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국사 조탑비 드러난 속살 방치
진각국사 조탑비 드러난 속살 방치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6.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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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문화제 깊은 상처 '수원시 여유'
수원시가 국보급 문화재 관리를 게을리 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는 기사(본지 6월 19일자 7면)가 나간 뒤 市 화성사업소 문화재 관리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6월 23일)까지 화홍문을 보수 할 때 같이 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6일 현재 보수를 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물 제14호 창성사 진각국사 대각원 조탑비는 지난 1963년 1월에 보물로 지정된 수원시 최초의 국보급 문화재다. 이 진각국사 조탑비는 진각국사의 행적을 알리는 탑비로 옛 창성사 터에 있다. 비문에는 진각국사가 13세에 불가에 입문한 뒤 여러 절을 다니며 수행하고 부석사(浮石寺)를 중수하는 등 소백산에서 76세에 입적하기까지의 행적이 실려 있다. 입적한 다음 해인 우왕 12년(1386) 광교산 창성사 경내에 이 비가 세워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수원시에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제외하고는 국보급 단일 문화재로는 진각국사 조탑비가 유일한데 관리가 소홀해 문화유산 도시 수원을 무색케 하고 있는 것.

수원시가 올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지원 신청한 문화재 보수 예산은 무려 77억 6,300만원으로 도비와 시비를 합하면 100억 이상이 된다. 그러함에도 진각국사 조탑비 보수비를 포함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지적이다.

한편 문화재 총괄 보수 관리를 맡고 있는 화성사업소 김충영 소장은 "수원화성의 행궁 앞 80m 도로 확장 사업 등 큰 사업에 신경을 쓰다 보니 미처 관리를 다 하지 못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보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화재 관리팀 관계자는 "문화재 보수비로 3억 정도 市 예산이 책정돼 있으므로 설계해서 보호각 앞문도 함께 보수 하겠다"며 "시 예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적은 액수라서 국고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또 "문화재를 보수 하려면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해 심의를 거쳐야 승인이 나기 때문에 2~3개월 걸린다"며 "실시설계 후 발주가 가능하므로 시간이 좀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자 취재에서 밝힌 곧 보수 하겠다는 관계자의 답변이 임기응변식 행정의 전형을 보여 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 재정기획관 예산편성 담당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재 보수비로 국고 예산지원 신청의 경우 일괄적으로 신청 받는 게 아니라 단일문화재 별로 신청을 받기 때문에 예산의 액수에 따라 신청되지는 않는다"며 "문화재청에서 국고지원 기준으로 2,000만원 이하의 예산 집행을 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회사원 최 모씨(33, 여)는 "국보급 문화재가 그렇게 훼손돼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만약 국고 지원이 된다면 왜 국고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 지원을 받아서 소중한 국보급 문화재를 보수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원시민을 우롱하는 직무유기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수원시의 이 같이 화성을 제외한 여타 문화재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

조경렬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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