들은 이래죽나 저래죽나 마찬가지라는 이판사판 형국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조차 집단 면역은 상상적 개념이라 넘을 수 없는 문턱이라는 의견을 내면서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국적으로 3~400명대를 걱정하던 시절은 불과 1주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점차 포기단계에 이르렀고 설마하던 2,000명대까지 확산되자 방역시스템에 대한 전면 검토와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며칠 남지 않은 대규모 집회가 새로운 분수령으로 관심이 모아지면서 집단 감염의 주범이 군중집회로 몰릴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다.

누가 주범이든 방역시스템에 문제가 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대규모 집회에 이어 추석명절이 다가오는데 점차 빈손으로 악만 남은 국민들이 무슨 짓을 못할까 하는 우려다.

이 같은 추세라면 3,000명 아니 5,000명이나 1만 명까지 늘어날지 모르니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다려 봤다가, 4단계로 조여 봤다가 안되는 걸 어쩌냐고 한다면 그런 대책 누군들 못 세울까.

거액의 방역비용과 국민들의 협조가 바닥이 나도록 긁어모아 봤다면 어떤 성과가 있어야 한다.

방역당국이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방관했다면 직무유기라 볼 수 있다.

삼복더위에 의료진이 무슨죄가 있으며 시키는대로 영업장 문 닫은 자영업자들이 무슨죄가 있을까. 얼마 전 항구도시 부산도 거리두기 4단계 발령이 내려졌다.

전국이 모두 4단계가 아니라 동작그만 상태가 와서 코로나19 확산이 중단 내지 소멸된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이렇게 끌게 아니라 작년 2월부터 강하게 추진했어야 한다.

당초 국민이 70%만 백신을 맞으면 집단 면역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백신을 맞아도 같은 속도로 확산되면서 안타깝게 빗나갔고 이제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 각종 바이러스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추정이다.

백신에 대한 신뢰가 점차 추락하고 있다. 지금은 안 맞는 것 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위안 정도다. 이제 여론은 셧다운 지지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어차피 델타 변이 등 신종 바이러스가 출몰하는 시점에 지금와서 무슨 짓인들 못하랴 하는 심경이다.

심지어 포기하고 독감처럼 안고 살자는 의견도 있다. 모든 방역조치에 허구적인 부분과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한 두 곳도 아니지만 이제는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의심도 상황 판단이 어중간해야 할 수 있는 것이지 위중한 상태에서는 인공호흡기고 뭐고 가릴게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황을 고려할 때 전쟁 보다 더 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당국은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국민은 무조건 믿고 따라 주어야 한다.

정치인들의 어설픈 추정이나 시비도 일단 중단되어야 한다. 대신 목표를 정한 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시간이 급하다. 독감과 비교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10배에 이르며 독감과 달리 현재는 치료제와 백신으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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