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대한민국 비밀병기 천기누설
[덕암 칼럼] 대한민국 비밀병기 천기누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0.12 0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구촌 중국 대륙의 끝자락, 한반도에 전세계를 지배할만한 비밀병기가 있다는 하늘의 기운을 누설한다.

수 백개 심지어 수 천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 러시아, 중국도 있고 언제든 그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플루토늄을 확보한 일본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핵무기가 군사력의 잣대가 될 수 있는 시대는 옛말이다.

이젠 돔 형태의 방공망을 완성하여 공중에서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대세를 이루며 점차 재래식 핵무기 보다는 레이저빔을 미국 해군에 배치. 러시아 또한 맞짱을 뜰 수 있는 신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무기로 지구촌의 두목이 되겠다는 발상은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다음 방법은 경제력이다. 누가 막강한 부를 배경으로 자본주의 리더가 되느냐는 돈에 달려있다.

하지만 돈이라는 게 통화의 방법에 따라 달러를 마구 찍어내느냐 인플레 상승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구정복은 사실상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쯤하고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이 죽어라 우리말과 글을 못 쓰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민족의 정통성 말살과 역사멸실 시도에 이어 혼까지 뺏으려한 시도 중 가장 확실한 게 식민지국가의 글을 통제하는 것이다.

물론 전쟁이나 내란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언론사를 장악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말과 글이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부터 알아보자.

말은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으로 말투나 높낮이에 따라 감정을 실을 수도 있고 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뜻은 크게 달라진다.

또한 글은 말에 싣지 못하는 표현이나 심오한 내용까지 세밀하게 기록하고 다음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물론 지금은 영상까지 기록보존, 자료로 남기는 시대에 도달했지만 어떤 상황이든 글이란 해당 국가의 수준을 평가는 잣대이자 글을 통해 모든 면을 가늠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말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먼저 전세계적으로 문자올림픽이 개최되면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한글이다.

필자가 얼마 전 교육부장관과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상임고문을 만나 한글의 우수성을 직접 청취한 바 있다.

올해 9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고고한 품격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조완규 전 총장은 우리 한국이 가장 크게 자부심 갖고 미래지향적 국가인 이유는 한글이 있는 덕분이라고 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뒤져봐도 자국 고유의 글을 갖고 있는 나라는 몇 안 되는 데 그 중 한글만큼 과학적이고 실생활에 있어 정밀하게 묘사할 수 있는 글은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군사 강대국의 핵무기나 엄청난 경제력의 산유국가 보다 더 확실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자연과 인간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아니하며 경제적 가치나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 비교할 수 없는 비밀병기, 바로 ‘한글’이다. 세계 공통어인 영어와 비교해 봐도 어떤 각도로 비교해보나 한글이 우수하다.

글이 발휘하는 위력은 참으로 상상 그 이상이다. 문명세계에서 문자는 책, 서류, 모든 표지판, 실생활에 사용되는 표식의 전부다.

억지로 쓰지 말라 해도 막상 한번 써보면 사용의 편리성, 과학적 표현여부 등 굳이 거부해야할 이유가 없다.

혹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할 수 있고 또 어떤 이는 독백이나 실성정도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한다. 문명이 발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편리성이다. 모든 변화는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과 효율성이 높으면 선택되는 것이다.

그러한 배경을 놓고 보자면 한글처럼 우수한 문자가 없기 때문인데 작게는 외국인근로자의 한국어 연습현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처음에 다소 어렵게 접근한 사람들이 기초를 알고 하나 둘씩 배우다보면 자국의 글보다 더 쉽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비단 근로자뿐일까.

편리성과 과학적 우수성은 지위, 분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어떤 국가나 모두 통용될 수 있다.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이 우수하면 구입하게 되어 있다.

말과 글은 전파력이 매우 빠르다. 한류문화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말의 가사를 따라하지 못해 안달인 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번져나간 한글은 노래가사 뿐만 아니라 각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서도 유창한 한국어로 말하는 발표자가 박수를 받는 날이 올 것이고 심지어 핵무기 버튼도 한글로 적히게 되면 대한민국의 할 일은 지구 평화유지군으로 그 역할이 상향될 수 있다.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서말 이라 했던가. 홍콩이 자본의 허브이듯 대한민국이 강대국의 군축회의 단골장소로 각인되어 모든 협정이 한국에서 이뤄지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다음 단계는 글이 가져오는 파장이다. 우리 한글의 표현력은 우리민족의 정서와 혼을 담은 내용이 상당하다.

가까이는 중국, 일본도 그렇지만 서방국가들의 입장에서 한류문화는 상한선을 알 수 없는 동경의 대상이다.

사실 영어가 우리 생활과 모든 분야에 무분별하리 만큼 깊숙이 자리했지만 문화나 풍습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반면 한글을 익히다보면 한글단어와 발음에서 자연스러운 동방예의지국의 진면목을 함께 배울 수밖에 없다.

성경을 읽으면 사랑을 공감하고 불경을 암송하다보면 자비와 배려를 깨우치는 이치와 같다.

덮어놓고 국외로 한국어 교사를 파견할게 아니라 귀한 가치를 지닌 만큼 고액의 수업료를 받고 가르쳐야 하며 무공해, 무자본, 무경쟁의 장점을 통해 자동차 1만대를 판매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100만대를 수출하는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하여 최고가의 고공행진을 하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 지구촌 모두의 문화와 표현의 전부를 장악하는 것. 충분히 그럴 수 있음에도 간과하고 자국민들까지 소외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한글의 생일날인 한글날은 대체 공휴일이 받쳐주는 연휴에 불과하고 모든 서류와 공공기관의 간판마저 외래어로 도배질 되어 있다.

김균식
김균식 다른기사 보기
kyunsik@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