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이준석 '윤석열 금방 정리' 발언 사실"···이준석 ‘윤석열 枯死’ 저의 드러내?
[정웅교의 정치분석]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이준석 '윤석열 금방 정리' 발언 사실"···이준석 ‘윤석열 枯死’ 저의 드러내?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8.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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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표 당내 갈등·분열 유발, 여권 오히려 이 대표 옹호·반기는 기이한 현상···국민의힘 내부,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X맨이냐는 비판도
- 이 대표, 야권 대선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총장 입당시켜 경선 흥행 불쏘시개로 활용 후 고사 저의 의심받아
- 이 대표, 대선 경선 중립·공정 관리 의문으로 리더십 상당한 타격···대표직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대선 후보와 단합해서 정권교체 이룰 수 있을지 등 불신 해소 어려워
▲ 정웅교 기자
▲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7일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준석 리스크로 하루가 멀다하고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힘에 또다시 이준석 발 메가톤급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유효투표자 63%가 이준석 대표의 경륜 부족과 리스크를 우려해 다른 후보들에게 투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의 좌충우돌·오만·독선 리더십, 이에 따른 야권 대선 승리 불확실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커지고 있으나, 이 대표의 리스크를 해소할 적절한 방안이 없어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당내 갈등·분열 유발에 대해 여권 성향 인사들은 오히려 이 대표를 옹호하며 반기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X맨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 ”이준석 '윤석열 금방 정리' 발언“ 사태 정치적 의미

원희룡 전 지사가 밝힌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이 대표가 야권 대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총장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경선 흥행 불쏘시개로 활용한 후 고사시키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대표가 최근까지 윤 전 총장과 여러 가지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는 것은 단순한 해프닝, 오해, 스타일·캐릭터 차이 등에서 생기는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내심 枯死 대상으로 작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준석,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금방 정리 발언’이 이날 오전부터 보도되면서 야권 지지 성향 네티즌들은 이 대표에 대한 비난 댓글을 달며 분노하고 있고 이 대표가 대선 경선 관리를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겨 이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이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주 한 언론인과 대화 중 '토론회 두 번이면 윤 전 총장을 낙마시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이 정보지에 돌자 이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며 사태를 겨우 진정시켰으나 이날 원 전 지사의 폭탄 발언으로 이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2. 원희룡 전 제주지사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준석 '윤석열 금방 정리' 발언 사실" 확인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 국가 찬스 2호' 공약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월 12일, (이 대표가) 상주에 있을 때" 이같은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국민들한테 물어보시라. 대표가 특정 후보가 '정리된다'는 것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그 앞뒤 워딩도 있는데 그것까지는 옮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예비 후보로서, 이 대표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운영 등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기 위해 지난 8월 12일 이 대표와 통화를 했다며 "경준위의 여러 가지 아이디어에 대해 대부분이 대표의 아이디어라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여하면 안 된다'고 했더니 (이 대표가) '관여한 바 없다' '거기서 나온 얘기는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했다"고 당시 통화 내용을 밝혔다.

그는 또 경준위를 이끌고 있는 서병수 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데에도 이 대표에 불만을 전달했다며 "서병수 위원장을 강행하는 것은 당내에서 있을 수 없는 정도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그런 생각이 있다면 내려놓으라는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이에 이 대표는 ‘당내 다수 중진들이 캠프로 이동했으며, 현 상황으로서는 서 위원장이 최선의 인사’이라며 나를 설득했다. 이에 나는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촉구하던 게 혼란을 겪으며 이같은 상황을 불러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걸 이유로 해서 중진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외부에도 (인사는) 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당 대표가 대여 투쟁에 앞장서야지, 여기에 대해 국민과 당원이 부글부글한다고 그랬더니 (이 대표가) '지금 시점에서는 대여 투쟁에 나서는 게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의 발언에) 두 가지에서 충격을 받았다. 대여 투쟁이 대표의 역할이 아니라고 한 것, 또 특정 주자에 대해서 발언한 부분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현재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을 꺾을 자신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비전과 리더십과 국가운영 능력을 가지고 검증을 통해 해결해야지 경선의 룰이나 경선 과정에서의 환경, 이런 걸 통해서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불공정하다. 이런 것에 편승하고 있는 일부 후보들과 당내 중진들 너무 비겁하다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준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이런 불공정 회오리 와중에 태풍의 눈 속에 대표가 와 있어서 너무 위험한 상황이다.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한가지이다. 창피하다 생각하지 말고 정권교체를 당 중심의 역할을 하라. 대표는 당의 어른이다. 나이가 많아서 어른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을 모아내고, 거기에서 자기의 여러 가지 마음 고생이 있더라도 품어내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이준석 대표는 패널의 과거의 성공의 추억을 털어버리고 당 대표의 위상에 올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체면이 상하고 본인의 뜻이 오해받는 게 있다 하더라도 대표의 옳음을 당원이 들어주지 않을리 없다"고 했다.

한편 김용태 원희룡 캠프 사무총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측이 원하는 것은 첫째 경준위가 월권을 인정하고, 둘째 서병수 위원장을 선관위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하고, 셋째 당헌·당규대로 선관위를 구성하고, 넷째 공정한 선관위원장을 모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3. 김재원 최고위원, 17일 오전 MBC 라디오 출연 ”이 대표의 '윤석열 정리' 발언을 원희룡 전 지사로부터 확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원희룡 전 지사의 국회 발언에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의 '윤석열 정리' 발언을 원희룡 전 지사로부터 확인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계속적으로 이렇게 특정 후보 더군다나, 지지율 1위 후보를 공개적으로 공격을 하다 못해 더 나아가서 '토론회 두 번이면 정리된다'든가 또는 다른 경쟁후보인 원희룡 지사에게 '금방 정리될 거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사실은 좀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한 경선을 거치지 않게 되면 당내 후보들이 반발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후보를 선출해도 우리 당의 지지자들이 완벽하게 일치단결해서 그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심리적 경선불복이 생긴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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